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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면허의사(의사+한의사). 한국의사한의사 복수면허자협회 학술이사. 올바른 의학정보의 전달을 위해 항상 고민하고 있습니다. 의학과 한의학을 아우르는 통합의학적 관점에서 다양한 건강 정보를 전달해 드리겠습니다.[편집자말]
최근 불안 증세로 인한 연예인들의 활동 중단 사태가 잇따르면서 이들의 정신적 괴로움이 얼마나 심했는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볼빨간사춘기 안지영이 최근 잦은 건강 악화와 불안 증세로 활동을 중단했고, 지난 10월 트와이스 정연이 정규 2집 앨범 발매를 앞둔 시점에서 불안증세로 활동을 중단했습니다. 방송인 정형돈도 2016년 7월 불안증세로 휴식기를 가졌고, 그해 10월 복귀 후 활동했으나 최근 불안증세로 다시 활동을 중단했습니다.

불안장애는 다양한 형태의 비정상적이고 병적인 불안과 공포로 인해 일상생활에 장애를 일으키는 정신질환을 뜻합니다. 대중에게 잘 알려진 공황장애나 강박장애 뿐만 아니라 광장공포증, 사회불안장애, 분리불안장애 등 여러 가지 질환을 포함합니다.

2016년 정신질환 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이 불안장애를 평생 한번이라도 겪는 것을 나타내는 평생유병률은 9.3%(남 6.7%, 여 11.7%)였고, 1년간 병이 발생할 확률을 나타내는 1년 유병률은 5.7%(남 3.8%, 여 7.5%)였습니다. 1년간 국민 224만 명이 불안장애를 경험한다고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코로나19 유행 초기엔 건강과 생명을 잃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우리를 사로잡았습니다. 그러나 얼마간 조심하면 끝날 줄 알았던 코로나19의 위협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새로운 두려움이 더해졌습니다. 바로 돈과 직장, 인간관계 등 일상 자체를 잃어버릴 수도 있다는 불안입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을 '코로나 레드'로 부르며, 코로나19로 인해 단절된 인간관계로 인해 느끼는 우울감이 높아져서 발생하는 현상인 '코로나 블루'와 함께 다루어져야 할 심리 현상으로 보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유행 초기엔 건강과 생명을 잃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우리를 사로잡았습니다. 그러나 얼마간 조심하면 끝날 줄 알았던 코로나19의 위협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새로운 두려움이 더해졌습니다. 바로 돈과 직장, 인간관계 등 일상 자체를 잃어버릴 수도 있다는 불안입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을 "코로나 레드"로 부르며, 코로나19로 인해 단절된 인간관계로 인해 느끼는 우울감이 높아져서 발생하는 현상인 "코로나 블루"와 함께 다루어져야 할 심리 현상으로 보고 있습니다.
ⓒ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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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레드와 코로나블루

코로나19 유행 초기엔 건강과 생명을 잃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우리를 사로잡았습니다. 그러나 얼마간 조심하면 끝날 줄 알았던 코로나19의 위협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새로운 두려움이 더해졌습니다. 바로 돈과 직장, 인간관계 등 일상 자체를 잃어버릴 수도 있다는 불안입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을 '코로나 레드'로 부르며, 코로나19로 인해 단절된 인간관계로 인해 느끼는 우울감이 높아져서 발생하는 현상인 '코로나 블루'와 함께 다루어져야 할 심리 현상으로 보고 있습니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유명순 교수 연구팀은 지난 9월 25∼28일 전국 성인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와 사회적 건강' 설문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이 설문 조사 결과를 보면 코로나19 이후 분노의 감정을 느끼는 이들이 증가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코로나19 뉴스에서 어떤 감정을 가장 크게 느끼는가?'라는 질문에 47.5%는 '불안'이라고 답했고 분노(25.3%)와 공포(15.2%) 순이었습니다. 지난 8월 초 동일한 설문조사에서 불안이라고 답한 비율보다 15.2% 포인트 감소했지만 아직도 코로나19로 인해 불안해하는 국민들이 절반가까이 되는 것입니다.

지난 12일 미국의사협회저널(JAMA)에는 '코로나19 연관 사망에 관련된 정신건강 장애'가 발표되었습니다. 연구진에 따르면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이하 미국 CDC)는 지난 6월 미국에 거주하는 성인 5412명을 대상으로 정신 건강 관련 설문조사를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응답자의 40.9%가 우울증과 불안, 외상 후 스트레스, 약물 남용 중 하나 이상의 증상을 보고했습니다. 이는 1년 전과 비교해 약 3~4배가 늘어난 것으로 코로나19로 인한 정신건강이 심각하게 악화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 코로나19로 사망한 사람들의 유족들만 2백만 명 정도로 추정합니다. 더욱이 코로나19로 인한 스트레스와 사회적 혼란은 전 세계적으로 우울증과 불안을 고조시켰고, 기존 정신 질환 및 약물 사용 장애를 가진 많은 사람들에게는 더욱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코로나19로 인한 영향은 비단 방역에만 그치지 않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장기화 되면서 불안은 우리 일상에 이미 광범위하게 퍼져버렸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우울과 불안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생각과 행동에 변화가 필요합니다. 

불안 해결책

현재의 상황이 절망적이라는 인식에서 비롯한 우울감과 달리, 불안은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한 염려입니다. 절망 속에서 희망을 발견하는 것이 우울을 극복하는 방법이라면, 불안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잘못될 것만 같은 일들이 실제로 내 인생에서 벌어질 가능성이 생각보다 높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고 안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강북삼성병원 기업정신건강연구소 김세웅 교수(정신과 전문의)는 보편적인 불안 극복의 원칙을 이번 코로나19 사태에 일반론적으로 적용하는 건 조심스럽다고 말합니다. 김 교수는 "코로나 레드로 인한 어려움은 사람들의 불안이 결코 지나친 염려가 아니라는 점 때문"이라면서 "너무 걱정하지 말고 생각을 바꿔보자는 조언은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으니, 생각 대신 행동을 바꿔보자는 제안을 하고 싶다"고 말합니다.

그는 "'멘탈 관리는 멘탈로 하는 것이 아니라 피지컬로 하는 것'이라는 말이 있다"면서 "코로나 레드는 신체활동을 통해 극복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합니다.

적당한 신체활동은 우리의 스트레스를 해소시켜주며 기분까지 좋게 합니다. 하루 20~30분 정도의 걷기를 꾸준히 하는 것만으로도 불안감을 해소시키는데 도움이 됩니다. 불안으로 인하여 자율신경이 항진될수록, 긴장을 줄이기 위한 심리 이완이 필요합니다. 움츠리지 않은 곧고 편안한 자세를 유지하는 것은 호흡과 휴식에 도움을 줍니다.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잠자는 시간 동안 불안으로 지친 우리의 뇌는 휴식을 취하고 하루를 정리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불안한 마음을 혼자서 극복하려는 태도는 실패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소중한 이들을 만나 함께 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는 기간 동안에는 전화통화, 카카오톡 등의 SNS 및 온라인 활동 등을 통해 신뢰할만한 사람들과 계속해서 고민을 나누는 것이 좋습니다.

호흡법만 바꿔도

 
움츠리지 않은 곧고 편안한 자세를 유지하는 것은 호흡에 도움을 줍니다. 또한 적절한 호흡 조절을 통해 인체 내의 기를 조절하고 이완하여 마음을 편히 다스릴 수 있습니다.
 움츠리지 않은 곧고 편안한 자세를 유지하는 것은 호흡에 도움을 줍니다. 또한 적절한 호흡 조절을 통해 인체 내의 기를 조절하고 이완하여 마음을 편히 다스릴 수 있습니다.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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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적으로는 불안장애 시 나타나는 증상으로 외부의 직접적인 동기나 유발인자로 나타나는 경계(驚悸)와 외부자극 없이도 발생할 수 있는 정충(怔忡)이 있습니다. 증상을 가라앉히고, 직접적인 동기나 유발인자에 대하여 적응시키며, 피로한  정신과 신체를 다스리는 것을 치료의 목표로 합니다. 증상을 가라앉히는 방법으로는 약물 치료, 침 치료, 호흡 기공 등 다양한 방법이 있습니다.

경희대한방병원 신경정신과 김윤나 교수는 "일상생활에서 적용해볼 수 있는 방법의 하나로 기공요법 중 호흡법이 있다"면서 "호흡 조절(調息)을 통해 인체 내의 기를 조절하고 이완하여 마음을 편히 다스릴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생각조절은 불안 조절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한의학적 상담기법인 '오지상승위요법'(五志相勝爲治療法)의 치료원칙 중 생각이 불안, 공포를 제어한다는 뜻의 '사승공'(思勝恐)이 있습니다. 김 교수는 "코로나19 전염으로 혹여나 내 생활에 악영향을 끼칠까 두려움이 생길 수 있지만, 그 두려움에 압도된 나머지 생활에 소홀할 수 있다"면서 "보건지침을 잘 지키고 있다면, 그 다음에는 현재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 무엇인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합니다.

불안을 호소하는 환자들 상당수는 불안 증상 자체를 참으려고 애쓰다가 지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건강하던 시절의 생활로 빨리 복귀하기 위해 불안을 막으려고 조급해 하기 보다는 현재의 몸 상태를 받아들이고 회복력을 점점 늘려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김 교수는 "정신과 신체의 힘이 손실되지 않도록 생활수칙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면서 "계획을 세우거나 적어도 수면 시간이나 식사 시간은 규칙적으로 고정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조언합니다. 

마지막으로 불안증상이 심해진다면 스스로 극복하려는 노력만으로는 한계에 부딪칠 수 있습니다. 이때는 전문가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덧붙이는 글 | 도움말 주신분
강북삼성병원 기업정신건강연구소 김세웅 교수
경희대한방병원 신경정신과 김윤나 교수


태그:#코로나19, #불안, #불안장애, #공황장애, #불안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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