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베일 손흥민이 유로파리그 린츠전 득점에 성공한 이후 팀 동료 베일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 손흥민-베일 손흥민이 유로파리그 린츠전 득점에 성공한 이후 팀 동료 베일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 토트넘 공식 트위터 캡쳐

 
 
"손흥민과 호이비에르가 없었다면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했을 것이다."
 
토트넘의 주제 무리뉴 감독으로부터 손흥민의 이름이 언급됐다. 그만큼 손흥민의 킬러본능은 중요한 순간 빛났다. LASK 린츠전에서 손흥민의 중요한 득점이 아니었다면 토트넘은 탈락 위기에 내몰릴 수 있었다. 답답한 경기력 끝에 린츠 원정에서 무승부를 거둔 토트넘은 유로파리그 32강 진출을 확정지으며 한 숨을 돌렸다.
 
토트넘은 4일 오전 2시 55분(한국시간) 오스트리아 린츠의 라이파이젠 아레나에서 열린 린츠와의 2020-21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J조 조별리그 5차전에서 3-3 무승부를 거뒀다.
 
승점 1을 추가한 토트넘은 3승 1무 1패(승점 10)으로 조 2위를 확보하며, 남은 최종전 결과에 관계 없이 32강행 티켓을 획득했다.
 
졸전 펼친 토트넘, 가까스로 유로파리그 32강 진출
 
이날 토트넘은 4-2-3-1 전술을 가동했다. 살인 일정 탓에 부분적인 로테이션 시스템이 가동됐는데, 손흥민은 역시 예외였다. 최전방 원톱은 손흥민이 맡았다.

2선은 루카스 모우라-탕귀 은돔벨레-가레스 베일이 포진했으며, 피에르 에밀 호이비에르-지오바니 로 셀소가 수비형 미드필더를 맡았다. 포백은 벤 데이비스-자펫 탕강가-다빈손 산체스-맷 도허티, 골문은 조 하트가 지켰다.
 
두 팀 모두 공격적인 의지를 보였다. 최소한 비기기만 해도 조별리그를 통과하는 토트넘보단 반드시 승리가 필요한 조3위 린츠가 좀 더 적극적일 수밖에 없었다. 시작부터 강한 전방 압박을 가했다. 전반 6분 요하네스 에게슈타인의 슈팅이 골대를 튕겨나오며 토트넘 수비를 위협했다.
 
토트넘은 전반 내내 좀처럼 상대 진영으로 매끄럽게 올라서지 못했다. 3선과 2선 미드필더의 경기 운영은 실망스러웠다. 그리고 팽팽한 긴장감이 맴돌던 흐름에서 전반 41분 페터 미콜의 왼발 중거리 슈팅이 토트넘 골문에 꽂혔다.
 
토트넘으로선 다급할 수밖에 없었다. 전반 45분 토트넘의 동점골은 손흥민의 발에서 시작했다. 손흥민과의 원투 패스 이후 모우라가 크로스를 올렸고, 은돔벨레의 슈팅이 상대 수비수 손에 맞으며 핸드볼 파울이 선언됐다. 페널티킥을 베일이 성공시키며 전반을 1-1로 마무리한 것이 다행스러웠다.
 
토트넘은 이 기세를 몰아 후반 11분 역전에 성공했다. 해결사는 역시 손흥민이었다. 역습 상황에서 은돔벨레가 패스를 찔러줬고, 손흥민이 빠른 스피드로 상대 페널티 박스까지 들어간 뒤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2-1로 역전한 토트넘은 차츰 안정세를 찾아가기 시작했다. 후반 19분 역습 상황에서 베일이 손흥민에게 패스를 넣었다면 훨씬 좋은 상황을 맞을 수 있었지만 아쉽게 기회를 무산시켰다.
 
무리뉴 감독은 후반 36분 손흥민, 베일 대신 델리 알리, 세르주 오리에를 넣으며 체력과 기동력을 보강했다. 이후 후반 38분 에게슈타인에게 동점골을 내주며 잠시 흔들렸지만 후반 42분 스티번 베르흐베인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알리가 성공시키며 재차 리드를 잡았다.
 
후반 추가 시간으로 접어든 48분 또 다시 라이놀드 란프틀에게 실점한 토트넘은 가까스로 패하지 않은 채 경기를 마감했다.
 
무리뉴 기대에 부응한 손흥민, 중요할 때 빛난 해결사
 
이 경기를 앞두고 무리뉴 감독에겐 고민이 많을 법했다. 다가오는 주말 라이벌 아스날과의 북런던 더비를 앞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또, 지난 주말에는 선두 경쟁을 벌이는 첼시와 상대하느라 많은 체력을 소진했다.

그렇다고 주중에 껴 있는 유로파리그 역시 소홀히 할 수 없었다. 만약 이번 린츠전에서 패할 경우 32강 진출을 장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전력 누수가 많았다. 해리 케인, 카를로스 비니시우스 등 스트라이커 자원이 부상으로 이탈했다. 뿐만 아니라 세르히오 레길론, 에릭 라멜라마저 부상으로 오스트리아 원정에 불참했다.
 
이에 무리뉴 감독은 최전방 원톱에 손흥민을 기용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날 린츠전에서 골은 많이 터졌지만 토트넘의 경기력은 합격점을 주기 어려웠다.

공격 전개에 있어 답답했으며, 최전방에 포진한 손흥민으로 향하는 양질의 패스를 찾아볼 수 없었다. 손흥민은 자연스럽게 상대 진영에서 고립됐다. 이러한 악재 속에서 손흥민은 40개의 볼터치를 기록할 만큼 부지런함을 보였다.
 
전반 종료 직전 페널티킥을 얻는 과정에서 손흥민이 간접적으로 기여했다. 그리고
후반 11분 자신에게 찾아온 한 번의 기회를 놓치지 않고 득점으로 연결시켰다. 이른바 '원샷 원킬'. 82분을 소화한 손흥민은 슈팅 1개를 1골로 연결했다.

해결사란 제한된 기회 속에서 결과를 만들어야 한다. 경기 후 무리뉴 감독은 팀 경기력에 불만을 표하면서도 손흥민의 활약상을 빼놓지 않고 칭찬했다.
 
과거에 비해 손흥민의 슈팅 정확도, 골 결정력이 대폭 향상됐다. 벌써 시즌 초반임에도 두자릿수 득점을 넘어 12호골을 달성했다. 최근 월드클래스라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기복이 심하다는 약점도 사라진 지 오래다. 맨시티전 결승골로 승리를 이끈 이후 첼시전에서 침묵한 손흥민은 재차 린츠전에서 득점포를 재가동하며, 꾸준한 득점 레이스를 선보이고 있다.
 
손흥민의 활약에 힘입은 토트넘의 시즌 초반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리그에서는 선두를 질주하며 우승 가능성에 대한 현지 언론 보도가 쏟아지고 있다.
 
토트넘이 오는 주말 아스날까지 잡고 본격적인 선두 체제를 구축할 수 있을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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