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68년 1.21사태가 일어난 이후 시민들의 출입이 제한됐던 청와대 뒷편 북악산 북측면이 시민들에게 개방된다.
대통령 경호처는 29일 오전 보도자료를 통해 "일반인의 출입이 제한되었던 청와대 뒤편 북악산 북측면이 둘레길로 조성되어 52년 만에 시민에게 개방된다"라며 "북한산이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다"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서울 서대문구의 안산에서 출발해 인왕산-북악산-북한산으로 이어지는 구간을 중단없이 산행할 수 있게 됐다.
특히 대통령 경호처는 "이번에 북악산이 개방됨으로써 시민들이 향유할 수 있는 서울 도심 녹지 공간이 크게 확대되는 것은 물론이고, 산악인의 오랜 바람인 백두대간의 추가령에서 남쪽으로 한강과 임진강에 이르는 산줄기 '한북정맥'이 오롯이 이어지게 되었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북악산 북측면 개방사업을 담당했던 대통령 경호처의 한 관계자는 "이번 북악산 개방을 통해 한양도성의 역사적 가치를 높이고 자연환경을 복원하며, 도심녹지 이용 공간 확대로 시민건강 증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특히, 코로나로 지친 시민들이 잠시나마 둘레길을 거닐며 마음의 안식을 되찾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인 지난 2017년 "북악산, 인왕산을 전면 개방해 시민들에게 돌려드리겠다"라고 했던 약속을 북악산 북측면 개방으로 지킨 것이다.
다만 이번 북악산 개방은 북악산을 온전하게 개방한 것은 아니다. 여전히 시민들의 출입이 제한되고 있는 북악산 남측면은 오는 2022년 상반기에 개방될 예정이다.
북악산이 폐쇄된 계기가 됐던 '1·21사태'는 지난 1968년 1월 21일 북한 군인 31명이 당시 박정희 대통령을 제거하기 위해 청와대에 진입하려다가 29명이 사살된 사건을 가리킨다. 유일하게 생포된 김신조의 이름을 따서 '김신조사건'이라고도 부른다.
특히 청운대 쉼터-곡장 전망대까지 300m 구간도 개방
그동안 대통령 경호처는 한양도성 성곽에서부터 북악스카이웨이까지의 북악산 개방을 위해 국방부, 문화재청, 서울시, 종로구 등과 관계기관 협의체를 구성하고, 기존 군 순찰로를 자연친화적인 탐방로(둘레길)로 정비하는 사업을 추진했다.
이에 따라 철거된 폐 군 시설과 콘크리트 순찰로는 약 1만㎡의 녹지로 바뀌었고, 탐방로에 설치돼 있던 일부 군 시설물들은 '기억의 공간'으로 보존됐다.
특히 청운대 쉼터에서부터 곡장 전망대에 이르는 300m 구간의 성벽 외측 탐방로가 개방된다. 대통령 경호처는 "이에 따라 한양도성 축조 시기별 차이를 한눈에 볼 수 있고, 한양도성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길 수 있게 되었다"라며 "이를 위해 군에서는 성곽 주변의 철책을 대폭 조정하고 새로운 경계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대책을 마련했다"라고 전했다.
서울 종로구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가 안정되는 시점부터 '한양도성 스탬프투어'와 연계된 '북악산 둘레길 탐방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인왕산·북악산 차 없는 거리, 시민 걷기대회, 한북정맥 탐방, 북악산 문화재 탐방 등도 추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