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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팀 팀장의 "기업노조 가입" 압박이 부당노동행위라며 이를 규탄하고 있다.
▲ 계룡대 제2정문 앞 기자회견 참가자들 환경팀 팀장의 "기업노조 가입" 압박이 부당노동행위라며 이를 규탄하고 있다.
ⓒ 김병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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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조합이 이미 있는 상황에서 관리자가 '기업노조'를 홍보하고 가입을 권유했다며 기존 노동조합이 반발하고 나섰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대전지역일반지부(이하 대전일반지부)는 21일 계룡대 제2정문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계룡대근무지원단의 지배개입에 따른 부당노동행위 규탄한다"며 기업노조 가입을 홍보, 권유, 강요한 관리자와 이를 방조한 군부대를 비판했다.
  
노조 "부당노동행위"... 사측 "확인 중"

대전일반지부는 "지난 11일 환경팀 팀장이 성과분석 회의라는 명목으로 회의를 진행하며, 성과분석과는 무관한 기업노동조합에 대한 설명자료와 가입원서를 배부"하였다고 주장했다. 특히 "10일 (이런 사실을 미리 인지하고) 지배개입에 따른 부당노동행위임을 고지하며 설명회 중단을 요청했지만, 팀장이 무작정 회의를 강행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계룡대근무지원단은 노동조합의 생명인 자주성을 훼손하고, 조합원들에게 기업노동조합 가입을 압박"하였다며 "이는 지배, 개입에 의한 명백한 부당노동행위이며, 이에 대한 책임 있는 조치와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어서 "팀장은 2곳에서 항의 연락이 왔고 노동조합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겠다고 말해놓고, 기업노동조합의 장점에 대한 이야기와 '한 팀으로 한 배를 타고 한 곳을 바라봐야 한다'며 기업노동조합 가입을 압박"하였다고 주장했다. 또 "(팀장이)'신고를 당해도 본인은 징계만으로 끝날 것이다. 임기도 9년이나 남았다'며 직위를 이용해 기업노조 가입을 압박하는 갑질을 행했다"며 해당 팀장에 대한 조치를 촉구했다.

"현재 국방부와 단체협상을 진행 중이다"며 "버젓이 활동하고 있는 노동조합이 있음에도 '계룡대근무지원단 환경팀에는 노동조합이 없어 노동조건에 대한 이야기도, 단체협상도 할 수 없다'고 발언하며 우리 노조를 무시하고, 유령 취급하는 등 명예를 실축시키고 있다"며 팀장의 부당노동행위와 노조에 대한 명예훼손을 문제 삼았다.

마지막으로 "근무 중 회의 시간에 기업노동조합의 설명과 가입원서를 배포한다는 것은 군부대 특성상 개인이 단독적으로 할 수 없는 행위"라며 계룡대근무지원단의 지시를 의심했다. "만약 한 개인이 단독적으로 기업노조 창립과 가입을 유도한 거라면 이는 계급과 지시를 불이행하고 군부대의 위신을 손상하는 행위로 징계 사유 대상"이라며 철저한 조사와 책임 있는 조치를 촉구했다.

모두발언에 나선 김호경 지부장(대전일반지부)은 "수년간의 노조탄압으로 투쟁을 계속해왔던 계룡대 앞에서 다시금 기자회견을 진행한다"며 "이번 부당노동행위는 민주노총 노동조합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군부대의 특성이 또다시 발현된 것"이라며 용역업체 노동조합을 만들고 싸워온 과정을 되새겼다. "민주노총 노조를 와해시키고 기업노조를 만들려 하는 관리자에 맞서 민주노총은 끝까지 힘을 모아 투쟁해 나갈 것"이라며 이번 상황을 가벼이 여기지 않고 있음을 강조했다.

이어서 발언에 나선 이대식 본부장(민주노총 대전본부), 정현우 위원장(진보당 대전시당)도 "민주노총 소속 노조를 인정하지 않으려 하는 군부대의 태도가 문제"라며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노동자의 단결권을 침해하는 부당노동행위이고, 명백한 불법행위"라며 팀장 개인의 문제인지, 국방부의 태도 문제인지에 대한 명확한 조사가 필요함을 강조했다.

현장에서 직접 노동하고 있는 조용식 지회장(대전일반지부 계룡대지회)은 "십수 년째 활동하고 있는 우리 지회를 없는 노조로 취급한 것에 대해 너무 분노한다"며 "노조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국방부와 팀장의 독단이 이 상황을 불러온 것"이라며 "노동조합답게 힘차게 투쟁으로 돌파해 나가겠습니다. 일반지부, 대전본부, 민주노총과 함께 끝까지 투쟁해 나갈 것"이라며 사측의 부당노동행위에 맞서 투쟁을 계속해 나갈 것을 천명했다.

현장에서 만난 계룡대근무지원단 정훈공보실 관계자는 사실관계 파악에 대한 질문에 "팀장이 저희 쪽 팀장이 아니라 계룡대근무지원단에서 고용한 사람"이라며 "저희 쪽과 관계없는 사람"이라고 밝혔다. 환경팀 팀장은 비정규직 직접 고용 전환 과정에서 채용된 사람으로 현재 '계룡대근무지원단장'과 계약을 맺고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후 관계자는 기자에게 연락을 취해 "팀장이 저희와 관련없다는 취지가 아니라 노동조합 가입과 관련한 부분이 저희와 관계없다는 의도로 발언한 것"이라며 "팀장을 계근단이 채용한 것은 맞다"고 밝혀왔다.

또, 노조 측에서 법적인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현재 확인과 검토 중이다"며 즉답을 피했다. 노조 측은 사측 관리자가 특정 노조에 대한 가입을 홍보하고 가입원서를 배포하는 등, 노조법상 사측의 지배개입에 해당하는 '부당노동행위'라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노동과세계에도 실립니다.


태그:#대전, #노동자,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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