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이 슈운지 감독, "기회되면 재방문" 일본 출신의 이와이 슈운지 감독이 27일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4회 마리끌레르 영화제 초청 공식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며 웃고 있다. 이와이 슈운지 감독은 2월 26일부터 3월 4일까지 열리는 제4회 마리끌레르 영화제에 마련된 '이와이 슈운지 특별전'을 통해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대표작으로 제작 20주년을 맞은'러브 레터'와 '4월 이야기', '하나와 앨리스', '뱀파이어', 쓰나미와 후쿠시마 원전 사태를 다룬 다큐멘터리 '3:11 이와이 슈운지와 친구들', '하나와 앨리스 살인사건' 등이 있다.

영화 <라스트 레터>를 연출한 이와이 슌지 감독. 사진은 제4회 마리끌레르 영화제에 초청됐을 당시 모습. ⓒ 이정민

 
21년 전 국내 관객에게도 큰 사랑을 받은 일본 영화 <러브 레터>의 감성을 잇는 작품이 공개됐다. 17일 오후 서울 건대 롯데시네마에서 <라스트 레터> 언론 시사회가 진행된 가운데 이와이 슌지 감독이 일본 현지에서 화상으로 기자 간담회를 가졌다.

영화 <라스트 레터>는 첫사랑의 기억과 마주한 이들이 서로 엇갈리는 편지를 보내며 과거의 진실과 마주하게 되는 과정을 그린 작품. 마츠 다카코, 히로세 스즈, 안노 히데아키 등 일본을 대표하는 신구 배우들이 대거 출연했다.

이와이 슌지 감독은 편지에 담긴 자신의 강한 애정부터 드러냈다. SNS 소통이 활발한 이 시대에 손편지를 소재로 한 영화를 만든 것에 그는 "모르는 사람과 대화하고 갑자기 거친 말도 쏟아내게 하는 SNS의 속성이 참 묘하다고 생각한다"며 "현대 문명이 개발한 장치인데 편지 또한 역사적으로 문명과 함께 성장한 수단이다. 개인뿐만 아니라 국가 간 주요 소통 수단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와이 슌지 감독은 <라스트 레터>의 초기 아이디어가 5년 전 배우 배두나와 함께 찍은 단편 <장옥의 편지>에서 비롯됐음을 언급했다. "서울이 그렇게 추운 줄 모르고 얇게 입고 왔다가 촬영 첫날부터 감기에 고생했다"며 비화를 전하던 그는 "그 영화의 이야기가 조금씩 바뀌고 편지 또한 빈번하게 왕래하는 설정을 넣다가 지금의 영화가 됐다"며 "이왕이면 <러브레터> 파트2의 느낌으로 갈 수 있겠다고 생각했고, 제목도 발음이 비슷한 <라스트 레터>라고 정하게 됐다"고 작품 탄생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이번 작품엔 <러브레터> 주인공이었던 나카야마 미호와 토요카와 에츠시를 비롯해, <4월 이야기>의 마츠 타카코, 그리고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작품인 <바닷마을 다이어리>로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 히로세 스즈 등이 등장한다. 

이와이 슌지 감독과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연결된 배우들이 다수 등장한 것에 감독은 "기획 단계 때부터 꼭 출연했으면 하는 배우들이 일정이 잘 맞아서 대부분 출연할 수 있게 됐다"며 "미호씨와 에츠시는 <러브레터> 이후 빠른 시일 내에 다시 작품을 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이제야 만나게 됐다. 20년이 쏜살같이 갔는데 제 생각대로 배우분들을 만나는 게 쉽지 않다는 걸 실감하고 있다고 답했다.

자신을 스타덤에 오르게 한 영화 <러브레터>에 대해서도 이와이 슌지 감독은 "극장에서 개봉한 첫 장편이란 의미가 있다. 뭔가 잘해보겠다는 각오보단 긴 여정의 첫걸음이라는 편한 마음으로 만든 작품이라 한국을 비롯해 아시아 전역에서 사랑받을 줄은 몰랐다"며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러브레터>를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많아 기쁘다. 차기작을 만드는 데에 전혀 부담으로 다가오진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와이 슌지 감독은 자신 작품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을 별에 비유했다. "별처럼 자신만의 길을 가다가 어떤 때엔 가깝게 혹은 겹쳐지기도 하면서 굉장한 빛을 내는 순간이 온다"며 그는 "인간으로 치면 여행자들이 떠돌다가 우연히 만나고 같은 숙소에서 여러 이야길 나누는 게 제 영화 속 캐릭터라고 생각한다. 2시간 안에 등장하는 모든 캐릭터들은 가장 빛이 나기 마련이다. 그리고 곧 그들이 이별하게 되는데 누구나 헤어지는 순간은 있기에 중요한 건 함께 있는 시간에 무엇을 느끼느냐인 것 같다"고 생각을 밝혔다.

영화 <라스트 레터>는 오는 24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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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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