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디바>에서 스타 다이빙 선수 이영 역을 맡은 배우 신민아.

영화 <디바>에서 스타 다이빙 선수 이영 역을 맡은 배우 신민아. ⓒ 에이엠엔터테인먼트, 영화사 올

 
밝고 사랑스럽고 발랄했던 신민아를 기억하고 있다면 이번 영화에선 다소 당황할 수도 있다. 웃음기 사라진 얼굴에 사뭇 섬뜩하기까지 하다. 영화 <디바>에서 국내 최고 실력을 지닌 스타 다이빙 선수 이영 역을 맡은 신민아는 "내게 이런 얼굴이 있었나 싶었고 반가우면서도 낯설기도 했다"고 고백부터 했다.

영화는 오랜 시간 우정을 키워 온 두 선수가 갑작스런 교통사고를 계기로 운명이 엇갈리며 파국으로 치닫는 과정을 그린다. 배우 이유영이 이영의 절친한 친구이자 다이빙 트라우마를 겪는 수진 역을 맡아 신민아와 호흡을 맞췄다.

여성 감독과 여성 배우, 그리고 여성 스태프

4년 만에 상업영화에 모습을 드러내게 된 신민아는 "그간 이런 장르에 도전할 기회가 없었다. 게다가 여성이 끌고 갈 수 있는 작품이라는 게 좋았고 반가웠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난생 처음 경험하는 다이빙을 선수 수준에 버금가게 익혀야 했고, 고소공포증까지 극복해야 했지만 신민아에게 <디바> 현장은 힘들면서도 즐길 수 있는 곳이었다.

"이영의 예민하고 복잡한 감정을 표현해야 했다. 장르상 이야기가 꼬여있고, 좀 복잡하기도 한데 들여다보면 우리가 살면서 한번씩은 느껴봤을 보편적인 감정일 거라 생각했다. 내가 이영이라도 과연 그런 선택을 했을까 마음 깊이 생각했고, 느껴지는 걸 최대한 진정성 있게 표현하고자 노력했다. 정말 열심히 하고 싶었다. 열정이 가득한 상태였다(웃음)."

촬영에 들어가기 4개월 전부터 매일 4시간 남짓 지상 훈련과 수중 훈련을 받았다고 한다. "운동이라는 게 연습하는 대로 다 나오는 게 아닌 그날 컨디션과 멘탈(정신) 관리가 중요하기에 촬영장에서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려 애썼다"고 말하는 대목에서 신민아가 얼마나 이 작품을 진지하게 대했는지 느낄 수 있었다. 
 
 영화 <디바> 관련 이미지.

영화 <디바> 관련 이미지. ⓒ 영화사 올

 
"물이지만 위험할 수도 있었다. 조심하지 않으면 다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너무 무섭고 그랬다. 0미터 높이부터 조금씩 올라가며 입수 훈련을 했다. 유영씨랑 같이 하니 나도 해내야겠다는 마음이 들어서 잘 훈련받을 수 있었다. 상대방이 어떤 동작을 해내면 나도 해내야지 하는 마음이 들어 조급해지기도 했는데 동시에 동지애가 느껴지기도 했다. 정말 영화 속 수진과 이영의 관계처럼 몰입할 수 있었다.

사실 수영복을 입고 연기한다는 게 외형적으론 가장 부담이 컸던 것 같다. 그냥 서 있는 게 아니라 다이빙이고 물속에서 (수영복이) 돌아가진 않을지 걱정이 있었는데 감독님께서 촬영 전부터 몸매를 부각하진 않을 거라고 안심시켜주셨다. 제작사 대표님부터 감독님, 촬영감독님, 주연 배우들까지 다 여성이었는데 의도된 건 아니라지만 친한 언니, 동생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면에선 편했던 것 같다. 여자, 남자 구분 없이 이런 소재에 관심 있는 능력 있는 분들이 참여하고 있다는 느낌이었다."


변신을 갈망하다

<디바> 출연을 결정하기 직전부터 신민아는 연기 변신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간 선보인 적 없는 서늘한 표정, 섬뜩한 느낌의 캐릭터 또한 이 작품을 결정한 주요 이유기도 했다. "보여드리지 못했던 결의 연기라 제가 욕심낸 것도 있고, 잘 해내고 싶은 마음이 컸다. 이영이를 많이 좋아했던 것 같다"며 신민아는 말을 이었다.

"따지고 보면 몸이 힘든 현장이었는데 현장 사진을 보면 제가 밝게 웃고 있더라. 아, 이 시간을 재밌게 즐기고 있었구나 싶었다. 제가 연기를 짧지 않은 기간 하면서 이런 기회가 닿질 않았다. 근데 열정은 그대로고. 운동과 마찬가지로 이 일 역시 멘탈 관리가 중요한 것 같다. 저도 시나리오에 공감했던 게 그 부분이었다. 연기자 역시 역할을 잘 해내야 결과가 나오고 끊임없이 평가받는 직업이잖나.

조금이라도 내가 무너지면 끝없이 무너지겠다는 환경을 저 또한 느꼈기에 멘탈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럴 때마다 스스로 돌아보려 노력한다. <디바>도 제가 굉장한 열정을 갖고 재밌게 찍었지만, 절 괴롭히면서 잘해! 잘해! 이렇게 받아들였으면 아마 무너졌을 것이다. 즐기려고 노력했다. 소중한 기회가 왔으니 재밌게 하자! 이렇게 마음 먹었다. 그런 식으로 나 자신과 소통할 시간을 줬다. 앞으로도 이런 게 필요할 것 같다. 날 너무 쥐고 흔들지 않게끔 하는 것 말이다."

 
 영화 <디바>에서 스타 다이빙 선수 이영 역을 맡은 배우 신민아.

영화 <디바>에서 스타 다이빙 선수 이영 역을 맡은 배우 신민아. ⓒ 에이엠엔터테인먼트, 영화사 올

 
그렇기에 <디바>로 관객을 만나는 것이 신민아는 흥분되고 재밌는 일이라 표현했다. <디바> 이후 차기작으로 김해숙 배우와 함께 한 <휴가>도 대기 중이다. 여러모로 신민아의 새로운 모습을 만날 기회다. 

"제가 아직 보여드릴 게 많다. 여배우들이 보일 수 있는 게 한계가 있다고들 하시는데 기회가 많이 오지 않았다. 다양한 소재를 생각하신다면 여배우들이 보일 게 많이 있을 것이다. 여성 영화에 많이들 관심 가져주셨으면 한다. 저도 기회가 닿아서 이번에 할 수 있었는데 또 새로운 얼굴을 보이고 싶다. 악역을 해보고 싶기도 하다(웃음).

활발하게 활동하고 싶었을 때에 잠깐 쉬었던 기간도 있었고, 작품이 몰렸던 시기도 있었다. 그때도 지금도 작품을 하고 싶다는 열정은 변함없다. 슬럼프라면 슬럼프겠지만 그때를 견뎌냈다는 것에 스스로 칭찬하고 싶다. 이번처럼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게 되니 잘했다고 칭찬도 하고 싶다. 하지만 너무 들뜨진 말라고 스스로에게 말해주고 싶다."
신민아 디바 다이빙 이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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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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