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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라 산림청 산림산업정책국장이 최병성 기자의 <산림청이 저지른 엄청난 사건, 국민 생명 위험하다> 기사에 대한 반론을 보내와 가감 없이 싣습니다. 최병성 기자의 후속기사도 준비중입니다.[편집자말]
최근 언론에서 탄소중립 이행을 위한 무분별한 벌목이 발생한다는 기사와 사진으로 많은 국민들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심지어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탄소중립에 차질이 생겨 멀쩡한 산을 밀어버린다는 기사까지 등장하고 있다. ( [관련기사] 산림청이 저지른 엄청난 사건, 국민 생명 위험하다 http://omn.kr/1t88z )
 
강원도 홍천군의 또 다른 벌목 현장. 도로를 따라 양쪽의 숲이 사라졌다.
 강원도 홍천군의 또 다른 벌목 현장. 도로를 따라 양쪽의 숲이 사라졌다.
ⓒ 최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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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재 수확, 문재인 정부 때 오히려 감소

목재수확은 산림순환경영(조림-풀베기-가지치기-솎아베기-수확-조림)의 한 과정으로, 우리나라 전체 산림 630만ha 중 234만ha의 경제림에서 이루어지고 있으며, 경제림은 국산목재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2005년부터 시행해온 정책이다. 이번 정부 들어 탄소중립을 위해 대규모 벌목이 발생한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고, 오히려 지난 정부에 비해 벌채면적과 목재수확량은 감소했다.
 
* 연평균 벌채(모두베기) 면적(ha) : 박근혜 정부 25,787 → 문재인 정부 24,863
* 연평균 벌채량(천㎥) : 박근혜 정부 8,055 → 문재인 정부 5,713
(단위 : ha, 천㎥)
 
우리나라는 국내에서 소비하는 목재수요량의 84%를 해외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반면, 매년 자라나는 나무의 양, 즉 연간 임목축적량 대비 약 20% 수준만 목재로 수확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전 세계는 산림관리에 있어 지속가능한 산림경영(SFM)을 가장 기본원칙으로 하고 있으며, 독일 등 선진국에서는 매년 자라나는 임목축적량을 고려해 지속가능한 범위의 목재수확량을 정하여 그 수준 안에서 목재를 수확하고 있다.

세계 주요국의 목재수확 비율은 독일 2.6%, 스위스 2.4%, 오스트리아 2.0%다. 한국의 경우 0.5%로 29개국 중 27위다. OECD 국가들을 비교해도 우리나라의 목재수확(벌채) 비율이 높지 않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국산목재 사용 비율을 높이는 것은 경제적인 측면에서뿐만 아니라 탄소발자국을 줄이는 기후위기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일부 환경단체에서 우려하는 것처럼 탄소중립 이행을 위한 대규모 벌채는 없을 것이다. '30년까지 탄소중립 이행을 위해 임도, 임업기계 등 경영기반 확충에 집중하고, 현재 약 2.4만ha인 목재수확 사업을 점진적으로 늘려 '50년까지 3만ha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번에 보도된 벌채현장 사진은 개인 소유 산림으로, 「산림자원법」 제36조에 따라 합법적으로 허가를 받아 목재를 수확한 곳이다. 경제림육성단지로서 인공조림한 잣나무림 50년생 이상 산림에 대하여 3년간 240ha에 벌채를 하였고, 그 중 65ha에 대해서는 조림을 실행하였다. 벌채 후 산림이 전용되는 것을 걱정하는 국민들이 있는데 「산림자원법」 제10조는 벌채지에 대해서 의무적으로 조림사업을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이는 어려운 일이다.

산림청은 이번 보도 대상지 외에 최근 3년간 5ha 이상 벌채 허가지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임업인과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현행 벌채제도를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30년 지나면 숲 전체의 탄소 흡수량은 감소한다

최근 보도는 나무 한 그루의 생장량을 측정하여 흡수능력이 급격히 증가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1ha 단위의 산림에서 주요수종의 표준 탄소흡수량을 산정하였고 20년 또는 25년에서 가장 높은 순흡수량을 보여준 이후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림 1ha와 나무 한 그루가 흡수하는 이산화탄소 양이 최대가 되는 시점이 다른 이유는 단위면적 당 남아 있는 나무 그루 수가 다르기 때문이다. 산림의 나이가 많아질수록 남아 있는 나무 그루 수가 적어지기 때문에 산림 1ha가 흡수하는 이산화탄소 양은 줄어들더라도 나무 한 그루가 흡수하는 이산화탄소 양은 많아질 수 있는 것이다.
 
(예)
강원지방소나무숲 20년생 : 5.0kgCO2/그루 × 2,030그루/ha = 10.1톤/ha
강원지방소나무숲 50년생 : 9.2kgCO2/그루 × 732그루/ha = 6.7톤/ha
 
기사에서 인용한 2014년 <네이처>의 연구는 세계 열대‧온대 지방에 서식하는 403종을 조사한 결과 나이가 많아질수록 성장속도가 더욱 빨라진다고 발표하였다. 하지만 이는 윈시림의 거대 개체목을 대상으로 조사한 것으로, 나무는 나이가 들수록 생장률이 떨어져 이산화탄소 흡수기능도 줄어든다는 것이 학계의 정설이다.

결국 나무를 보느냐 숲을 보느냐의 문제이다. 2030년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과 2050 탄소중립 이행을 위해서는 우리나라 산림 전체의 흡수량을 측정하고 전망하는 것이 필요하다.

교토의정서에서도 목재수확을 산림경영으로 인정

'산림전용(deforestation)'은 교토의정서 3.3조에서 제시되었으며 마라퀘시합의에서 "직접적이고 인위적으로 산림지를 산림지 이외의 용도로 전환하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즉, 산림전용이란 산림지를 농지, 초지, 주택지와 같은 다른 토지이용 형태로 전환하는 것을 말한다.

반면, 목재수확은 교토의정서 3.4조에서 규정한 산림경영(forest management)의 경제적 활동의 하나이다. "조림 → 가지치기 → 솎아베기 → 수확(harvest) → 조림"으로 연결된 지속가능한 산림경영의 한 활동으로, 영구히 산림으로 존재하며 다른 토지이용으로 전환되는 교토의정서 3.3조의 '산림전용'에 해당하지 않는다.

산림사업으로 토양 파괴? 토양 소실 최소화를 위해 노력할 것

산림에서의 모든 작업은 토양 등 환경의 부분적 훼손은 피할 수 없는 부분이다. 벌목 과정에서 토양 등 산림생태환경의 교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가선(케이블)을 공중에 설치하여 원목을 매달아 운반하는 가선계 집재기계를 개발하여 이용 중이다.

일본의 경우 20년 전부터 임업기계 분야를 집중 지원하여, 작업환경을 개선하고 목재자급률을 '00년 18.9%에서 '17년 30%로 대폭 끌어올렸다. 우리나라는 높은 인건비와 임업의 낮은 채산성으로 인해 산림토양을 보전하면서 목재를 수확하는 것이 어려운 현실이다.

국립산림과학원은 각종 산림사업 시 토양소실 등을 최소화할 수 있는 임목수확시스템을 개발하는 연구를 강화할 계획이다. 아울러, 산림청은 개발된 임업기계를 보급하고 영세한 산림소유자가 임업기계를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제도를 보완하는 등 친환경적인 산림작업 환경을 구축하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숲가꾸기는 산사태를 예방한다

오마이뉴스에서 충주호 인근 지난해 발생한 산사태(피해면적 0.73ha, 복구금액 1억1100만원)의 주된 원인이 숲가꾸기 사업이라고 보도한 내용에 대해 파악한 결과 숲가꾸기가 아닌 수확벌채 후 조림을 한 지역으로 확인되었다. 또한, 지난해 여름 제천지역은 1972년 이래 가장 많은 비가 단기간 집중되었으며, 이로 인해 산사태가 발생하였다고 보는 것이 더욱 합리적이다.(제천지역은 '20.7.29.~8.6.까지 553.4㎜의 기록적인 폭우가 내려 인명ㆍ재산피해가 매우 커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었음. 제천시 산사태 피해 면적 89ha.)

숲가꾸기 사업은 나무의 뿌리 발달을 촉진시켜 주변 토양을 지탱하는 말뚝효과와 그물효과가 발휘되어 재해에 강한 건전한 산림을 만든다. 또한, 하층식생을 증가시켜 생물다양성을 증진하고, 나무의 질적 개선과 생장량 증가로 탄소흡수원 확충과 고부가가치 목재생산에 기여한다.

산림청은 앞으로 국민 여러분이 걱정하시는 일이 없도록 목재수확 벌채를 포함한 모든 산림사업과 산림정책의 추진에 있어 임업인과 국민 여러분의 눈높이에 맞추도록 노력할 것이다. 아울러, 다양한 분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핵심 이해관계자 협의체를 구성하여, 상반된 입장을 가진 전문가, 이해관계자들이 마음껏 소통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여 의견을 듣고 산림부문 탄소중립 전략을 9월까지 확정할 계획이다.

태그:#숲가꾸기, #산림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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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청 산림산업정책국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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