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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재확산에도 지난 일요일(8월 30일) 대면예배를 강행한 광주 안디옥교회.
 코로나19 재확산에도 지난 일요일(8월 30일) 대면예배를 강행한 광주 안디옥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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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기사 : [단독] "주사파 청와대, 박지원 빨갱이" 대면예배 강행한 광주 교회의 설교)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지난 8월 30일 방역당국의 지침과는 달리 대면예배를 강행한 광주 안디옥교회의 담임목사가 평소 "코로나에 걸리면 천국 가는 것이지 뭐가 무섭나, 예배드리다 (코로나19에) 걸려도 괜찮다"는 내용의 설교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광주지역 2차 대유행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시행 중이던 7월 말엔 부산에서 온 교인들과 2박3일 행사를 진행한 사실도 드러났다.

<오마이뉴스>가 입수한 이 교회 박아무개 담임목사의 설교 녹취록에 따르면, 박 목사는 코로나19 때문에 비대면 예배를 진행하고 있는 다른 교회를 비난하며 "예배드리다 (코로나19) 걸려도 괜찮다, 죽어도 괜찮다"라고 말했다. 아래는 지난 7월 5일 예배 중 박 목사가 한 설교 내용이다.

"다니엘이 사자굴에 들어갔어도 마귀는 다니엘을 이기지 못해요. 코로나 때문에 광주 땅의 교회 자리가 텅 비었습니다. 목사들이 두려워 예배당 문을 닫아걸었어요. (중략) 사자굴에 들어가게 돼도 지켜야 할 것은 지켜야 합니다. 천국에 가야지요. 코로나에 걸리면 천국 가는 것이지 뭐가 무서워요?

우리의 신앙이 이래가지고 무슨 복을 받아요? 여러분의 신앙이 그 정도 밖에 안 되는 것입니까? 여러분, 정말 환난 때 하나님 만날 수 있습니다. (누군가) '목사님, 코로나 안 걸릴 자신 있습니까?'(라고 물으면 저는) '아니, 자신 없어. 예배드리다가 걸려도 괜찮아. 죽어도 괜찮아.'(라고 답할 겁니다)"


박 목사가 이러한 설교를 한 7월 5일은 광주 지역 2차 대유행으로 광주광역시가 6월 27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시행하던 중이었다.

이 교회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광주광역시가 지난 8월 27일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에 준하는 집합금지 확대 조치"를 취했음에도, 바로 다음 날인 8월 28일 교인 70여 명이 모인 대면예배를 진행했다. 사흘 후인 8월 30일에도 대면예배를 강행했고 교인 100여 명이 모였다. 이날 광주광역시, 광주 서부경찰서 등이 적발에 나섰으나 교인들이 강하게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때도 부산 신도들과 2박 3일 행사 진행
 
광주 안디옥교회 홈페이지.
 광주 안디옥교회 홈페이지.
ⓒ 안디옥교회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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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지난 7월 말 이 교회에선 광주·부산 신도들이 모여 2박3일 동안 '한국교회 본질회복 운동' 집회가 진행되기도 했다. 이때 역시 광주광역시의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가 시행되던 중이었다.

박 목사는 이후 8월 2일 예배에서 "목요일(7월 27일) 날 집회를 하는데 밤 11시에 검찰, 경찰, 공무원이 돌아가지 않고 주차장에서 협박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행정명령으로) '2주 동안 교회 문 닫으면 몸싸움을 해서라도 주일에 (신도) 여러분들이 교회 안으로 들어오겠지'라고 생각했다"라며 "예수님이 십자가상에서 죽으셨는데 말씀대로 살기 위해서는 담을 뛰어 넘어야한다"라고 말했다.

광주광역시 관계자는 "부산 소재 교회에서 주관해 광주 안디옥교회에서 행사가 진행된 것"이라며 "부산에서 30여 명이 (안디옥교회로) 왔고, 광주 (안디옥교회) 신도들이 계속 왔다갔다 하며 2박 3일 행사에 참여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시행 중이었고 특히 당시 광주 지역 코로나19 확진자가 지역 간 이동으로 확산되는 시점이었다, 그래서 교회를 찾아 해산을 요청했다"라며 "그러자 교회 측에서 '(목요일) 당일만 진행하고 돌아가겠다'고 했는데 이를 지키지 않고 토요일까지 행사를 진행했다"라고 덧붙였다.

교회 인근에서 장사를 하는 자영업자는 "안디옥교회 때문에 이 동네 사람이 없어졌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오마이뉴스>는 안디옥교회에 연락해 박 목사와의 전화통화를 요청했으나, 교회 관계자는 "어차피 (대면예배 강행으로) 뉴스에 다 나왔는데 더 이상 말해 뭐 하겠나"라고 답하며 거절했다.

다른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대면예배를 원하는 사람도 있고, 비대면예배를 원하는 사람도 있으니 원하는 유형 별로 예배를 드리게끔 해줄 필요가 있다"면서도 "(최근 대면예배 강행과 관련해 비판이 이어져) 돌아오는 주일에 대면예배에서 비대면예배로 전환할지 여부를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태그:#코로나19, #광주, #안디옥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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