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 결정력의 부재 속 울산이 또다시 전북을 넘지 못했다.
 
15일 오후 7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2020 K리그1' 21라운드 전북현대모터스(이하 전북)와 울산현대축구단(이하 울산)의 맞대결이 펼쳐졌다. 주중에 열린 '결승전'급 매치에서 울산은 또다시 전북의 벽을 넘지 못하며 2-0으로 패배했다.
 
지난해 전북과의 치열한 우승 경쟁 끝에 단 1득점 차이로 우승을 놓친 울산이다. 눈앞에서 우승을 놓친 울산은 조현우, 김기희, 윤빛가람, 이청용 등 국가대표급 선수들을 '폭풍' 영입하며 리그 정상에 도전했다.
 
적극적인 투자는 성공적이었다. 울산은 K리그1에서 공수 모두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며 단독 1위(승점 47점)에 올랐다. 울산은 20경기 중에서 단 1패(14승 5무 1패)를 기록하며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여줬다.
 
그럼에도 울산은 결코 방심할 수 없었다. 리그 유일의 1패가 지난해 울산의 우승을 가로챈 전북이었기 때문이다. 전북 또한 김보경, 홍정호, 쿠니모토 등을 영입하며 스쿼드를 보강했다. 여기에 지난 7월 '구바로우(구스타보+바로우)' 외국인 듀오까지 합세하며 더욱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전북은 국가대표 수비수 김진수의 이적 이후 경기력이 급격히 떨어지며 최근 3경기 1무 2패로 하락세를 걷고 있었다. 울산은 부진한 2위 전북(승점 42점)을 만나 격차를 벌릴 절호의 기회를 맞이했다.
 
김도훈 울산 감독은 지난 라운드 휴식을 부여했던 홍철, 불투이스, 윤빛가람을 투입하며 베스트 11을 꾸렸다. 한편 울산은 최전방에 '골무원' 주니오를 대신해 박정인을 깜짝 투입한 가운데 2선에 고명진, 신진호, 이청용 등이 포진한 4-1-4-1 포메이션으로 전북 원정에 나섰다.
 
한편, 양 팀의 통산전적은 98경기 36승 26무 36패로 무척 팽팽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반면 최근 10경기의 흐름은 6승 3무 1패로 전북의 압도적인 우세였다. 울산으로선 격차 벌리기와 함께 '전북 징크스'까지 깨뜨릴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극악의 전북 징크스' 이번에도 무릎 꿇은 울산
 
울산은 전북의 강한 압박에 매우 이른 시간 실점을 허용했다. 전반 1분, 측면 다소 먼 거리에서 전북의 바로우가 페널티박스 안으로 낮은 크로스를 시도했다. 바로우의 크로스는 원두재를 거쳐 침투하는 한교원을 의식한 조현우를 지나 그대로 골대에 빨려 들어갔다.
 
뜻밖의 이른 실점에 울산은 잠시 흔들렸으나, 이내 자신들의 페이스를 찾고 파상공세를 펼쳤다. 한편 김도훈 울산 감독은 자신의 '깜짝 카드'인 박정인을 빼고 주니오를 투입하며 원톱의 무게감을 더했다. 높은 라인을 유지하며 강하게 압박한 울산은 전반전 동안 전북을 일방적으로 두들겼다.
 
그럼에도 울산은 득점을 터뜨리지 못했다. 울산의 좌우측 윙백 홍철과 김태환이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하는 가운데 전북은 구스타보까지 하프라인 아래로 내려와 수비를 도왔다. 울산은 윤빛가람의 날카로운 프리킥과 함께 측면과 중앙을 가리지 않고 공격을 시도했지만 전북의 튼튼한 수비와 송범근의 선방에 연이어 좌절했다.
 
전반 종료 직전, 울산의 코너킥을 주니오가 감각적인 헤더로 연결했다. 흘러나온 볼을 불투이스가 강력한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송범근이 막아내며 볼은 골포스트를 강타했다. 이후 세컨볼을 원두재가 슈팅으로 연결하지 못하며 울산은 결정적인 찬스까지 놓치고 말았다.
 
파상공세에도 득점 없이 후반전을 시작한 울산은 고명진을 빼고 김인성을 투입하며 더욱 공격적으로 나섰다. 중앙 수비수도 하프라인까지 올라오며 공격을 시도했지만 여전히 울산은 득점을 터뜨리지 못했다.
 
한편 전북은 최전방의 구스타보를 필두로 측면 바로우와 한교원이 날카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가운데 조금씩 공격을 전개했다. 결국 후반 11분, 쿠니모토의 침투 패스를 이어받은 바로우가 박스 안까지 돌파해 중앙으로 연결, 한교원이 마무리하며 전북이 추가 골을 성공시켰다.
 
또다시 징크스의 그림자가 짙어진 울산은 비욘존슨까지 투입하며 역전을 노렸지만 끝내 성공하지 못했다. 울산은 종료 직전 구자룡에게 얻어낸 PK로 간신히 무득점 패배를 면할 뿐이었다. 결국 울산은 우승 도전의 길목에서 이번에도 '전북 징크스'를 깨뜨리지 못하며 2-1로 패배했다.
 
'결정력의 부재' 울산의 패배로 연결되다
 
이날 김도훈 울산 감독은 전북을 상대로 여러 가지 변칙을 준비했다. 먼저 '리그 득점 1위'인 주니오를 빼고 박정인을 깜짝 투입했다. 최근 좋지 않은 전북의 수비력을 상대로 발 빠른 박정인을 투입해 전북 뒷공간을 노렸다. 여기에 좌우측 윙백 홍철과 김태환을 높은 위치에 올리고 중앙의 원두재를 수비로 내린 변칙적인 백3를 꺼내들며 경기를 시작했다.
 
하지만 김도훈 감독의 변칙은 결과적으로 실패로 끝났다. 경기 시작과 함께 실점을 허용한 김도훈 감독은 전반 27분 만에 박정인을 빼고 주니오를 투입했다. 전북이 교체 카드 1장을 감수하며 U-22 선수를 투입하지 않는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리그 최다 득점자인 주니오를 과감히 뺀 선택이 결과를 채 보기 전에 허무하게 끝난 모습이었다.
 
원두재를 아래로 내린 선택 역시 수포로 돌아갔다. 원두재는 올 시즌 K리그에서 가장 핫한 미드필더 중 하나다. 전반전 동안 울산은 일방적으로 파상공세를 이어갔으나, 원래 자리가 아닌 곳에서 원두재가 활약하는 장면은 적었다. 첫 번째 실점 장면 가장 중요한 위치에서 바로우의 크로스를 제대로 커트하지 못한 것 역시 뼈아팠다.
 
무엇보다 골 결정력의 아쉬움이 너무나도 컸던 울산이다. 울산은 전반전 동안 10개의 슈팅, 7개의 유효슈팅을 기록하며 파상공세를 이어갔지만 득점을 터뜨리지 못했다. 지난 경기에 이어 이번에도 침묵한 주니오는 단 한 차례의 유효 슈팅에 그쳤다. '베테랑' 이청용 역시 날카로운 모습을 보여주진 못했으며, 부상에서 복귀한 김인성 역시 100% 컨디션일 순 없었다.
 
계속된 공격에도 성과가 없던 울산은 높은 지역까지 라인을 올려 공격을 전개했고, 이는 발 빠른 전북 측면 자원들의 먹잇감이 됐다. 전북은 역습마다 울산의 뒷공간을 적극적으로 공략했다. 좌측 바로우는 1골 1어시스트로 맹활약 했으며, 우측 한교원 또한 팀 내 최다 득점자답게 감각적인 쐐기골을 터뜨렸다. 공격을 이어나가는 와중에도 허용해서는 안 될 부분을 내준 울산이었다.
 
울산은 이날 패배로 2위 전북과의 승점 차가 2점으로 좁혀졌다. 2005년 이후 15년 만에 우승을 도전하는 울산은 다음 라운드 인천과의 맞대결을 끝으로 스플릿 라운드에 돌입한다. 어느덧 '3경기 무승'에 접어든 울산에게 분위기 회복이 시급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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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에 대한 관심이 많고 글쓰는것을 좋아하여 스포츠 기자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https://m.blog.naver.com/filippo_hazag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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