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으로 팀에서 이탈한 브룩스와 멩덴

부상으로 팀에서 이탈한 브룩스와 멩덴 ⓒ KIA 타이거즈

 
올시즌 KIA 타이거즈 선발진의 상황을 한마디로 축약하자면 설상가상이다. 지난 달 26일, 새 외국인 투수였던 다니엘 멩덴이 오른팔 굴곡근 통증을 호소해 이후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멩덴은 6월 이후 캐치볼에 돌입한 상황이며, 향후 불펜 피칭에 이어 이르면 6월 중순, 늦으면 7월 초에 복귀할 것으로 예상된다.

멋드러지게 관리한 콧수염과 함께 빼어난 구위를 자랑하며 2선발 역할을 하던 멩덴이었기에 그의 부상 이탈은 팀 전력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이후 설상가상으로 지난 5일, 2시즌째 선발 로테이션 대들보 역할을 하고 있는 에이스 브룩스마저 부상으로 팀에서 이탈하고 말았다. 브룩스는 멩덴에 비하면 가벼운 부상이지만 팔꿈치에 붓기가 생기고 물이 차있는 부상으로 선발 등판을 2차례 정도 건너뛸 것으로 보인다.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외국인 투수 2명을 원투펀치로 배치해 시즌을 운영한다고 봐도 좋을 만큼, KBO리그에 있어 외국인 선발투수의 역할은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올 시즌 8위로 떨어지며 5위권과 6경기차로 벌어진 KIA는 추격을 위한 동력이 갑자기 사라져 버린 것이다. 지난해에 비해 약해진 팀 전력 속에서도 버텨주던 선발진에 비상이 걸린 것이다.

1년 전이었다면 국내 선발 에이스 양현종의 어깨에 기댈 수 있었겠지만 올해는 다르다. 우여곡절 끝에 메이저리그 진출에 성공한 양현종은 텍사스 레인져스에서 활약하며 자신의 꿈을 하나둘 이루고 있다. 10년 넘게 KIA 선발진을 지키던 양현종이 언제쯤 KIA로 복귀할지는 기약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까지 KIA의 마운드를 지켰던 에이스 양현종

지난해까지 KIA의 마운드를 지켰던 에이스 양현종 ⓒ KIA 타이거즈

 
첩첩산중인 상황에서 KIA는 '제 2의 양현종'이라 불리는 신인 이의리의 호투에 기대를 걸고 있다. 사이드암 임기영이 최근 들어서 연달아 호투하고 있지만, 압도적인 구위를 갖춘 투수는 아니다. 경험은 부족하지만, 150km를 넘나드는 패스트볼을 구사하는 이의리가 오히려, 외국인 투수의 공백을 메울 적임자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로 4월에는 외국인 에이스 부럽지 않은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총 4경기에 등판한 이의리는 22.1이닝 동안 2.42의 평균자책점 WHIP(이닝당 출루허용) 0.94를 기록하는 등 특급 신인의 모습을 보여주며 화려한 조명을 받았다. 이 시기만 해도 신인왕은 물론이고, 선발로 10승 이상도 금방 달성할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기대가 너무 컸던 것일까? 5월 이후 성장통을 겪었다. 4월과 동일하게 4경기에 선발 등판해 16.2이닝 동안 7.56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것이다. WHIP는 1.98로 이닝 당 2명에 가까운 주자를 내보냈고 피안타율은 0.292로 3할에 육박했다. 제구 기복이 심해지며 전체적인 지표가 모두 하락한 것이다.
 
 올시즌 강력한 신인왕 후보인 이의리

올시즌 강력한 신인왕 후보인 이의리 ⓒ KIA 타이거즈


아무래도 1년차 신인이기 때문에, 체력 관리와 경기 운영에서 경험 부족을 드러낼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시행착오를 반복하던 이의리는 6월 첫 경기에서 5이닝 1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2승째를 획득했다. 5월과 다른 출발을 보이며, 4월 이상의 활약을 다짐했다.
 
시즌 2승을 기록하며 신인왕 경쟁에서 한발 앞서가고 있는 이의리는 6월 두 번째 등판에서 선두 다툼을 펼치고 있는 삼성 라이온즈를 만난다. 올 시즌 강팀의 면모를 되찾은 삼성을 상대로 이의리는 2경기 연속 호투를 이어갈 수 있을까? 외국인 투수가 다 빠진 KIA가 최하위 추락의 수모를 피하기 위해서는 스무살 신인 이의리가 선발진의 새로운 에이스로 자리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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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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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정민 / 김정학 기자)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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