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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군 성범죄 진상규명 및 재발 방지 특위' 1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군 성범죄 진상규명 및 재발 방지 특위" 1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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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결국 감사원에 당 소속 의원 부동산 투기 전수조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국민의힘은 9일 추경호 원내수석부대표, 강민국·전주혜 원내대변인이 감사원 민원실을 방문해 감사원 감사 의뢰 요구서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이 국민권익위원회에 의뢰한 전수조사 결과에 따라 부동산 투기 의혹이 불거진 당 소속 12명의 의원을 탈당 권유 혹은 출당조치한 데 따른 대응이다.

하지만 제1야당의 이같은 움직임에 정치권의 반응은 호의적이지 않다. 직무감찰의 범위에 대해 규정하고 있는 감사원법 제24조 4항에는 "국회·법원 및 헌법재판소에 소속한 공무원은 제외"하도록 되어 있다. 애초에 가능하지 않은 감사를 의뢰하는 것 자체가 보여주기식 생색내기라는 비판이 나온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이같은 지적에도 감사원 감사가 '가능하다'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관련 기사: 국민의힘 "탈당 가장한 본질 흐리기 쇼... '셀프조사' 못 믿어").

김기현 "감사원 감사 불가능하지 않아... 여당만 합의하면 된다"

9일 오전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기자들로부터 질문이 나오자 "감사원 감사가 불가능하지 않을 것 같다. 얼마든지 가능할 것 같은데?"라며 "여당만 합의하면 될 일인데, 왜 자꾸 발 빼는지 모르겠다"라고 답했다. "자기들 편에 유리하게 자꾸 하려는 경향이 있다"라며 "객관적으로 공신력 있는, 국민적 신뢰가 높은 데서 하자는 것"이라고 도리어 민주당을 비판했다.

전주혜 원내대변인은 이어진 백그라운드 브리핑에서 "(감사원법은) 직무 감찰의 대상이 국회의원이 아니라는 것"이라며 "전수조사 의뢰를 하는 것은 좀 달리 판단을 해야 한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계속 강조하는 것은 공정한 수사기관에서 조사를 받겠다는 것"이라며 "권익위를 믿기 어렵고, 누구는 왜 빠졌냐 이렇게 보도 계속 나오고 있지 않느냐"라고 말했다.

전 원내대변인은 "여러 점으로 봤을 때 경찰이나 권익위 조사는 신뢰하기가 어렵다"라며 "결국 민주당이 하는 '셀프 조사'이기 때문에 우리는 공신력 있는 제3의 기관에서 떳떳하게 조사를 받겠다, 그래서 감사원을 결정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날 BBS <박경수의 아침저널>에 출연한 양금희 의원 역시 "당에서 감사원에 원포인트 개정을 통해서라도 저희를 감사할 수 있는 그러한 권한을 주고 감사를 하게 된다면, 감사원이야말로 가장 중립적이고 독립적인 조사 기관"이라고 이야기했다. "최재형 감사원장이 쭉 걸어온 행보를 보면 어느 쪽에도 치우침이 없는 균형 감각을 가지고 있는 분"이라며 "우리 당의 대통령 후보로 거론이 된다고 해서, 그분이 정치적 행위를 한 게 있느냐 하면 없다"라고 감사원장에 대한 신뢰도 보였다.

민주·정의·열린민주는 냉랭... "국민의힘, 꼼수로 시간끌기 중단하라"

그러나 다른 정당들의 반응은 차갑다.

정의당은 지난 8일 이동영 수석대변인의 논평을 통해 "소속 의원 전원에 대한 전수조사를 받겠다는 건지 못 받겠다는 건지 솔직한 입장을 시민들에게 공개적으로 밝힐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라며 "감사원법상 국회의원은 감사원의 직무감찰 대상이 아니라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감사원 조사가 아니면 어떤 조사도 못받겠다고 우기는 꼼수와 억지는 시민들의 화만 돋운다는 사실을 명심하시기 바란다"라고 날을 세운 바 있다.

김의겸 열린민주당 의원 또한 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애초 안 되는 일을 하겠다고 한 것이다. 몰라서 그런 건가, 알면서도 그런 건가?"라며 "전자라면 무능한 것이고 후자라면 국민들을 우롱하는 짓"이라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더이상 시간 끌지 말고 국민권익위원회 부동산투기 전수조사에 동참할 것을 제안한다"라며 "저부터 권익위원회에 서류를 제출하고 철저하게 조사를 받겠다"라고 나섰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저에게 붙여준 별명이 '흑석' 아닌가? 그런 제가 먼저 매를 맞겠다는데 여러분들이 두려워할 게 뭐가 있느냐?"라고도 덧붙였다.

민주당 역시 같은 날 이용빈 대변인의 브리핑에서 "국민의힘은 감사원 감사 운운하는 꼼수로 시간끌기를 중단하고, 부동산 투기 의혹과 관련한 의원 전수조사를 즉각 실시할 것을 촉구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변인은 "국민의힘은 수차례에 걸쳐 전수조사에 동참할 것을 제안드렸지만 거부했다"라며 "결과가 두려워서인지 전수조사도 못 하면서, 불이익과 손해를 감수하고 전수조사를 실시한 민주당에 감 놔라, 배 놔라 할 자격이 있는지 스스로 자문해 보시기 바란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소속 의원에 대해 감사원 감사를 의뢰하겠다는 것은 그야말로 시간 끌기 꼼수에 불과하다"라며 감사원법을 언급했다.

그는 "꼼수와 눈속임으로 국민들을 속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 당장 사죄하시라"라며 "더 이상 비겁한 모습 보이지 말고 지금이라도 소속 의원 전원에 대해 즉각적인 전수조사를 실시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전당대회에 출마한 국민의힘 후보들께도 촉구한다"라며 "소속 의원 전원에 대해 부동산 투기 전수조사 실시 여부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혀 주기 바란다"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유력 당권주자들, 다른 기관 조사 가능성도 남겨놔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나경원(오른쪽 부터), 이준석, 주호영 후보.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나경원(오른쪽 부터), 이준석, 주호영 후보.
ⓒ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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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롭게도 국민의힘 유력 당권주자로 분류되는 이준석·나경원·주호영 후보가 모두 <연합뉴스>와의 9일자 인터뷰에서 나름의 입장을 내놓았다.

이준석 후보는 "송영길 (민주당) 대표의 엄중한 선택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우리 당에도 여당에 뒤지지 않는 도덕적 잣대가 있다"라며 "탈당·제명·당원권 정지가 중요한 게 아니다. 재발방지책을 포함해 실효성 있는 투기 의혹 근절 대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그(전수조사)에 준하는 형태로 조사해야 한다"라며, 감사원 감사 의뢰의 현실성에 대한 지적에 대해서도 "당선되면 원내지도부와 협의해 현실적 안을 마련하겠다"라며 여지를 남겼다.

나경원 후보 또한 "어떤 방법으로 조사할지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지만, 의원 전수조사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라며 "최대한 빨리 가장 신뢰받을 기관에 맡기겠다"라고 이야기했다. 소속 의원의 의혹이 드러날 경우 "강력하게 조치해야 한다"라며 "국회의원으로서 지위를 이용해서 취득한 정보를 이용했는지가 중요하다"라고 밝혔다. '민주당의 조치 이상도 검토하느냐'라는 질문에는 "그렇다"라고 답했다.

주호영 후보 또한 "야당이 돼놔서 투기할 정보도 없다"라며 "우리 당 의원들은 아무 문제 없다고 보지만, 만에 하나 불법이 드러나면 거기에 따른 엄격한 책임을 물으면 된다"라고 이야기했다. 당의 감사원 의뢰에 관한 물음에는 "민주당이 와서 우리 당을 조사해달라"라며 "민주당이 그걸 하지 않겠다면, 전원 외부 인사로 우리 부동산 문제를 자체 조사하겠다"라고 이야기했다.
   

태그:#국민의힘, #부동산투기, #감사원, #감사, #전수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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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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