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먼 곳' 거리감에 대한 고민 박근영 감독과 이상희, 기주봉, 기도영, 강길우, 홍경 배우가 8일 오후 서울 광진구의 한 상영관에서 열린 영화 <정말 먼 곳> 시사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정말 먼 곳>은 자신만의 안식처를 찾은 주인공에게 뜻하지 않은 방문자가 도착하면서 흔들리기 시작하는 일상을 담은 영화다. 18일 개봉.

▲ '정말 먼 곳' 박근영 감독과 이상희, 기주봉, 기도영, 강길우, 홍경 배우가 8일 오후 서울 광진구의 한 상영관에서 열린 영화 <정말 먼 곳> 시사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정말 먼 곳>은 자신만의 안식처를 찾은 주인공에게 뜻하지 않은 방문자가 도착하면서 흔들리기 시작하는 일상을 담은 영화다. 18일 개봉. ⓒ 이정민

 
성 소수자와 그 주변 사람들의 혐오 시선을 다룬 영화 <정말 먼 곳>에 참여한 감독과 배우들이 영화에 담긴 아름다움과 메시지를 강조했다. 8일 서울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 열린 언론 시사회에 박근영 감독과 배우 강길우, 홍경, 이상희, 기주봉, 기도영 등이 참석했다.

<정말 먼 곳>은 강원도 화천을 배경으로 어떤 차별의 시선 때문에 서울을 등진 한 청년과 그에게 집과 마음을 내어준 사람들을 다루고 있다. 강길우가 화천에서 양을 키우며 정착 생활을 시작한 진우 역을, 홍경이 그의 연인이자 시인 현민 역을 맡았고 이상희가 진우의 쌍둥이 남매 은영을, 기주봉과 기도영이 진우를 받아들인 시골 마을 주민 중만과 문경을 연기했다.

박근영 감독은 우선 강원도 화천이라는 지역에서 영감받아 영화를 시작하게 됐음을 강조했다. "그곳이 가진 각양각색을 담고 싶었다"며 박 감독은 "영화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단어가 바로 거리감이었다"고 말을 이었다. 

박 감독은 "진우가 꿈꿀 수 있는 안식처가 자신으로부터 얼마나 멀까 생각하며 화천까지 왔고, 그곳에서만큼은 안식처를 지키고 싶었겠지만 여전히 존재하는 (혐오의 시선이 담긴) 사건을 맞이하며 좌절을 겪는다"며 "사실 주인공 두 사람은 아이를 키우고 사람들과 함께 살고 싶었는데 그걸 욕심이라 표현하는 게 너무 슬펐다. 우리 안에 존재하는 혐오는 결국 그 사람들이 상상도, 이해도 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소수자들이 느끼는 거리감. 이게 감독이 영화에 담고 싶은 주요 주제였다. 박근영 감독은 "한 장면도 허투루 찍지 않고, 극장에서 보는 걸 가정하고 작업했다"며 "한정된 기간 영화가 상영될 텐데 많은 관객분들과 제가 가진 고민을 나누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정말 먼 곳' 강길우-홍경, 웃음이 멋진 남자들 강길우와 홍경 배우가 8일 오후 서울 광진구의 한 상영관에서 열린 영화 <정말 먼 곳> 시사회에서 웃고 있다. <정말 먼 곳>은 자신만의 안식처를 찾은 주인공에게 뜻하지 않은 방문자가 도착하면서 흔들리기 시작하는 일상을 담은 영화다. 18일 개봉.

▲ '정말 먼 곳' 강길우-홍경, 웃음이 멋진 남자들 강길우와 홍경 배우가 8일 오후 서울 광진구의 한 상영관에서 열린 영화 <정말 먼 곳> 시사회에서 웃고 있다. <정말 먼 곳>은 자신만의 안식처를 찾은 주인공에게 뜻하지 않은 방문자가 도착하면서 흔들리기 시작하는 일상을 담은 영화다. 18일 개봉. ⓒ 이정민

  

'정말 먼 곳' 이상희-기주봉, 아버지 모시듯 이상희 배우가 8일 오후 서울 광진구의 한 상영관에서 열린 영화 <정말 먼 곳> 시사회에서 기주봉 배우에 묻은 티끌을 떼어주고 있다. <정말 먼 곳>은 자신만의 안식처를 찾은 주인공에게 뜻하지 않은 방문자가 도착하면서 흔들리기 시작하는 일상을 담은 영화다. 18일 개봉.

▲ '정말 먼 곳' 이상희-기주봉, 아버지 모시듯 이상희 배우가 8일 오후 서울 광진구의 한 상영관에서 열린 영화 <정말 먼 곳> 시사회에서 기주봉 배우에 묻은 티끌을 떼어주고 있다. <정말 먼 곳>은 자신만의 안식처를 찾은 주인공에게 뜻하지 않은 방문자가 도착하면서 흔들리기 시작하는 일상을 담은 영화다. 18일 개봉. ⓒ 이정민

 
강길우와 홍경 또한 같은 맥락에서 영화의 주제를 강조했다. "영화를 준비하면서도, 그 전에도 다양한 사랑의 형태를 지지했기에 이 작품에 참여하는 것에 전혀 거부감이 없었다"면서도 강길우는 "촬영하며 (성 소수자들이 처한) 그 고통을 간접적으로 경험하고 체험했는데 과연 내가 그들의 아픔을 얼마나 들여다보려 했는지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홍경은 "21세기에 살고있기에 이런 모습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져야 한다고 생각하며 영화를 준비했다"며 "진우와 현민이 겪는 어려움을 연기하며 실제 사람들의 어려움을 이해하려 노력했다"고 마음가짐을 전했다.

특히 현장에서 연장자이자 선배격인 배우 기주봉은 "성 소수자를 생각해볼 때마다 젊었을 적 이태원에 가서 그들이 사랑하는 얘기도 많이 들어서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아직 작품적으로 관객분들에게도 낯선 부분을 다룬다는 게 좋아서 참여했다"고 소신을 밝혔다. 그는 "작품 제목처럼 그들이 정말 먼 곳에 있는 것처럼 편견을 갖지 마시고 같이 사는 걸로 생각해 주시길 바란다"는 당부의 말도 덧붙였다.

영화에서 일종의 갈등의 불씨 역할을 하는 이상희는 "대본을 읽고 등장 인물 모두에게 마음이 쓰였다"며 "설이만 있으면 자신의 삶이 제자리로 돌아올 거라 믿는, 엄마가 된다는 걸 마주하는 인물인데 감독님과 상의해가며 해나갔다"고 말했다.

기주봉과 실제 부녀 관계인 기도영은 아버지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아빠와 같이 작업하는 게 처음이라 걱정도 많이 했는데 생각보다 아빠에 대해 많이 알게 됐다"며 "사실 대선배님인데 제가 편안하게 대할 수 있어서 편했다. 특별한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영화 <정말 먼 곳>은 오는 18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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