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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당 대표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국민의힘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당 대표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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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도직입적으로 말하겠다. 당 대표가 되고 싶다."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에 출사표를 던졌다. 이 전 최고위원은 20일 오후 국민의힘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 당에 무한한 주인의식과 더불어 문제의식을 느끼고 이 자리에 섰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4.7 재보궐선거를 "얼떨결에 얻은 과분한 승리"라고 평가하며 "젊은 지지층의 지지를 영속화하려면 우리는 크게 바뀌어야 한다"라고도 이야기했다.

그는 "우리는 각자 마음속에 깊게 자리한 만성적인 비겁함과 탐욕을 게워 내야 한다"라며 "지난 총선이 끝나고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목소리를 키웠을 때, 그것이 앞으로 사전투표 불참에 따른 표 손실을 계속 초래할 것은 자명했다. 그런데 알면서도 다들 외면했다"라고 꼬집었다. "음모론자들에게 면죄부와 땔감을 제공해줬다"라며 "그에 기세등등해진 음모론자 유튜버들은 전당대회가 치러지는 이 순간까지도 당을 흔들고 있다"라는 주장이었다.

이어 "자기들 진영에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서 추상같지 못한 비겁자들을 바라보면서 문재인 정부의 '내로남불'에 실망한 어떤 젊은 지지층이 우리에게 표를 주겠느냐"라며 "우리는 박근혜 정부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을 때 그에 대해 경종을 울릴 용기가 없었던 비겁자들이기에 벌을 받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가 당 대표가 되면 우리는 다시는 진실과 정론을 버리지 않을 것이고 비겁하지 않을 것"이라며 "극단적인 주장이나 수단과 완전하게 결별하겠다"라는 천명이었다.

"최고위 회의마다 '조은산' 탄생할 수 있다"

이날 기자회견문을 통해 이준석 전 최고위원은 "젊은 세대에게 약속해야 할 것은 개방이고 경쟁"이라며 "오세훈 후보는 젊은 세대에게 4평 남짓한 5t 유세차 트럭의 적재함을 내어주는 결단으로 젊은 세대의 유례가 없는 지지를 얻어냈다. 이제 당은 더 큰 혁신을 위해 무엇을 내어 줄 수 있느냐?"라고 물음표를 던졌다.

이 전 최고위원은 "제가 당 대표가 되면, 능력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신의 실력을 바탕으로 당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경쟁선발제를 주요 당직에 도입하겠다"라며 "대변인과 전략, 기획 업무를 하는 당직은 토론배틀이나 정책공모전, 연설 대전 등의 방식으로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약속했다.

또한 "제가 당 대표가 되면 우리 당의 최고위 회의는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매일 한 편씩 현 시국에 대해 보내주신 당원과 시민들의 글을 소개하는 것으로 시작하겠다"라며 "유세차에 오를 때마다 100만 조회 수를 달성하는 젊은 2030 영웅들이 탄생했던 것처럼, 회의마다 국민의 심금을 울리는 '조은산'이 탄생할지도 모른다"라고 기대했다.

그는 "자산불평등, 젠더, 입시공정 등 테마는 많고 할 일은 많다"라며 "이제 정치권은 젊은이들이 쓰는 유행어를 학습하고 따라쓰는 수준을 지나, 그들의 이슈를 세밀하게 공부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젠더 이슈가 불거진 이후로, 학습이 부족한 상태로 어설픈 양비론과 좋은 게 좋은 거지 하는 마음으로 이 이슈에 의견을 내는 인사들이 많이 있다"라며 "젊은 세대의 강한 배척과 조소를 받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는 과거로 돌아갈 수 없다. 솥을 깨고 배를 가라앉혀야 한다"라며 "더 이념 논쟁과 지역 구도로 우리가 확장할 수 있는 지지층은 없다. 미래세대를 향해 우리가 바뀌어 나아가는 것이 유일한 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 일환으로 "내년 지방선거부터 우리 당이 공천하는 모든 공직선거 후보자에게 국가직무능력표준 NCS와 유사한 최소한의 자격을 요구하겠다"라고 선언했다. "젊은 세대는 9급 공무원이 되기 위해 노량진에서 2~3년씩 수험생활을 한다"라며 "우리 당의 공천을 받으려면 앞으로 기초적인 자료해석 능력, 표현능력, 컴퓨터 활용능력, 독해능력 등이 있어야 한다"라고 제시했다.

이어 "각자 하고 싶은 말만 하고 동원을 통한 세 대결에만 집중했던 대선 경선의 분위기를 일신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주제토론을 활성화하겠다"라며 "'따로 또 같이'라는 기획으로 4명의 대선주자를 예비경선을 통해 선출한 뒤 미리 준비한 주제들로 대선주자를 주제별로 두 명씩 엮어 2:2 팀 토론배틀을 하도록 하겠다"라고도 제안했다. "평소에 밥조차 같이 먹기 싫은 사람이라 할지라도 같이 한 팀이 돼 토론하는 과정에서 국민은 대선주자를 대면에서 평가하고 검증할 수 있을 것"이라는 구상이다.

그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슬로건"이라며 2010년 당시 인구주택총조사의 표어였던 "내일을 준비하는 대한민국이 당신을 빼놓지 않도록"으로 기자회견문 낭독을 마쳤다.

"어떤 소도 들어올 수 있지만, 특정 소 기다리지 않을 것" 
 
국민의힘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당 대표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국민의힘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당 대표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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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전 최고위원은 이후 이어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제가 생각하는 야권 단일후보 선출 모델은 조기 입당 및 합당을 통해서 우리 당내 경선에 최대한 많은 주자가 참여하는 것"이라며 "어떤 소도 들어올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다만 특정한 소를 위해 기다려주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가 합리적으로 정한 기간까지 들어온 모든 소는 공정하게 경쟁할 것이다. 우리 안에 들어온 소들을 최대한 흥행시키도록 하겠다"라고도 이야기했다.

그는 여러 여론조사에서 자신의 당대표 후보 적합도 혹은 선호도가 높게 나오는 데 대해 "우세지역에 계신 정치인들 같은 경우 공천을 최대한 다시 받는 쪽으로 진화한다"라며 "공천이라는 것은 선거와 달라서, 적이 없어야 한다. 적을 없애는 가장 쉬운 방법은 별다른 말을 안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렇게 진화하신 분들은 적이 없어서 공천을 자주 받을지 모르겠지만 다만 국민에게 긴 의정활동 통한 어떤 인상적인 입법이나 어떤 인상적인 정치적 행보를 보여주지 않는다"라며 "국민들이 그런 정치에는 단호하게 거부하고 있는 것"이라는 해석이었다.

한편, 이 전 최고위원은 최근 젠더 이슈와 관련한 자신의 언행에 대해서도 질문을 받았다. '20대 남성의 표를 얻기 위한 발화를 한다'는 지적에 대해, 그는 "분석 자체에 저는 크게 동의하지 않는다"라며 "제가 말하는 공정한 경쟁의 가치라는 것은 20대 여성에게 더 큰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라고 답했다. "토론배틀을 통한 경쟁선발방식은 오히려 여의도를 계속 들락거릴 수 없는 수많은 보편적인 젊은 청년과 여성들에게 장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며 "제가 설계하는 경쟁선발시스템 하에서 어떤 차별도 없도록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어 젠더 이슈를 두고 다른 당권주자들과 토론할 의사가 있느냐는 물음이 나오자, 그는 "제가 젠더 이슈에 대해 발언하게 된 계기는 이번에 이례적으로 높게 나타난 20대 남성의 지지 요인을 분석해달라는 논의해서 비롯된 것"이라며 "제가 관심 있는 수많은 정치적 아젠다 중에서 젠더 이슈는 아마 굉장히 작은 비중일 것"이라고 거리를 뒀다. 이어 "제가 제시한 당의 개혁방안들이 젠더 갈등 해소에 도움이 조금씩 될 것"이라면서도 "젊은 세대가 더 쉽게 정치에 참여할 수 있고, 와서 실질적 활동을 할 수 있는 데 주안점을 두고 정책경쟁이나 토론회에 임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나 "솔직히 말씀드리면, 우리 당의 다른 당권주자들이 사안에 대해서 이해가 좀 부족하신 것 같아서, 아직까지 논의에 성급하게 올리는 것이 위험할 수 있다"라고도 덧붙였다.

태그:#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 #출마선언, #전당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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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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