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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와인 좋아하는 회사원 아츄의 와인 일기입니다. 인천지역 소모임 모임장으로 6년 동안 와인모임을 운영하며 발생했던 에피소드들을 풀어냅니다.[기자말]
"처음으로 미치도록 좋아진 와인이 있어?"

내 친구 정우가 물어 보았다.

"나? 아포틱 레드. 깔끔하고 농익고 무엇보다 진지하게 블랜딩 되었다는 느낌이랄까. 뭔가 꽉~ 찬 느낌이야."
"맛있냐?"
"맛있지. 캘리포니아 와인인데 그곳 기후가 일정해서 와인 품질도 일정해. 마치 소주 먹는 느낌이야. 항상 그 맛을 보장한다고 보면 되지."
"오호 맛보고 싶은데?"
"응! 이거 내가 와인 초창기때 좋아하던 술인데 내 인생와인으로 삼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추천하는 술이야."
"그 정도로 좋아?"
"응! 가격대도 2만원 이하로 구입할 수 있어서(당시에는 1만5000원이면 구매했는데 현재 마트에서는 1만7500, 백화점에서는 5만 원에 정도의 가격대면 구입이 가능하다) 그리 나쁜 편이 아니고 편하고 격식에 구애받지 않고 즐길 수 있어서 최고야."
"정말? 한번 마셔봐야겠다."


이렇게 또 내 인생와인을 전도했다. 좋은 것을 나눈다는 건 정말 기분 좋은 일이다. 나에게 인생와인이란 그런 것같다. 내 입에 맞고, 가격적인 부담이 없고 그 누구에게나 추천해도 아쉬움이 없는 그런 와인. 처음에는 하나밖에 몰랐던 인생와인이 하나 둘씩 늘어가며 인생와인이 너무 많은 게 아니야?라는 생각이 들 정도가 되었다.
 
내 인생와인을 전도했다.?좋은 것을 나눈다는 건 정말 기분 좋은 일이다.
 내 인생와인을 전도했다.?좋은 것을 나눈다는 건 정말 기분 좋은 일이다.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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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나는 캘리포니아 와인을 사랑한다. 정확히는 나파벨리 소노마 벨리에서 나오는 피노누아 품종의 와인을 사랑한다. 처음에는 그냥 내 입에 맞는 줄 알았는데, 와인을 점점 알아가면서 왜 그걸 좋아하는지 알게 되었다.

아마 와인을 좋아하게 되면 알게 되실 것이다. 내가 왜 이 와인을 좋아하는지 온갖 이유가 생겨나는 것을. 각설하고, 내가 캘리포니아 와인을 좋아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일단 품질이 균등하다. 구대륙 와인(스페인, 프랑스, 이탈리아등 전통적으로 오랜 역사를 가진 와인 산지의 와인)은 같은 와인이라도 작황이나 빈티지(생산 년도)에 따라 맛이 다르다. 어느 정도 비슷하게 하려고 블랜딩 하겠지만 (보관 상태도 문제가 있겠지만) 그런데 뭐랄까. 신대륙(칠레, 뉴질랜드, 미국 등 와인역사가 비교적 짧은 지역) 와인들은 품질이 균일해서 좋다. 아무래도 기후가 일정해서 그런듯 하다.

한국 음식에 비유하자면 매우 유명한 맛집의 순대 국밥은 항상 일정한 맛을 내서 그 맛때문에 찾아가는 느낌이랄까? 어느 빈티지의 와인을 사도 항상 균일한 느낌을 주기 때문에 그 맛을 느끼기 위해 찾게 된다.

둘째. '격'을 추구하지 않는다.  캘리포니아 와인은 규율과 규칙에 구애 받지 않고 과감히 새로운 시도를 한다. 조금은 더 영한(젊은) 느낌을 받는다. 구세대 와인이 정장이라면 신세대 와인은 영캐주얼 옷이다.

코르크를 쓰지 않는 와인도 있고 새로운 시도로 블랜딩을 한다. 그리고 새로운 주조 공법으로 와인도 만들어서 병째 마셔도 부담이 없다. 와인'님'을 영접하는 게 아니라 와인 '친구'를 만나는 그런 느낌이다. 그래서 좋다.

셋째. 난 타닌감이 없는 와인 부드러운 와인을 좋아한다. 아마 품종에 따라 다를 것이다.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캘리포니아 피노누아는 오픈하고 바로 마시기에 최적화 되어 설계되어 있기 때문에 더 좋은 것 같다(이 점은 호불호가 갈린다, 타닌감이 있는 와인들은 오픈하고 천천히 산화 시켜가면서 그 부드러운 풍미를 느끼는 것도 매력이다). 

이런 이유로 난 캘리포니아 와인을 사랑한다. 물론 모든 캘리포니아 와인이 다 이렇지는 않다. 하지만 굳이 지역을 꼽자면 난 캘리포니아파다. 피노누아파다.

언젠가 기회가 되면 <사이드웨이>의 영화 주인공처럼 와인을 병나발 불며 캘리포니아의 와인 산지를 돌아 다니고 싶다. 물론 캠핑카를 타고 말이다. 와인 마시고 차에서 자면 되니까. '내 인생와인을 산지에서 먹는다?' 내인생의 목표고 꿈이다.

태그:#와인, #와인초보, #와인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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