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는 6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올해 첫 '낙동강 더비'에서 이대호의 만루홈런, 한동희의 홈런을 앞세워 전 시즌 챔피언 NC다이노스를 10대5로 꺾었다.

이번 경기는 NC의 2020년 한국시리즈 우승 후 롯데를 처음 만나는 경기라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끌었다. 많은 전문가들이 디펜딩챔피언 NC의 낙승을 예상했으나 롯데가 이변을 일으켰다.

승부처는 어디서?

선취점은 3회에 나왔다. 3회 초 1사에 유격수 9번타순으로 선발출장한 롯데의 외국인 타자 딕슨 마차도가 송명기의 145km의 공을 머리에 맞으며 그라운드에 그대로 쓰러졌다. 롯데 허문회 감독도 순간적으로 벤치에서 나올 정도로 일촉즉발의 상황이었다. 마차도는 간단한 응급처치를 받은후 들것에 실린 채 앰뷸런스를 타고 인근 병원으로 후송됐다.

그리고 송명기는 'KBO헤드샷 규정'에 따라 퇴장 조치 되었다. NC는 급하게 투수 김건태를 올렸다. 김건태는 후속타자 안치홍을 좌익수 플라이로 처리하며 3회를 무난하게 막아내는 듯했으나 연달아 볼넷 두개를 내주며 2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이 상황에서 롯데의 '영원한 4번타자' 이대호가 김건태의 실투를 받아쳐 만루포를 쏘아 올렸다. 이 홈런으로 롯데는 4-0 으로 앞서나가게 되었다.

NC도 가만히 있지는 않았다. 3회 말 강진성의 안타와 앤더슨 프랑코의 폭투 후 권희동의 희생플라이로 한점 따라붙었다. 위기감을 느낀 롯데는 5회 초 한점을 더 달아나서 점수는 5-1이 되었으나, NC는 바로 5회 말 앤더슨 프랑코의 제구가 흔들린틈을 타 두 점을 쫓은 후 6회와 7회 연달아 한점씩을 추가로 내면서 점수는 5-5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두 팀의 희비가 갈린 건 9회였다. NC는 9회 초 마무리 원종현을 투입하며 역전의 발판을 마련하고자 했다. 하지만 김찬형의 아쉬운 수비와 정훈에게 안타를 맞으며 1사 1,3루 상황에서 지시완에게 큼지막한 우중간 적시2루타를 내주면서 점수는 6-5가 되며 흐름이 롯데 쪽으로 넘어가게 되었다. 하지만 롯데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후속타자 한동희가 원종현의 공을 받아쳐 승부에 쐐기를 박는 쓰리런 홈런을 쏘아 올렸다. 점수는 9-5 가 됐으며 이 홈런으로 NC는 추격할 의지를 완전히 잃고 말았다.

NC는 마운드를 문경찬으로 교체하며 사실상 '항복선언'을 했다. 그 후 안치홍의 솔로포까지 가세하며 롯데는 10-5 라는 큰 점수차로 9회 초를 끝마쳤다. NC는 9회 말 반격에 시도했으나 점수를 내지 못한 채 그대로 게임이 종료되었다.

아쉬웠던 선발투수들

NC는 시즌 전, 구창모의 부상과 외국인 투수 웨스 파슨스의 어깨염증으로 인한 선발로테이션 이탈로 송명기를 2선발로 낙점했다. 송명기는 2019 KBO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출신으로 작년 구창모의 후반기 공백을 메우며 NC의 '뉴 에이스' 같은 역할을 하며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기여했다. 시즌 후에는 신인왕 투표에서 3위에 오르며 내년이 기대되는 투수였다.

이날 경기도 1회와 2회를 차례로 막아내며 NC의 마운드를 든든하게 지키는 듯했으나, 3회들어서 제구가 흔들리기 시작하더니 롯데 외국인 타자 딕슨 마차도의 머리를 맞추며 마운드에서 내려올 수밖에 없었다. 

NC는 송명기의 퇴장 이후 김건태, 이승헌, 류진욱 등의 롱 릴리프를 투입하며 NC의 마운드를 지켰다. 제대로 된 선발투수가 부족한 NC로써는 송명기의 퇴장이 더욱 뼈아플 수밖에 없었다. 

한편 롯데의 선발투수 앤더슨 프랑코는 'KBO 데뷔전'을 치렀다. 프랑코는 1회 때 위기를 맞았지만 병살타로 극복하며 2회부터는 KBO에 적응한 모습이었다. 3회 폭투로 한점을 내주기는 했지만 4사구도 없이 NC의 강타선을 상대로 나름대로 잘 버티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5회 들어서 제구가 잘 되지 않으며 연달아 4사구를 세개씩이나 내주며(볼넷-몸에 맞는공-몸에 맞는공) 스스로 만루위기를 자초하는 모습을 보였다. 어찌어찌 2점을 주며 막기는 했지만 롯데로써는 아쉬울 수밖에 없는 부분이었다. 

'영원한 4번타자' 돌아온 이대호

이대호는 이날 5타수 3안타 5타점 1홈런 을 기록하며 불방망이를 뽐냈다. 이대호는 시즌 전 구단과 FA계약을 체결하며 우승에 대한 열망을 나타냈다. 그 열망을 표출하기라도 하듯 이날 경기에서 2021 KBO 1호 만루홈런을 때려내며 롯데의 승리를 견인했다. 

사실 FA계약이 깔끔하게 이뤄진 것은 아니었다. 롯데와 이대호는 해를 넘긴 2021년 1월 중순까지도 계약을 체결하지 못했다. 사정을 들은 롯데 그룹 측 에서 자금을 지원해주며 2년 총액 26억 (계약금 8억, 연봉 8억, 우승옵션 매년 1억)에 극적으로 도장을 찍었다. 계약을 체결하며 동료들에게 미안함을 전했던 이대호는 이번 홈런으로 마음의 짐을 조금이나마 덜게 됐다.

깊어지는 양 팀 감독들의 고민

NC는 믿을만한 선발투수 루친스키, 송명기를 내세우고도 승리를 따내지 못하며 개막 이후 2연패를 당하며 비상이 걸렸다. 통합우승 2연패를 노리는 NC입장에서는 새 외국인 투수 웨스 파슨스와 좌완 에이스 구창모의 빈자리가 너무 크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롯데는 승리했으나 썩 기쁘지는 않다. 외국인 타자 딕슨 마차도의 복귀시점을 알 수없기 때문이다. 마차도는 작년 롯데 야수중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 1위 를 기록하며 수비·타격 두 방면에서 맹활약했다. 하지만 이번 몸에 맞는 공으로 결장은 불가피 할것으로 보인다. 마차도의 병원 검사 결과에서는 "큰 이상은 없지만 맞은 부위가 머리라 향후 몇 주 동안은 지켜봐야 한다"라는 소견이 나왔다.

양 팀은 이런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두 팀은 다음날 7일 '낙동강 더비' 2차전에서 다시 맞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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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NC다이노스 롯데자이언츠 이대호 송명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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