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PD수첩>의 한 장면

MBC 의 한 장면 ⓒ 이영광

 
지난 1월 말 '재건축의 신 in 펜트하우스'편으로 '재건축의 신'으로 불리는 한형기 신반포1차 재건축 조합장의 충격적인 이면을 조명했던 MBC < PD수첩 >이 후속편을 방송했다.

지난 2일 방송된 '재건축의 신 in 펜트하우스 2'편에는 한형기 조합장이 조합원으로 있는 신반포3차·경남 재건축 조합에서 일어나고 있는 의혹들을 중심으로 취재해 담았다. 취재 이야기가 궁금해 이 사안을 취재한 김경희 PD를 지난 3일 전화로 만났다. 다음은 그와 나눈 일문일답.

- 지난 2일 방송된 MBC < PD수첩 > '재건축의 신 in 펜트하우스 2'편을 연출하셨잖아요. 1월 26일 방송 이후 한 달여 만에 후속편을 내놓은 건데, 힘들진 않았나요. 
"진짜 딱 4주 만에 방송을 한 거라서 굉장히 힘들었는데요. 1편할 때 취재해 놓은 것들이 많았고 그 이후에도 제보가 많이 들어 와서 그걸로 방송을 준비했어요. 나름 굉장히 바삐 달려왔어요."

- 지난 방송 이후 바로 취재 시작한 것 같은데, 첫 편 방송할 이미 후속편을 염두에 둔 건가요?
"이게 더 얘기할 거리가 굉장히 많다는 생각은 하고 있었어요. 하지만 처음부터 2부작을 할 생각을 했다기보단, 취재를 시작하자 제보가 많이 들어왔고 그 조합장과 시공사와 관계된 분들도 많았기 때문에, 그걸 취재하다보니 분량이 어느 정도 나오겠다 판단을 하게 된 것 같아요."

- 1편 나가고 제보가 많이 들어 왔나요?
"1편 방송에선 아크로리버파크 관련해서 중점적으로 다뤘는데요. 이후 그 옆 단지인 원베일리에 대한 제보들이 연이어 들어왔어요. 아직 완공이 안 된 재건축 사업이다보니, 그와 관련된 제보나 이슈들이 많았던 것 같아요."

- 한형기 신반포1차 재건축 조합장은 지난 방송이 '악마의 편집'이었다고 주장하던데, 이에 대한 PD님의 생각이 궁금해요.
"저희는 있는 그대로 방송을 한 거고요. 조합장이 인터뷰한 것도 그대로 방송에 담았습니다. 저희는 탐사보도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어떤 조작을 하거나 재미를 위해 편집을 악용하거나 하는 것은 피하는 방송이라서요."
 
 지난 2일 방송된 MBC < PD수첩 > '재건축의 신 in 펜트하우스2'편의 한 장면

지난 2일 방송된 MBC < PD수첩 > '재건축의 신 in 펜트하우스2'편의 한 장면 ⓒ MBC

 
- 한형기씨는 "정말 제가 문제 있으면 저는 6개월 이내 감옥에 있을 겁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아무 일이 없습니다"라고 하기도 했어요. 
"저희는 있는 그대로 취재를 했고요, 그건 수사기관에서 판단해야죠. 현재 담당인 서울시와 지자체가 점검반을 내세워 관리감독을 하려고 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있다면 조사를 받고 그에 응당한 벌을 받으실 거예요. 한 조합장님은 계속 '나는 감옥에 안 들어간다'고 이야기 하는데, 편법에 대해선 본인 입으로 인정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저희가 충분히 방송에 내보낼 수 있는 것이고요. 어쨌든 재건축 과정에서 본인이 집값 상승을 주도했다고 인정하기 때문에, 저희는 그 부분에 대한 문제점을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 신반포3차·경남 조합원들 사이에서 가장 큰 문제로 거론된 게 창문 크기와 설계 문제였어요. 30평대부터 60평대까지 모든 창문의 넓이가 3.6m로 동일하게 설계됐다는 거죠? 이에 대해 조합원들이 항의했고요. 창호 업체 선택 과정에도 잡음이 많았어요. 특히 논란이 됐던 부분은 조합 총회 서면결의서 조작이었던 것 같은데... 총회 전 사전에 나눠준 서면결의서엔 창호를 선택할 수 있는 란이 있었는데, 총회 당일 나눠준 용지엔 해당 내용이 빠져 있었어요. 또 서면결의서를 낸 적 없는 조합원이 이미 낸 것처럼 표기되기도 했고요. 하지만 서면결의서 조작에 대해 신반포3차·경남 조합장은 그런 일 없다고 했죠. 이게 조합장 모르게 일이 진행됐을 가능성이 있을까요?
"어느 조합이나 조합장 모르게 일이 벌어질 수 있을까요?"

- 서면결의서 위조 판명은 어떻게 하나요? 조합은 부동산에서 명단을 받았다, 부동산은 조합에서 위조했다고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어요.
"서면결의서 위조된 걸 얘기하신 제보자 조합원은 지금 소송을 제기하실 수도 있고요. 일단은 그 소송 전에 조합에 문제 제기를 한 상태고요. 근데 조합에서는 그 서면결의서가 폐기됐다고 하거든요. 폐기하면 안 되는 거죠. 그러면 증거가 없어진 거니깐요. 근데 실제 폐기를 했는지도 모르겠고요. 그러니까 그것에 대한 조사는 이루어져야 되겠죠. 사문서위조가 되는 건지 형사처벌 되는 건지... 내가 서명도 하지 않았는데, 투표가 되었다는 건 정말 큰 문제잖아요."

- 한형기씨는 조합원 설문조사에서 1등한 창호가 있더라도 그 제품으로 못 바꾼다고 이야기 했어요. 그럼 의견 접수는 왜 한 걸까요?
"조합은 조합원들이 문제 제기를 많이 하니까 그 이후에 창호 설명회를 다시 열었어요. 그리고 (조합원들에게 받은) 서면결의서에는 설문조사 형태로 세 개 업체 중 (원하는 창호를) 체크하게 되어 있었어요. 그런데 현재 조합측이나 한형기 조합장은 서면결의서 투표를 한 이유가 '조합원들이 정말로 독일산 창호를 싫어하는지 알아보려고 했었다'라고 하거든요. 

저도 궁금해요. 그런 이유라면 왜 돈을 들여서 서면결의서를 만들었으며 설문조사의 목적은 뭐였는지요. 조합원들은 (선정한) 창호가 정말 문제 있다고 지난해 11월부터 몇 달째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건데 말이죠. 조합 임원 뜻대로 업체 선정이 이뤄지는 건지, 조합원 뜻을 반영해 업체 선정이 이뤄지는 건지 이 모습만 봐도 이 조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좀 알겠더라고요."

- 한형기씨는 서면결의서 조작 논란에 대해 뭐라 하나요?
"서면결의서 건에 대해서도 저희가 물었는데, '있을 수 없는 일이고 만약에 문제가 생긴다면은 당연히 벌을 받아야 될 것이고 제발 그렇게 문제를 만든 사람은 처벌을 받게 하세요'라고 하더라고요."
 
 지난 2일 방송된 MBC < PD수첩 > '재건축의 신 in 펜트하우스2'편의 한 장면

지난 2일 방송된 MBC < PD수첩 > '재건축의 신 in 펜트하우스2'편의 한 장면 ⓒ MBC


- 신반포 3차·경남조합에서 한형기씨는 어떤 역할을 맡고 있는 건가요? 단순한 조합원은 아닌 것 같아요. 
"실제로 임원도 아니세요. 요즘 코로나 때문에 온라인 설명회를 많이 해요. 일례로 창호 설명회가 예정돼 있다고 하면 설명회에 앞서 한 업체 창호를 엄청 비난해요. 그 이후에 해당 창호 설명회가 이어져요. 어느 누가 비난을 받은 창호 업체를 재선정하고 싶겠어요. (한형기씨는) 그런 역할을 다 하는 분인 거죠. 그 분도 조합원인데 왜 그렇게 창호를 강조하고 있는 건지, 왜 (창호를 다른 걸로 바꾸면) 공사 기간 연장되고 공사비가 증액되니 절대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하는 건지 저도 이해가 잘 안 가요."

- 아크로리버파크의 경우 서울시가 특별건축구역으로 지정해주면서 내건 조건이 잘 지켜지지 않는 것 같은데요. 이에 대해 서울시가 따로 관리 감독을 안 하나요?
"매년 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저희가 현장에 갔을 땐 당연히 제대로 감시가 안 되고 있었고요. 그리고 3월 15일부터 서울시에서 기동점검반을 내세워서 비리나 문제점이 있다고 판단되는 곳들, 민원이 제기된 곳들을 관리-감독하러 현장으로 가겠다고 했거든요. 근데 서울시 경우도 지자체(서초구청)에서 관리·감독을 잘 하겠거니라고 생각을 하고 지자체의 보고를 받고 움직이는 부분들이 있어요. 저희가 클린업시스템의 맹점에 대해 얘기를 했는데 조합원들만이 이 시스템 로그인을 할 수가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제3자가 조합 운영이 제대로 되는 건지 도시정비법에 위반되는 건 아닌지 감시하려면 또 다른 방법이 좀 나와야 하지 않을까 해요."

- 신반포3차·경남 재건축 시공사인 삼성물산 관계자가 삼성의 공식적인 입장이라면서 "(창호 변경을 할 경우)삼성에서 공사를 할 수 있을지 없을지 장담하기 어렵다"라고 말해요. 또 한 조합원은 조합이 시공사인 삼성물산에 공사비 600억 원을 증액해 주려고 예산을 잡아놨다고 주장해요. 삼성물산과 한형기씨 사이 어떤 관계가 있는 건 아닌지 의혹이 일 만한 상황이 아닌가 싶은데요. 
"저희가 제보자를 통해 반포 3주구, 신반포 15차 등과 관련해서 (한형기 조합장이) 얘기를 하는 음성파일을 받았는데요. 그 음성 파일 속에서 한 조합장이 삼성물산이 아닌 시공사 여러 군데를 지칭하면서 '삼성물산보다 못하다. 삼성물산이 되게끔 해야 된다. 내가 삼성물산 선택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얘기를 하거든요. 왜 삼성물산을 그렇게 밀어줬는지 저도 조금은 궁금합니다. 그래서 한 조합장에게도 물었는데 전혀 관계가 없다고 얘기를 하더라고요.

창호 관련해서도 한 제보자가 삼성물산의 어떤 영업소장과 한형기씨와 창호, 이런 데가 다 연결이 되어 있다고 이야기 했거든요. 저희가 취재원 보호 때문에 제보자를 특정할 수는 없지만, 금액도 굉장히 구체적이었어요. 그들이 어떤 식으로 연결돼 있는지도 삼성물산 내부 사람에게 이야기를 들은 거라서, 그런 부분에 대한 관리-감독은 좀 돼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난 2일 방송된 MBC < PD수첩 > '재건축의 신 in 펜트하우스2'편의 한 장면

지난 2일 방송된 MBC < PD수첩 > '재건축의 신 in 펜트하우스2'편의 한 장면 ⓒ MBC

 
- 혹시 방송에 미처 담지 못한 내용이 있나요. 
"사실 용역업체 사람들은 더 취재를 많이 했어요. 또 추가 제보 받은 건들이 많아서 실제 취재를 진행했는데, 저희가 수사기관이 아니다보니 한계가 있었어요. 본인 입으로 '내가 시세를 다 움직였고'라고 얘기하는 것에 대해선 법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부분이 없다고 하더라도, 조합이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는 찾아볼 필요가 있지 않나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 시청자에게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뭔가요. 
"지금 집값이 연일 상승하고 있어요. 상승세가 조금 주춤하고 있다곤 하지만 지금 집값의 지표가 되고 있는 반포 일대는 '평당 1억이 됐다', '분양가가 5668만 원 넘었다'라는 식으로 조합장이나 시공사들이 자랑스럽게 이야기 하고 다니거든요. 이게 한 사람 개인 문제가 아니고 부동산 시장을 좌지우지 하는 부분도 있기 때문에 1, 2부로 다룬 겁니다. 재건축 사업에 이런 문제점이 있으니 좀 더 투명하게 진행돼야 한다는 점을 알아주셨으면 좋겠고요. 앞으로 집값 안정을 위해서라도 이런 문제점들이 빨리 개선돼야 한다는 것에 공감해주셨으면 좋겠어요."
김경희 PD수첩 재건축 한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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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와 이영광의 '온에어'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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