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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단톡방에 올라온 온라인클래스 오류 화면.
 3일 단톡방에 올라온 온라인클래스 오류 화면.
ⓒ 단톡방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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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화상조례 오류 메시지, 안 되는 거 맞죠?"
"입장도 못했어요."
"민원 전화 오고 난리 났네요."
"네, 결국 줌(ZOOM)으로 했네요. 온라인클래스 터졌나 봐요."
"최악의 경험이었어요."


새 학기 실시간 쌍방향 수업이 본격 시작된 3월 3일 오전, 쌍방향 수업을 강조해온 교육부와 EBS가 만든 초중고 공공학습관리시스템인 온라인클래스가 교사들의 마음도 '먹통'으로 만들었다.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상당수 학교에서 온라인클래스의 화상시스템 자체가 연결이 되지 않거나 출결 확인을 진행하지 못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3일 새벽까지 수업 준비한 일부 교사들, 학습방에도 못 들어가

이날 <오마이뉴스>는 전국 교사 1000여 명이 각각 가입한 단체카톡방 '온라인클래스 공부방' 3개를 직접 살펴봤다. 많은 교사들은 새 학기 쌍방향 수업을 준비하느라 2일 밤과 3일 새벽까지 이 단톡방에 수많은 글을 올리기도 했다.

그러다가 막상 3일 오전 8시쯤부터 쌍방향 수업을 위해 학습방을 개설하려고 하자, 학교 컴퓨터 화면에 "현재 서비스를 개설할 수 없습니다", "에러가 발생했습니다"란 메시지가 떴다.

한 교사는 "온라인클래스 화상수업 계속 에러가 발생하는데 (다른 분들도) 계속 오류가 나느냐"고 절박하게 물었고, 돌아온 답변은 "그냥 포기한다"였다. 또 다른 교사는 "이제 아예 로그인도 안 된다"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교사는 "온라인클래스 입장만 10분 걸렸고, 애들도 10명 이상 다 튕겨나갔다"고 적었다.

또 다른 문제는 온라인 수업의 기본인 출결확인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학생 24명이 들어와 있는데, 7명만 (화면에) 보인다"는 식의 글이 여러 개 올라왔다. 어떤 학생이 어느 정도의 수업을 들었는지 교사들은 알 수 없는 것이다.

이에 따라 결국 교사들은 교육부가 만든 시스템을 포기하고 국내외 기업이 만든 시스템으로 갈아타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한 교사는 "온라인클래스가 안정되기 전까지는 임시로 다른 플랫폼으로 진행해야 할 것 같다. 온라인클래스 고객센터 전화도 받지 않고 난리다"고 적었다. 일부 학교 교장은 '쌍방향 수업 시스템 자체가 안 된다'는 교사들에게 '무조건 진행하라'고 지시해 마찰까지 생기고 있다. 
 
교육부와 EBS가 만든 온라인클래스 첫 화면.
 교육부와 EBS가 만든 온라인클래스 첫 화면.
ⓒ 인터넷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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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은 개학 첫날인 지난 2일에도 비슷했다.

그런데도 교육부는 2일 오후 보도자료를 내어 "온라인클래스는 시스템 개편, 기능 고도화, 화상수업 개발 및 연계 등이 동시에 추진되었다"면서 "선생님들과 학생들이 기능을 익히고 편리하게 학습에 활용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시스템의 오류에 대해서는 적어놓지 않았다.

EBS도 2일 오후 보도자료에서 "온라인클래스는 서버나 시스템 상의 문제없이 정상 운영 중에 있으며, 특히 이번에 새롭게 추가된 실시간 쌍방향 화상수업의 경우 정상적으로 현장에서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정상적으로 운영된다고? 오히려 탈출하는 교사들

이에 대해 한희정 실천교육교사모임 대표는 "잘 된다고 자랑하던 실시간 화상 수업이 '배포'가 안 된다는 제보들이 들어오고 있다"면서 "실행하는 교사들은 안 된다고 지금 아우성인데 잘 되고 있다고 보도자료를 배포한 EBS를 믿어야 하느냐"고 짚었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다 보니 교사들 사이에서는 "교육부가 말로만 쌍방향 수업하라고 지시하고 자신들은 학습시스템을 쓰지도 못하게 만들어 놓았다"면서 "코로나19 한 해 동안 도대체 무엇을 했느냐"는 비판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실천교육교사모임은 지난 2일 낸 성명에서 "3월 2일 개학을 위해서는 최소한 교사들에게 일주일 이상의 시간을 주고 시스템에서 수업 준비를 할 수 있도록 했어야 했는데 온라인 클래스는 여전히 정비 중"이라면서 "교육부는 그 많은 시간 동안 도대체 무슨 준비를 하고 있었느냐"고 따졌다.

태그:#온라인클래스, #쌍방향 수업 오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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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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