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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홍성의 한 야산에서 두릅이 자라고 있다. 두릅은 농민이 직접 심은 것이다.
 충남 홍성의 한 야산에서 두릅이 자라고 있다. 두릅은 농민이 직접 심은 것이다.
ⓒ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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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야산에 가지런히 나 있는 두릅이나 각종 산나물들은 주인이 있는 경우가 많다. 봄나들이에 들 떠 산나물을 무단으로 채취했다가는 법적인 처벌을 받을 수 있다. 산나물 무단 채취는 절도죄에 해당한다는 알림성 기사도 봄만 되면 나오는 단골 기사다. 하지만 산나물 무단 채취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충남 홍성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6일 홍성의 한 마을을 찾았다. 집 앞 야산에 두릅을 심은 A씨는 최근 몇 년 사이 지속적으로 두릅을 도난당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두릅은 A씨가 천안에서 뿌리를 사와 야산 밭에 손수 심은 것이라고 했다. 

A씨는 봄철에 수확한 두릅을 수덕사에 있는 식당과 이웃들에게 알음알음 팔고 있다. 하지만 요즘 미쳐 여물지도 않은 두릅을 몰래 따가는 사람들 때문에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A씨는 "정 먹고 싶다고 얘기 하면 몇 개 정도는 그냥 줄 수도 있다"며 "굳이 몰래 두릅을 따가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다 자라지도 않은 어린 나무에서 두릅을 따면 나무가 죽어 버린다"며 "농가 입장에서는 올해 농사뿐 아니라 내년 농사까지도 망치게 된다. 요즘은 어디로 놀러 가지도 못하고 두릅나무를 지키고 있다"고 호소했다.

주민 B씨는 "운동이나 산책을 한다며 배낭을 메고 와서 두릅을 따간다"며 "따지 말라고 하면 좀 나눠먹지 뭘 그리 야박하게 구냐고 말한다. 하지만 농가 소득과 직결된 문제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하우스 농사를 짓기 어려운 시골 노인들은 용돈 벌이를 위해 야산에 두릅 나무을 심는다. 그분들의 마음을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B씨는 "경찰에 신고를 하면 사진을 찍으라고 한다"며 "하지만 시골 노인들은 휴대폰 조작이 어렵다. 사진을 찍어 경찰에 신고를 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라고 말했다.

태그:#두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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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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