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펜딩 챔피언' NC가 2021 시즌 외국인 선수 구성을 마쳤다.

NC 다이노스 구단은 11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마지막 남은 외국인 선수 자리에 미국 출신의 우완 웨스 파슨스를 총액 60만 달러(계약금 8만+연봉32만+인센티브20만)에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NC는 새해 첫 날 각각 총액 180만 달러와 140만 달러에 재계약한 드류 루친스키, 애런 알테어에 이어 파슨스 영입까지 마치며 10개 구단 중 9번째로 2021 시즌 외국인 선수 구성을 마쳤다.

196cm의 신장을 가진 우완 쓰리쿼터형 투수 파슨스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콜로라도 로키스를 거치며 빅리그 통산 33경기에서 모두 불펜으로 등판해 1승3패 평균자책점5.67을 기록했다. 트리플A 레벨에서는 47경기(선발15경기)에서 9승7패5세이브3.41의 좋은 성적을 거뒀다. 파슨스는 "지난 해 KBO 챔피언 NC의 일원이 돼 기쁘다. 최선을 다해 팀과 동료를 도와 마지막 순간, 최고의 성공을 거둘 수 있게 같이 가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에이스 못지 않게 중요한 외국인 2선발의 활약

2011년에 창단해 2013년부터 1군 무대에 등장한 NC는 지난 8년 동안 한 번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포함해 6번이나 가을야구에 진출했을 정도로 빠른 시간 안에 신흥 명문구단으로 자리 잡았다. 물론 2018년 최하위의 수모도 있었지만 이 정도면 시행착오 없이 대단히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NC가 이토록 빠르게 리그에 자리 잡을 수 있었던 비결은 역시 꾸준했던 외국인 선수의 활약이 결정적이었다.

실제로 NC는 창단 초기부터 찰리 쉬렉과 에릭 해커, 그리고 지금의 루친스키로 이어지는 확실한 외국인 에이스 계보를 가지고 있다. 최근엔 모든 구단이 마찬가지지만 NC는 외국인 투수에 대한 의존이 심한 대표적인 팀으로 꼽힌다. 실제로 NC구단 역사에서 토종 투수가 팀 내 최다승을 올렸던 시즌은 구창모와 이재학이 나란히 10승을 따내고 루친스키가 지독한 불운에 시달리며 9승에 그쳤던 2019년이 유일했다.

에이스와 함께 긴 시즌을 이끌어 가고 가을야구에서 강력한 원투펀치를 구성하기 위해서는 에이스 못지 않게 2선발의 역할도 중요하다. 아무리 좋은 에이스가 등판해 단기전의 1차전을 따낸다 해도 나머지 투수들이 2,3차전을 내주면 시리즈를 승리로 이끌 수 없기 때문이다. 외국인 투수 선발에 남다른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NC는 그 동안 2선발 투수의 활약도 꽤 훌륭한 편이었다.

찰리가 에이스로 활약하던 시절엔 해커가 2선발로 제 역할을 해줬고 해커가 에이스로 올라간 후엔 '마산예수' 재크 스튜어트가 그 역할을 대신했다. 스튜어트는 한국에서 한 시즌 반 동안 활약하며 20승10패 4.56의 성적을 올렸다. 적은 이닝소화와 후반기 및 가을야구 부진으로 마지막 이미지가 좋지 않았지만 제프 맨쉽 역시 초반 7전 전승을 포함해 2017년 12승을 올리며 NC의 2선발 투수로서 제 역할을 해냈다.

왕웨이중과 로건 베렛이 활약했던 2018년 팀 역사에서 유일한 외국인 흑역사를 경험했던 NC는 2019년 루친스키라는 뛰어난 에이스를 얻으며 명예회복에 성공했다. 하지만 루친스키의 파트너였던 에디 버틀러가 3승6패4.76의 평범한 성적을 남긴 채 어깨부상으로 퇴출됐다. 대체 선수 크리스천 프리드릭 역시 정규리그 7승4패2.75의 뛰어난 성적과 달리 LG 트윈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3이닝3실점으로 무너지며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했다.

파슨스의 활약에 NC의 KS 2연패가 결정된다 

작년 시즌을 앞두고 루친스키와 재계약한 NC는 루친스키의 새 파트너로 198cm의 장신 우완 마이크 라이트를 영입했다. 하지만 총액 100만 달러를 받은 라이트는 시즌 내내 외국인 투수의 안정감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심한 기복을 보였다. NC의 막강한 타격 덕분에 11승을 따내긴 했지만 라이트는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에서도 2경기에서 3이닝6실점(5자책, 평균자책점 15.00)으로 부진하며 NC팬들에게 큰 실망을 안겨줬다.

아무리 정규리그에서 11승을 올렸다 해도 한국시리즈 2연패를 노리는 NC가 기복이 심한 외국인 투수를 믿고 2년 연속 함께 할 수는 없었다. 올 시즌 작년과 마찬가지로 루친스키와 구창모로 이어지는 원투펀치를 가동할 예정인 NC는 확실하게 로테이션을 지키며 안정된 투구를 펼칠 수 있는 외국인 투수가 필요했다. 결국 NC는 많은 고민을 거듭하다가 해를 넘기고 파슨스 영입을 결정했다. 

파슨스는 시속 150km를 넘나드는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 쓰리쿼터형 투수로 많은 땅볼을 유도할 수 있고 공격적인 투구가 돋보이는 투수다. 오버핸드 스로와 사이드암 스로의 중간형태를 띄는 쓰리쿼터 스로는 KBO리그에서 원종현(NC)이나 조상우(키움 히어로즈) 같은 불펜 투수들은 종종 있지만 선발로 활약하는 선수는 거의 없다. 따라서 파슨스 같은 유형의 투수는 충분히 국내 타자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

하지만 파슨스는 메이저리그에서 선발 경험이 전무하고 마이너리그에서도 선발과 불펜을 오간 투수다. KBO리그에서 풀타임 선발로 활약하려면 30경기 내외에서 최소 150이닝 이상을 소화해야 한다. 하지만 커리어 최다이닝이 122.1이닝(2018년, 마이너-메이저 합산)에 불과한 파슨스가 풀타임 선발을 소화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만약 파슨스가 부진하면 루친스키와 구창모의 부담이 커지면서 NC의 전력은 크게 흔들릴 수 밖에 없다.

해가 바뀌고 미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백신 접종이 시작됐음에도 코로나19는 아직 잠잠해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는 올해도 작년 못지 않게 KBO리그의 외국인 선수 교체가 쉽지 않을 거라는 의미다. 따라서 NC로서는 올해 외국인 선수 중 유일한 새 얼굴인 파슨스의 활약이 반드시 필요하다. 올해 NC 한국시리즈 2연패의 열쇠를 새 외국인 투수 파슨스가 쥐게 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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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NC 다이노스 외국인 투수 웨스 파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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