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이후 안정적인 면모를 되찾은 삼성 마무리 오승환

8월 이후 안정적인 면모를 되찾은 삼성 마무리 오승환 ⓒ 삼성 라이온즈

 
2020 KBO리그에서 8위 삼성 라이온즈는 중위권 싸움에서 다소 멀어져 있다. 4일 현재 공동 4위 두산 베어스 및 kt 위즈에 8.5경기 차로 크게 뒤져있다. 하지만 9위 SK 와이번스에는 14경기 차로 멀찍이 앞서있다. 5강 진입을 이루기도 어렵지만 순위 추락을 우려하는 처지도 아니다. 

최근 삼성의 위안거리는 마무리 투수 오승환의 부활이다. 오승환은 올 시즌 2승 2패 12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점 3.38 피OPS(피출루율 + 피장타율) 0.707을 기록 중이다. 과거 KBO리그를 평정했던 '끝판왕'의 면모와는 거리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 

6월 초 1군에 합류하며 7년 만에 KBO리그 무대에 선 오승환은 7월 초까지 투구 내용이 불안했다. 두 달간 17경기에서 1승 1패 6세이브 2홀드를 기록하는 동안 평균자책점 4.58 피OPS 0.771로 좋지 않았다. 이닝 당 출루 허용을 나타내는 WHIP는 1.64였다. 

9이닝당 평균 삼진이 5.60개에 그친 반면 볼넷은 4.58개로 많았다. 과거와 같이 빠른 카운트에서 패스트볼로 상대 타자를 윽박지르지 못한 채 변화구 유인구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다. 

오승환은 1982년생으로 이대호(롯데), 김태균(한화) 등과 함께 '황금 세대'의 일원이지만 만 38세 시즌을 치르며 내리막을 피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주를 이뤘다. 역시 1982년생으로 지난해를 끝으로 롯데 자이언츠에서 은퇴한 마무리 손승락이 연상된다는 목소리마저 있었다. 

▲ 삼성 오승환 최근 3시즌 주요 기록
 
 삼성 오승환 최근 3시즌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삼성 오승환 최근 3시즌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일각에서는 셋업맨으로서 오승환 앞에 등판하는 우규민과 보직을 맞바꾸는 것이 나을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되었다. 예전과 비교해 수준이 향상된 KBO리그 타자들이 베테랑 오승환에 대한 두려움이 줄어든 것도 사실이었다. 

하지만 8월 이후 오승환은 명성에 어울리는 모습으로 되돌아왔다. 9경기에서 1승 1패 6세이브를 기록하는 동안 평균자책점 1.54 피OPS 0.602로 안정적이다. 

WHIP도 1.11로 개선되었다. 9이닝당 평균 삼진은 7.71개, 볼넷은 3.09개로 7월까지에 비해 삼진이 늘고 볼넷이 감소했다. 복귀 후 140km/h대 후반을 넘지 못했던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50km/h까지 나와 무엇보다 고무적이다. 

허삼영 감독은 어려운 팀 사정으로 인해 오승환에게 멀티 이닝 소화를 자주 맡기고 있다. 오승환은 최근 10경기 등판 중 5경기가 1.1이닝 이상의 멀티 이닝이었다. 지난 3일 대구 두산전에는 무려 2이닝을 던지며 1피안타 1삼진 무실점으로 구원승을 따냈다. 

하지만 멀티 이닝 소화가 늘어나면 언젠가는 오승환에게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우려가 크다. 적지 않은 나이로 인해 피로 회복도 늦어질 수밖에 없다. 내년에도 오승환을 마무리로 활용할 계획이라면 더욱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최근 멀티 이닝 소화가 잦은 삼성 오승환

최근 멀티 이닝 소화가 잦은 삼성 오승환 ⓒ 삼성 라이온즈

 
오승환의 멀티 이닝이 늘어날수록 삼성의 젊은 불펜 투수들의 비중은 작아질 수밖에 없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향수 오승환의 후계자를 육성하기 위해서는 오승환은 과거와 같이 '1이닝 마무리'로 국한하고 8회까지는 최대한 다른 투수들에 맡겨야 한다는 이유다. 타 팀에 비해 양질의 젊은 불펜 투수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 삼성의 장점을 십분 활용해야 한다. 

3년 임기의 허삼영 감독은 올해가 첫해다. 시행착오를 피하기 어렵다 해도 내년 이후를 바라보지 않으면 안 된다. 가을야구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가운데 오승환의 기용 방식에 대한 '허파고의 지혜'가 발휘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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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STAT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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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용선 /감수: 김정학 기자)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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