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번째 시즌이 열리고 있는 KBO리그에 새로운 역사가 기록됐다. KBO리그 역사에 최초로 통산 2500안타를 기록한 타자가 탄생한 것이다. 2020 시즌을 마지막으로 은퇴를 준비하고 있는 왼손 타자 박용택(LG 트윈스)이 그 주인공이다.

10월 6일 서울 송파구 잠실 야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박용택은 2-2 동점 상황인 9회 말 1사 1루 상황에서 9번타자 구본혁 타순에 대타로 출전했다. 박용택은 이승현과의 승부에서 3구째 시속 143km 짜리 빠른 공이 실투로 들어오자 이를 놓치지 않았다.

박용택이 잡아 당긴 타구는 우익수 키를 넘어가는 2루타가 됐다. 대타로 출전한 타석에서 팀이 필요로 할 때 장타를 기록한 박용택은 이렇게 KBO리그 최초의 2500안타 타자가 됐다.
 
 6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LG 트윈스 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LG 박용택이 2-2로 맞선 9회말 1사 1루에서 대타로 나서 안타를 친 뒤 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

6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LG 트윈스 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LG 박용택이 2-2로 맞선 9회말 1사 1루에서 대타로 나서 안타를 친 뒤 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 ⓒ 연합뉴스

 

역대 최초 2500안타 대기록 수립한 박용택

박용택은 KBO리그 역사에 또 다른 이정표를 남겼다. 역대 2위 양준혁(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의 2318안타 기록과는 182개의 차이다. 현역 2위이자 역대 3위 김태균(한화 이글스)은 10월 6일까지 통산 2209안타를 기록하고 있다.

이후 KBO리그 역대 안타 4위부터 10위까지(박한이, 정성훈, 이승엽, 이진영, 장성호, 홍성흔, 이병규)는 모두 은퇴 선수들의 기록이다. 현역 안타 3위는 역대 10위권 밖에 있기 때문에 박용택과 김태균의 기록을 따라 올 수 있는 현역 선수는 한동안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100년이 넘는 긴 역사를 가진 메이저리그에서도 통산 2500안타 이상을 기록한 선수들은 정확히 100명 뿐이다. 이 100명 중 현역 선수가 알버트 푸홀스(LA 에인절스 3236안타), 미겔 카브레라(디트로이트 타이거즈 2866안타) 그리고 약물 복용 이력이 있는 로빈슨 카노(뉴욕 메츠 2624안타)까지 3명에 불과하다. 

메이저리그는 초창기부터 140경기 전후의 시즌을 치렀고, 1962년부터 팀당 162경기를 치렀다. KBO리그가 2015년부터 팀당 144경기로 확대된 점을 감안하면 박용택은 이 100명의 메이저리그 선수들보다 적은 출전 기회에서 기록을 세운 셈이다. 

출전 기록도 단독 1위 눈앞

6일 경기에 대타로 출전하면서 박용택은 통산 2223경기 출전으로 한때 같은 팀에서 뛰었던 정성훈(현 KIA 타이거즈 퓨처스 타격코치)과 동률을 이뤘다. 앞으로 1경기만 더 출전하게 되면 박용택은 역대 최다 출전 신기록을 세우게 된다.

6일 경기까지 LG가 시즌 127경기를 치른 점을 감안하면 박용택은 앞으로 남은 경기에서 어느 정도 더 기회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LG에게 남은 17경기에 모두 출전하면 2240경기 기록을 쓸 수 있지만 그 17경기에 모두 출전한다고 장담 할 수 없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박용택은 정규 시즌 2230경기를 조금 넘길 것으로 보인다.

결국 박용택이 2500안타의 대기록을 쓸 수 있었던 비결은 기량 유지를 통한 꾸준한 출전 덕분이었다. 장타력과 파워를 갖춰야 하는 홈런과 달리 타자에게 있어서 안타는 꾸준히 출전해야 많이 기록할 수 있는 정직한 기록 중 하나다. 

마지막 우승의 꿈 이룰 수 있을까

2500안타로 역대 최다 안타 신기록을 작성하고, 최다 출전 부문에서도 공동 1위까지 오른 박용택에게 있어서 개인 기록 이외에도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 박용택은 1998년 고졸 예정자 우선 지명 드래프트로 지명된 이후 현재까지 LG 한 팀에서만 뛰었는데, LG는 1990년과 1994년을 끝으로 한국 시리즈에서 우승한 적이 없다.

LG는 MBC 청룡 시절을 포함하여 1983년 후반기, 1990년, 1994년 그리고 2000년 매직리그 우승까지 도합 4번의 정규 시즌 우승 기록이 있다. 그러나 단일리그 우승을 차지한 시기 이외에는 우승을 차지한 적이 없으며, 2002년을 마지막으로 한국 시리즈 무대를 밟지 못했다.

현재 LG의 순위는 불안하다. 6일 경기까지 LG는 68승 3무 56패(0.548)로 잠실 라이벌인 두산 베어스(4위 67승 4무 55패 0.549)와 승차 없이 5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공동 6위 KIA 타이거즈(64승 58패 0.525)와 롯데 자이언츠(64승 1무 58패 0.525)에는 불과 3경기 차이로 쫓기고 있다.

그나마 LG가 최근 10경기 4승 6패로 좋지 않았는데, KIA가 4연패를 당하면서 5위로 올라선 것이다. 반면 롯데가 최근 5연승을 포함하여 10경기 7승 3패로 바짝 쫓아오고 있어서 안심할 수는 없다. 4위 두산은 최근 10경기에서 7승 3패를 기록하고 있다.

2위 KT 위즈(70승 1무 54패 0.565), 3위 키움 히어로즈(73승 1무 57패 0.562)와 LG의 승차는 2경기다. 선두 NC 다이노스(76승 4무 44패 0.633)는 이미 2위 그룹과도 8경기 이상 차이가 벌어져 있어 창단 첫 정규 시즌 우승 매직 넘버를 계산하고 있을 정도다.

NC를 제외하고 2위부터 공동 6위 그룹까지 무려 6팀이 티켓 4장을 놓고 경쟁하는 역대급 시즌 후반기가 이어지고 있다. 2위 그룹이 조금만 미끄러지기만 해도 2위에서 6위권까지 수직 하락할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한국 시리즈 직행이 유력한 NC를 제외하면 포스트 시즌 대진표는 그 윤곽을 알 수 없다.

또 다른 승리를 위해 다시 타석에 설 준비를 하고 있는 박용택이 마지막 꿈인 우승을 향해 한 걸음 더 가까이 갈 수 있을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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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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