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이 공격수 부재를 이겨내지 못하며 광저우에 비겼다.
 
한국시간 22일 오후 7시, 카타르 도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20-21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G조 수원 삼성(이하 수원)과 광저우 헝다(이하 광저우)의 경기가 벌어졌다. 수원은 좋은 경기력에도 끝내 득점을 터뜨리지 못하며 무승부에 그쳤다.
 
코로나19 유행 이후 약 9개월 만에 ACL이 재개됐다. 남은 잔여 경기를 모두 개최국 카타르에서 치르는 점, 16강 토너먼트부터 단판 매치를 벌이는 점 등에서 변화가 생겼다. 2016년 우승 이후 ACL 정상을 노리는 K리그 클럽들이 21일 시작으로 본격적인 일정을 시작했다.
 
수원은 코로나로 인한 영향은 없었으나 줄부상이 공백을 만들었다. 팀 내 최다 득점자 타가트와 중앙 수비수 헨리가 부상으로 이탈했다. 여기에 '레전드' 염기훈은 A급 지도자 강습으로 제외됐다. 박건하 수원 감독은 대회 시작 전 유스 선수들을 기용하며 공백을 메우겠다고 밝힌 바 있었다.
 
한편 수원은 같은 조에 속한 말레이시아의 조호르가 대회 참가를 포기함에 따라 최하위만 면해도 토너먼트 진출이 가능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수원은 연초에 벌어진 비셀 고베와의 경기에서 패배하며 G조 최하위에 놓인 상태였다. 토너먼트 진출을 위해선 이번 광저우전에서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다.
 
박건하 수원 감독은 양상민, 민상기, 장호익의 백3를 기반으로 한 3-5-2 포메이션으로 광저우전을 준비했다. 최전방엔 타가트의 공백을 대신해 김민우와 임상협이 투입됐다. 한편 칸나바로 광저우 감독은 중앙 수비수 박지수를 포함해 양 리위, 굴라트, 장 린펑 등 베스트 멤버로 구성된 4-3-3 포메이션으로 경기를 시작했다.
 
'분위기 압도' 수원, 준수한 경기력에도 무승부
 
중국 명문 구단인 광저우를 상대로 수원은 내려앉지 않고 맞서 싸웠다. 수원은 경기장을 넓게 사용하며 측면을 활용한 공격을 전개했다. 한석종이 중원의 무게를 더하고, 2선에서 고승범, 김태환 등이 많은 활동량을 가져가며 광저우를 압박했다. 수원의 압박이 통하면서 광저우는 상대 공격을 막아내는데 급급한 모습이었다.
 
수원은 압박과 함께 전체적인 주도권을 챙기며 전반전을 소화했다. 공격과 수비 모두 안정적인 모습이었다. 수원의 압박에 광저우는 빌드업 자체를 쉽게 전개하지 못했으며, 세트피스 상황을 몇 차례 날카롭게 가져갔을 뿐이었다. 반면 수원은 광저우보다 많은 슈팅을 기록하며 적극적으로 공격을 시도했지만 결정적인 장면까지 연결하진 못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후반전도 비슷한 양상이었다. 여전히 수원이 주도권을 잡은 가운데 광저우는 CSL 준우승팀답지 않은 모습으로 고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광저우는 후반 11분 황보원과 쉬신을 투입하며 분위기 반전을 노렸지만 고착된 흐름이 바뀌진 않았다. 수원 역시 박상혁을 빼고 02년생 유망주 정상빈을 투입하며 변화를 줬다.
 
수원은 적극적으로 슈팅을 시도하며 득점을 노렸지만 안정적인 디엔주오의 선방에 가로막히며 좌절했다. 후반 45분, 수원은 고승범의 기습적인 슈팅이 디엔주오의 선방에 가로막히며 좌절했다. 수원은 준수한 경기력에도 끝내 광저우의 골망을 흔들지 못하며 0-0 무승부에 그쳤다.
 
'잘 싸웠지만...' 공격수 공백이 아쉬웠던 수원
 
수원은 크고 작은 전력 공백 속에 광저우를 상대로 용맹히 싸웠지만 무승부에 그치며 아쉬움을 낳았다. 전반적인 경기력은 준수했지만, 마지막 득점을 마무리 지어줄 선수의 부재가 무엇보다 뼈아팠다. 수원은 광저우의 3배에 달하는 16개의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망을 흔든 슈팅은 없었다.
 
부상으로 낙마한 최다 득점자 타가트, 골과 어시스트를 가리지 않는 염기훈의 공백이 무엇보다 뼈아팠던 수원이었다. 최전방 김민우는 고군분투했지만 날카로운 슈팅으로 연결하진 못했다. 함께 배치된 임상협은 측면에서 뛰는 플레이를 선호하기에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주기 힘들었다. 후보에는 02년생의 유망주 공격수 손호준가 유일했기에 수원으로선 선택지가 없었다.
 
그럼에도 오늘 수원은 기대 이상의 플레이로 광저우를 상대로 압도하는 등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수원의 전방 압박은 광저우의 공격을 완벽히 차단하는데 성공했다. 중원에서 무게를 잡아주는 한석종과 함께 선수단 전체가 많은 활동량을 가져가 앞에서부터 상대 공격을 막아내며 경기를 주도했다.
 
또한 측면 공격이 특히 돋보였던 수원이었다. 좌·우 측면에 배치된 이기제와 김태환을 활용해 경기장을 넓게 사용하며 경기를 풀어나갔다. 이따금 시도되는 김태환, 고승범의 중거리슛 또한 위력적이었다. 득점까지 연결됐다면 금상천화였겠지만, 전력 공백의 어려움 속에 오늘 수원이 보여준 투지 넘치는 플레이는 칭찬받아 마땅하다.
 
수원은 아쉽게 광저우에 무승부를 거두며 최하위 탈출에 실패했다. 수원으로선 광저우가 '1위' 비셀 고베를 상대로 큰 점수 차 승리를 거둘 경우 토너먼트 진출을 노려볼 수 있는 상황이 되었다. 수원은 다음 달 1일 광저우전, 4일 비셀 고베전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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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에 대한 관심이 많고 글쓰는것을 좋아하여 스포츠 기자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https://m.blog.naver.com/filippo_hazag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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