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2일 국회 법사위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2일 국회 법사위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있다.
ⓒ 공동취재사진

관련사진보기

  
"소설이 소설로 끝난 게 아니라 정말 장편 소설을 쓰려고 했구나, 그런 느낌입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발언이다. 추 장관에게 추 장관 아들의 군 휴가 관련 의혹을 질의한 박범계 의원은 당황한 듯 "또 소설 얘기네"하며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하필 다음 야당 질의자는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이었다. 윤 의원은 추 장관의 '장편 소설' 발언에 자극을 받아 호통을 쳤고, 이후 국정감사는 여야 의원들의 고성 속에 다시 파행을 겪었다. 추 장관은 앞서 지난 7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에서 윤한홍 의원의 의혹 제기에 "소설을 쓰시네"라고 말해, 법사위는 아수라장이 된 바 있다.

이번엔 "장편 소설" 발언

12일 오후 국회 법사위의 법무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윤 의원은 추 장관에게 "오늘 답변을 보니까 실망을 안 할 수 없다"면서 추 장관을 힐난했다.

"끝까지 우기고 있어요. 잘했다고 큰 소리 치고 있고. 소설이 소설로 끝나지 않고 장편소설이 됐다? 도대체 얼마나 강심장을 가지고 뻔뻔한 얼굴을 가지고 있습니까. 보통 시민들은요, 거짓말 한 번 하면 가슴이 두근거리고, 얼굴 화끈거리고, 정말 부끄러워서 잠을 못 잘 정도로 고통스러워하는 사람들 많아요, 거짓말 한 번 하고 나면. 제가 국회 속기록 직접 다 보지 않았지만, 언론 보도를 보니까 9월 한 달 동안 국회에 와서 장관님이 했던 거짓말 횟수가 27번입니다."

여기에 추 장관이 반박을 하려고 하자, 윤한홍 의원은 "들어보세요"라고 호통을 쳤다. 추 장관은 아랑곳하지 않고 "27번이나 윽박을 질렀죠"라고 되받았다. 윤 의원은 추 장관을 상대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추 장관도 물러서지 않았다.

윤한홍 : "도대체가 국회의원들이 소설 쓰는 사람입니까. 장편소설? 아직도 여기 와서 국회를 업신여기면서 그렇게 발언하십니까. 저는 더 이상 장관에게 묻고 싶지 않아요."
추미애 : "수사가 잘못됐으면 근거를 가지고 무엇이 잘못됐는지 말씀을 하시는 것이..."


두 사람은 질의 막바지에도 서로 비아냥거리며 충돌했다. 윤 의원이 고기영 법무부 차관에게 추 장관 아들 수사의 문제점을 지적하자, 추 장관이 가만히 있지 않았다.
 
윤한홍 : "권력 있고 힘 있는 사람이라고 해서 덮어주고, 덮어준다고 해서 거짓이 사실이 되지 않는 거 아니에요?"
추미애 : "덮어달라고 한 바가 없습니다."
윤한홍 : "참..."
추미애 : "덮어지기를 바라지도 않습니다. 있는 그대로면 됩니다."
윤한홍 : "참 대단합니다."
추미애 : "네, 대단합니다."
윤한홍 : "참 대단한 양반이에요. 정말."
추미애 : "대단하십니다, 의원님도."
 
국민의힘 김도읍 간사, 장제원 의원 등이 1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에서 진행된 법무부 국정감사에서 윤호중 법사위원장에게 의사진행발언을 요구하고 있다.
 국민의힘 김도읍 간사, 장제원 의원 등이 1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에서 진행된 법무부 국정감사에서 윤호중 법사위원장에게 의사진행발언을 요구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관련사진보기


윤 의원의 질의가 끝나자, 여야 의원들은 서로 고성을 주고받았다. 김도읍‧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추미애 장관의 답변 태도를 문제 삼기 위해 윤호중 법사위원장에게 의사진행발언을 요청했다.

처음에 윤호중 위원장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윤 위원장은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호통만 쳐가지고 어떻게 제대로 된 답변을 받을 수 있습니까"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국민의힘 간사인 김도읍 의원은 "(우리가) 호통을 당한 것"이라고 맞받았다. 이후 김도읍 의원은 발언권을 얻었다.

"모든 국회 자료를 검증해볼까요. 누가 윽박지르고, 윽박지름을 당했는지. 이런 태도로 장관이 대응하는데, 위원장님이 제재 안 해주고 지적을 안 해주신다면, 어떻게 하란 말입니까."

윤호중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을 향해서는 "장관 답변을 잘 들어달라"고 요청하고, 추 장관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많이 있겠지만, 질문 취지에 부합하는 답변해달라"고 했다. 이로써 공방은 일단락됐지만,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 질의만 진행된 후 국정감사는 다시 정회됐다.

태그:#법사위
댓글15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법조팀 기자입니다. 제가 쓰는 한 문장 한 문장이 우리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데에 필요한 소중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댓글이나 페이스북 등으로 소통하고자 합니다.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