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데뷔 첫해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한 LG 이민호

프로 데뷔 첫해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한 LG 이민호 ⓒ LG 트윈스

 
2020 KBO리그에서 4위에 그친 LG 트윈스는 1994시즌 이후 26년간 우승을 경험하지 못했다. '우승 청부사'로 영입했던 류중일 감독 사퇴 후 새로 선임된 류지현 감독은 LG에 선수와 코치로 오랫동안 몸담아와 팀 내부 사정에 정통하다. 지난해까지 2년 연속 4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LG는 선수층, 즉 뎁스(Depth)가 두터워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해 LG의 고민 중 하나는 확실한 국내 선발 투수의 부재다. 지난해 7월 말 어깨 통증으로 시즌 아웃된 차우찬은 현재 FA 신분으로 LG와 협상 중이다. 그가 LG와 잔류 계약을 맺는다 해도 완벽한 몸 상태로 전성기의 면모를 되찾을지는 미지수다. 정찬헌, 임찬규 등 우완 선발 요원도 힘으로 타자를 압도하는 유형은 아니다. 

LG는 2년 차를 맞이할 우완 이민호의 활약 여부가 중요하다. 2020년 휘문고를 졸업하고 1차 지명으로 LG에 입단한 이민호는 첫 시즌을 앞두고 전지훈련 명단에 포함되지 못했다. 과연 그가 즉시 전력으로 활용될지 의문이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정규 시즌 개막이 5월 5일로 늦춰지면서 이민호는 개막 엔트리에 승선했다. 개막 3연전에 불펜으로 1군에서 데뷔한 그는 5월 21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 첫 선발 기회를 얻었다. 이날 5.1이닝 1피안타 4볼넷 2탈삼진 무실점으로 첫 승을 수확한 뒤부터는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했다. 

지난 시즌 이민호는 20경기에 등판해 4승 4패 평균자책점 3.69 피OPS(피출루율 + 피장타율) 0.682를 기록했다. 3점대 평균자책점과 0.6 후반의 피OPS는 고졸 신인으로서는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호투하고도 타선의 득점 지원 부재로 승리 투수가 되지 못한 불운한 경기도 있었다. 

▲ LG 이민호 2020시즌 주요 기록
 
 LG 이민호 2020시즌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LG 이민호 2020시즌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평균 구속 145km/h의 패스트볼과 슬라이더의 조합으로 '파이어볼러 선발'의 면모를 과시했다. 스리쿼터로 강속구를 뿌리는 이민호가 메이저리그 레전드 페드로 마르티네즈를 연상시킨다는 평도 있었다. 

이민호는 대부분의 강속구 유망주 투수가 그러하듯 제구를 가다듬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그는 97.2이닝 동안 44개의 볼넷과 10개의 사구를 내줘 사사구가 많았다. 9이닝당 평균 볼넷은 4.05개였다. 

거의 모든 선발 투수들이 어려워하는 1회 약점도 드러냈다. 1회 피안타율은 0.373, 피OPS는 1.005로 매우 좋지 않았다. 1회 내준 볼넷이 13개로 전체 볼넷 허용의 30%에 육박했다. 

제구 난조 및 1회 약점이 집약된 것이 이민호의 데뷔 첫 가을야구 등판인 준플레이오프 1차전이었다. 그는 1회초 1번 타자 허경민에 초구 사구를 내준 직후 2번 타자 페르난데스에 우월 2점 홈런을 맞아 패전 투수가 되었다. 1회초 너무나 쉽게 선취점을 빼앗긴 LG는 두산 베어스에 2경기 내내 한 번도 리드를 잡지 못한 채 2전 전패로 탈락해 시즌을 허망하게 마감했다. 
 
 2년 차 시즌에 성장 여부가 주목되는 LG 이민호 (출처: KBO야매카툰/엠스플뉴스)

2년 차 시즌에 성장 여부가 주목되는 LG 이민호 (출처: KBO야매카툰/엠스플뉴스) ⓒ 케이비리포트 야구카툰

 
지난해 이민호는 열흘 간격으로 등판하며 이닝 제한을 두어 97.2이닝으로 정규 시즌을 마쳤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늘어난 새로운 이닝 제한을 설정하지만 정상적인 로테이션 소화 속 엔트리 말소 휴식의 기용 방식이 예상된다. 

힘 있는 구위를 뽐내는 이민호가 안정감까지 갖춘다면 LG는 외국인 선수 원투 펀치까지 강력한 선발진을 갖출 수 있다. 이민호가 2년 차를 맞이해 국내 선발 에이스 역할을 수행하며 LG의 우승 도전을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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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KBReport.com), KBO기록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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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용선 /감수: 김정학 기자)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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