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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욱 국방부 장관
 서욱 국방부 장관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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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욱 국방부 장관은 공군 여성 부사관이 성추행 피해 신고 뒤 조직적 회유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해당 사건을 공군에서 국방부로 이관해 수사할 것을 지시했다.

국방부는 1일 오후 "국방장관은 공군 부사관 사망사건 관련,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군사법원법 제38조(국방부장관의 군검찰사무 지휘/감독)에 따라 오늘 오후 7시부로 이번 사건을 공군에서 국방부 검찰단으로 이관해 수사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이는 초동수사과정에서 미흡한 부분이 있었는지, 2차 가해가 있었는지 등을 포함해 사건의 전 과정에서 지휘관리 감독과 지휘조치상에 문제점이 없었는지 면밀히 살피면서 수사 전반에 대한 투명성과 공정성을 기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공군은 공군법무실장을 중심으로 군 검찰과 군사경찰 합동으로 전담팀을 구성했지만, 이번 사건에 대한 비판 여론이 커지면서 국방부가 대응 수위를 높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국방부 검찰단이 피해 발생부터 피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기까지 사건 전반을 전체적으로 다시 들여다 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피해자가 상부에 피해사실을 신고한 후 조직적 회유․은폐가 있었는지 여부에 따라 관련자와 지휘관에 대한 문책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공군과 유족 측에 따르면 충남 서산의 한 공군 부대에 근무하던 A중사는 지난 3월 2일 선임부사관인 B중사로부터 억지로 저녁 자리에 불려나갔다. 업무와 연관이 없는 데다 5인 이상 집합 금지를 규정하고 있는 코로나19 방역 수칙에도 어긋나는 자리였다. 귀가하던 차량 뒷좌석에서 B중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A중사는 바로 다음 날 상관에서 피해사실을 알렸다.

하지만 방역 수칙 위반 사실을 추궁당할 것을 우려한 상관은 A중사에게 합의를 종용하고 회유했고, A중사는 군사경찰에 성추행 피해를 신고했다. 불안장애와 불면증 진단을 받은 A중사는 자발적으로 부대를 옮겨줄 것을 요청하고 두 달여간 청원휴가를 갔다.

유족에 따르면 청원휴가 중에도 회유와 은폐 시도는 지속되었다. 특히 같은 부대 동료인 남자친구를 통한 사건 무마 시도는 A중사를 더 괴롭게 만들었다.

A중사는 청원휴가 기간 중 부대 성고충 상담관 및 지역 민간 상담소를 통해 심리상담 등을 진행했으며, 이 과정에서 이메일과 문자 등으로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심경을 드러내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A중사는 지난 5월 18일 청원휴가를 마친 뒤 전출된 부대로 출근했지만, 같은달 22일 부대 관사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유족 측은 사건 발생 당일부터 상관에게 알렸지만, 즉각적인 가해·피해자 분리 조치가 이뤄지지 않는 등 피해자 보호 매뉴얼이 제대로 가동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또 피해 신고 이후 공군으로부터 국선변호인을 선임받았지만, 적극적인 피해자 변호 및 조사도 이뤄지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1일 MBC <뉴스데스크> 보도에 따르면 공군감찰부에서 A중사에게 선임해 준 국선변호인은 사건에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선변호인과 A중사의 통화는 단 2차례에 불과했으며 A중사의 질문에도 답변이 늦거나 아예 하지 않았다는 것이 유족 측의 주장이다. 가해자의 구속수사를 촉구했지만 국선변호인은 어이없다는 반응이었다고 유족은 주장하고 있다.

한편, 군사경찰은 A중사를 강제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B중사를 지난 4월 7일 기소의견으로 군 검찰에 송치했다. B중사는 증거 인멸 및 도주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를 받았다.

지난 5월 31일 A중사의 유족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사랑하는 제 딸 공군중사의 억울한 죽음을 밝혀주세요' 제목의 청원을 올렸다.  유족은 "공군 부대 내 지속적인 괴롭힘과 이어진 성폭력 사건을 조직 내 무마, 은폐, 압박 합의종용, 묵살, 피해자 보호 미조치로 인한 우리 딸(공군중사)의 억울한 죽음을 풀어달라"고 호소했다. 해당 청원은 게시 하루 만인 1일 오후 9시 현재 약 24만 명이 동의했다.
 

태그:#군내 성폭력, #공군 부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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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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