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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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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히 말해 당내 선거에서 20% 초반을 득표한 사람을 대선후보라 보기 어렵다. 김부겸 전 의원의 앞 길이 어둡다." (민주당 A 의원)

"코로나로 인해 전당대회 자체가 관심을 못 받았기 때문에 그만큼 내상도 덜하다. 정치적 사망 선고는 아니다. 노무현 대통령도 선거에서 계속 졌다." (민주당 B 의원)


8.29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거에서 2위를 기록한 김부겸 전 의원에 대한 상반된 평가다. 그간 여당 유력 대선 주자로 꼽혀온 김 전 의원은 이번 당대표 선거에서 21.37%의 득표율을 얻는 데 그쳤다. 60.77%를 받은 이낙연 신임 당대표에 대패한 건 물론, 후발 주자였던 박주민 의원(17.85%)을 크게 앞서지도 못했다.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대의원 투표에서 29.29%로 2위를 기록한 걸 제외하고 권리당원 투표(14.76%, 3위)·국민 여론조사(13.85%, 3위)·일반당원 여론조사(18.05%, 3위)에서 모두 최하위였다. 정치인 김부겸의 미래에 대한 의견을 달리한 당내 의원들도 "결과가 저조하다"는 데엔 공히 동의하는 까닭이다.

이낙연 신임대표는 대의원 투표 57.20%, 권리당원 투표 63.73%, 국민 여론조사 64.02%, 일반당원 여론조사 62.80%의 득표율로 모두 1위를 기록했다. 합산 3위인 박주민 의원은 대의원 투표(13.51%)에서만 3위, 나머지 권리당원(21.51%)·국민 여론조사(22.14%)·일반당원 여론조사(19.15%)에서는 모두 2위였다. 민주당 당대표 선거는 대의원(1만6000여 명) 투표가 45%, 권리당원(80만명) 투표 40%, 국민 여론조사가 10%, 일반당원(400만명) 여론조사가 5%의 비율로 반영된다. 

"당대표 경선인데 20%초반이면… 대선 주자 입지 타격"
  
김부겸 전 의원.
 김부겸 전 의원.
ⓒ 더불어민주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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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여권 내에선 대선 주자로서의 김부겸 전 의원 입지가 크게 좁아진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서울 지역 민주당 중진 A 의원은 29일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김 전 의원이 당선될 거라고 생각한 사람은 없었지만, 20% 초반대 득표는 기대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라며 "냉정히 말해 당의 대선 주자가 거둔 결과물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21% 득표는 김 전 의원이 영남권의 압도적 지지도 이끌어내지 못했다는 뜻"이라며 "지난 4.15 총선 대구 낙선에 이어 대선 주자로서의 입지에 타격이 클 수 있다"고 짚었다. A 의원은 "낙선 이후 나름대로 승부수를 띄운 전대에서조차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한 만큼, 당대표에 재도전하든 대선 출마를 하든 어느 쪽도 녹록한 상황이 아니다"라고 했다.

또 다른 민주당 수도권 중진 C 의원도 "당대표 경선에서조차 이 정도 득표율에 머물렀다면 대선 경선에 뛰어들기가 쉽지 않다"라며 "이낙연 의원이 큰 표차로 당대표가 되고,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강하게 치고 올라오는 상황이라 차기 대선 구도상 김 전 의원이 파고들 틈이 많지 않다"고 분석했다. C 의원은 "당대표 선거에 나섰다가 곧장 대선 출마로 선회하는 모양새도 썩 자연스러워 보이진 않는다"고 덧붙였다.

"김부겸 한계 아닌 코로나 등 상황적 한계… 치명상은 아냐"
  
김부겸 전 의원
 김부겸 전 의원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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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기록적인 수해와 코로나 상황에 맞물려 국민적 관심을 받지 못한 이번 전당대회 특성상 김 전 의원 성적표가 정치적 치명타는 아니라는 반론도 있다. 추격자인 김 전 의원으로서 정상적인 선거 레이스를 펼칠 수 없는 조건이었다는 것이다. 당내에 김 전 의원을 대체할 만한 대구·경북권 리더가 없는 만큼 대권 주자로서의 생명력이 여전히 남아있다는 시각도 있다.

민주당 재선 B 의원은 "초반부터 이낙연 대세론이 형성돼있는데 코로나와 호우 피해로 전당대회가 전혀 주목 받지 못해 김 전 의원으로선 어떻게 해 볼 도리가 없었던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라며 "모두가 전당대회보단 국가적 위기에 관심이 많은 상황에서 국민들도 김 전 의원의 패배를 굉장한 충격으로 느끼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B 의원은 또 "꼼수를 부리거나 정도를 걷지 않는 정치를 하면서 패배까지 했다면 정치적 재기가 어렵겠지만, 김 전 의원 경우는 다르다"라며 "이번 전당대회에서도 네거티브를 하거나 코로나 위기의 국민들이 보기에 눈살을 찌푸릴 만한 권력 투쟁에 함몰되지 않았다"고 했다. B 의원은 "김 전 의원 상황이 어려워진 건 맞지만, 그렇다고 정치적으로 끝났다는 사망 선고까진 아니라고 본다"라며 "앞으로도 대선을 포함해 국회의원 보궐선거나 당대표 선거 등에서 당이 유력하게 쓸 수 있는 카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D 의원도 "이번 부진은 김 전 의원 개인의 한계라기보다는 코로나 등 여러 가지 상황의 한계가 작용한 결과"라며 "김 전 의원 입장에선 오히려 대선이든 당대표 선거든 선택지가 더 많아진 상황"이라고 해석했다.

E 의원은 "TK(대구·경북) 등 영남권에선 여전히 김 전 의원을 대체할 만한 당내 지도자가 없다"라며 "이낙연 신임대표가 대선 출마를 위해 당대표직을 내려놓을 내년 3월까지 상황을 더 봐야겠지만, 김 전 의원도 당의 소중한 자산인 만큼 대선 주자로서의 가능성이 계속 살아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서울시장 출마 포석? 박주민, 가능성 보였다"

한편, 후발 주자로서 당권 레이스에 뒤늦게 합류한 박주민 의원은 오는 2021년 서울시장 선거 출마가 점쳐진다.

한 서울 지역 민주당 의원은 "박 의원의 이번 당대표 선거 출마가 서울시장 선거로 가기 전 '체급 높이기'의 일환이었다고 보면 17.85% 득표는 충분히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한 친문 의원은 "박 의원이 앞서 당대표 선거에 불출마한 홍영표 의원 등 친문 의원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당대표 선거에 나선 만큼, 향후 행보에서 당내 의원들의 폭넓은 지지를 받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했다.

[민주당 전당대회 분석①] '어대낙'이 '이대만' 되기 위한 세 가지 조건  http://omn.kr/1oqqo

태그:#김부겸, #민주당, #8.29전당대회, #대선, #박주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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