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티 워리어(MIGHTY WARRIOR)’ 강지원

‘마이티 워리어(MIGHTY WARRIOR)’ 강지원 ⓒ ONE Championship 제공

 
'마이티 워리어(MIGHTY WARRIOR)' 강지원(26)은 한국 MMA 역사에서 새로운 의미로 다가오고 있는 중량급 파이터다. 최근 그를 향한 격투 팬들의 관심이 상당히 크다. 2018년 공식적으로 종합무대에 들어선 후 채 5전 밖에 치르지 않았지만 벌써부터 그의 일거수 일투족에 뜨거운 관심이 쏠리는 분위기다.

이같은 상황은 강지원을 잘 모르는 팬들 입장에서는 선뜻 이해가 가지 않을 수도 있다. 강지원이 젊은 나이인 것은 맞지만 10대 후반, 20대 초반인 것도 아니고 20대 중반에 이제 5전을 치렀을 뿐이다. 그렇다고 '더 쎄다' 정다운(27‧코리안탑팀), '아이언 터틀' 박준용(30‧코리안탑팀)처럼 세계 최고 종합격투기 무대인 UFC 중량급에서 활약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최근 그에게 쏟아지는 관심은 정다운, 박준영 못지않다. 일단 그가 뛰고 있는 체급의 영향도 크다. 강지원이 활약 중인 체급은 헤비급(-120㎏)이다. 국내는 물론 동양계 파이터들 사이에서도 매우 수요가 적은 체급으로 바로 거기서 5전 5승을 거두고 있다는 것은 충분히 주목해볼 만하다. 거기에 전 경기를 넉 아웃으로 장식했으며 모두 1라운드 안에 승부를 마무리 지었다.

가장 최근에는 사고도 제대로 쳤다. 그가 현재 뛰고 있는 '원챔피언십(ONE Championship)'은 아시아 최고 격투기 단체다. 지금까지 12개국에서 167차례나 이벤트를 개최했으며 MMA뿐 아니라 킥복싱, 무에타이 등 입식격투기까지 다양한 색깔을 포괄하는 행보를 이어나가고 있다.

강지원은 거기서 2전째 만에 대어를 잡아냈다. 어려운 상대가 될 것으로 예상됐던 아미르 알리아크바리(37·이란)와 치렀던 매치업서 1라운드 1분 54초 만에 KO로 경기를 끝내버렸다.

2010년 세계레슬링선수권대회 그레코로만형 96㎏ 금메달리스트 출신이라는 경력에서도 알 수 있듯이 알리아크바리는 절대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었다. 2015년 MMA로 전향한 이후 강지원과의 경기전까지 10승 1패의 전적을 쌓았다. 10승 중 7번을 넉아웃으로 장식했을 만큼 타격 파워도 강력하다.

그런 베테랑을 맞아 제대로 힘도 싣지 않은 펀치로 KO를 이끌어내자 세계 격투계가 깜짝 놀랐다. 여기에는 현 헤비급 챔피언 아르잔 불라(35·캐나다)도 포함되어 있었다.
 
떠오르는 챔피언 타이틀 가능성, 대형사고의 기운
 
강지원은 동양인 헤비급 파이터들 사이에선 보기 힘든 화끈하고 깔끔한 전적을 남겼는데, 전 UFC 헤비급 파이터 쉐인 카윈(46·미국)을 떠올리게 한다. 그는 통산 12승 2패를 기록하고 은퇴했는데 막판 2연패 이전까지 12연승 행진을 달리며 놀라운 임팩트를 과시한 바 있다.

특히 '해머펀치'라는 애칭에서도 알 수 있듯이 한방의 파괴력이 무시무시했다. 12연승을 모두 넉아웃으로 이긴 것도 모자라 전 경기 1라운드 마무리라는 기염을 토해냈다. 단순한 한방 파괴력만 놓고 보면 UFC 헤비급 역사상 최고 괴물로 불리는 '프레데터' 프란시스 은가누(35·카메룬)와 비교되기도한다.

물론 임팩트에서 비슷한 부분이 있었을 뿐 카윈 등 레전드급 강자들과 비교하기에는 강지원이 가야 할 길은 아직 멀다. 그러나 동양파이터로서 헤비급에서 뛰는 것도 모자라 하드펀처 성향을 보이며 넉 아웃을 행진을 이어가고 있으니 그 자체만으로도 주목을 받기에 충분하다. '헤비급은 동양인에게 벅찬 체급이다'는 편견을 정면에서 깨트려 나가며 팬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주고 있는 모습이다.
 
 현 헤비급 챔피언 아르잔 불라

현 헤비급 챔피언 아르잔 불라 ⓒ ONE Championship 제공

 
지난 3월 5일 강지원이 알리아크바리를 KO로 눕힌 효과는 크게 다가오고 있다. UFC 스타 출신 필리핀계 미국인 브랜든 베라(44·미국)의 타이틀 3차 방어를 저지하고 챔피언에 오른 인도계 파이터 아르잔 불라는 "세계레슬링선수권대회 금메달리스트 출신 알리아크바리를 KO 시킨 한국인 선수에게 진심으로 감탄했다. 싸우고 싶다"며 대결을 희망했다. 강지원에게는 더없이 좋은 기회가 찾아왔다.

불라는 쥐스탱 트뤼도 총리로부터 "팬아메리칸 게임(남미+북미 종합경기대회), 코먼웰스 게임, 올림픽 등에서 국가를 대표해 싸워준 것을 비롯 원챔피언십 헤비급 챔피언까지 되어 캐나다를 빛내주었다"며 축하를 받는 등 자국 내에서 격투 스타로 떠오르고 있다. 그런 선수에게 상대로 언급된 것만으로도 홍보 효과가 상당하다.

이에 강지원은 지난 25일 싱가포르 일간지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와의 화상 인터뷰를 통해 "모두가 자신보다 약자라고 생각할 날 다음 상대로 거론해줘 고맙다"며 "충분한 훈련 시간이 주어진다면 알리아크바리와 똑같이 만들어줄 수 있다"는 말로 자신감을 드러냈다. 세계적인 대회에서 헤비급 타이틀전을 치르는 첫 한국인 파이터가 되는 것을 넘어, 기회가 찾아온다면 놓치지 않겠다는 포부가 느껴지는 발언이다.

물론 아직은 어떤 것도 속단하기 이르다. 챔피언이 직접 발언해준 덕분에 주목을 끌기는 했으나 타이틀 도전자가 누가 될지는 미지수다. 주최측에서는 강지원과 더불어 아나톨리 말리힌(33·러시아), 미들급, 라이트헤비급 통합 챔피언 레이니어르 더리더르(31·네덜란드) 등을 도전자 후보로 놓고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강지원은 상황을 주시하면서 언론플레이 또한 빼놓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더리더르가 두 체급 챔피언이라고 해도 헤비급 타이틀전에 바로 직행할 자격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타 체급에서 올라왔으면 다른 강자와 먼저 대결하는 것이 맞다"며 같은 헤비급인 자신에게 더 명분이 있음을 내세우고 있다.

맞대결 양상에 대해서도 냉정한 판단이 돋보인다. 강지원은 "챔피언십 타이틀전은 3라운드가 아닌 5라운드 경기인지라 레슬링은 물론 타격 수비 등 모자란 부분을 열심히 갈고 닦겠다"고 말하고 있는데, 이는 KO를 노리기는 하되 무리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넉 아웃 행진에 흥분하지 않고 여러 가지 상황을 염두에 두고 있는 모습은 현명해 보인다.

과연 강지원은 현재의 페이스를 몰아 챔피언 타이틀전까지 내달릴 수 있을까. 만약 헤비급 챔피언에 등극한다면 국내 MMA 역사에 큰 획을 긋는 대형사건이 될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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