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와 싸우며 2020년이 훌쩍 지나갔다. 2021년 유난히 춥게 시작하더니 23일은 영상 10도까지 오르는 봄날이다.
북한산 둘레길 14-15 구간을 걸었다. 송추 원각사에서 출발해 사패산 정상을 오른 후 원골을 경유해 의정부 안골까지 걸었다.
봄날 같지만 계곡에는 아직 겨울이라고 말하듯 두껍게 얼음이 깔려 있었다. 사패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북한산의 봉우리들은 아름다웠다. 의정부와 서울의 하늘은 맑고 평화로웠다.
사패산 정상에서 행복감을 충전하고 하산했다. 원각사, 사패산 정상, 원골을 거쳐 의정부 안골까지 거의 4시간이 소요됐다. 행복감은 잠시, 하산하는 길에 널린 한반도 냉전 유물들이 무거운 상념을 가져다주었다.
곳곳에 남아 있는 벙커와 감시 초소 및 철조망. 왜 우리는 서로 싸워 남북으로 갈려 대립할까? 남북 정상회담 등으로 잠시 봄날이 오는 것 같았다. 그러나 봄은 오지 않았다.
얼마나 겨울을 더 견뎌야 봄이 올까? 바람만이 아는 대답일까! 봄날 같지만 바람이 제법 차갑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