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복싱계의 전설'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44·미국)와 2300만명 팔로어를 보유한 유명 유튜버 로건 폴(26·미국)의 복싱 시범경기가 주목을 받았다. 둘은 지난 7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하드록 스타디움에서 격돌했는데 결과는 무승부로 마무리됐다.

머쓱해진 쪽은 메이웨더였다. 조카뻘 나이에 신체조건에서도 월등한 폴이었지만 메이웨더는 현역에서 활약할 당시 적수를 찾아보기 힘든 무적의 복서였다. 실제로도 무패로 은퇴했다. 그런 상황에서 아무리 링을 떠난 지 오래됐다 하더라도 일반인이나 다름없는 상대와 졸전을 벌였다는 것은 자존심을 구기는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사실 이런 이벤트 경기는 40대 중반에 들어선 메이웨더 입장에서 여러모로 부담이 컷을 것이 분명하다. 이기면 당연한거고, 지면 망신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받아들인 이유는 단순하다. 많은 팬들이 주목하고 있고 그만큼 큰 금액이 오가기 때문이다. 실제로 메이웨더는 이번 경기를 통해 어지간한 복싱 빅매치 이상의 수입을 손에 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이벤트 매치에 대한 호불호는 크게 갈리는 편이다. 스포츠 자체로 봤을 때는 엉성하고 수준낮게 평가절하 될 수 있지만 관심 자체로는 어지간한 메인 타이틀전 못지않아 어디에 초점을 두느냐에 따라 다른 시선이 오가기도 한다.

최근 국내 격투계에서도 팬들의 시선을 잡아끄는 이벤트를 마련했다. 메이웨더와 폴처럼 엄청난 돈이 오가는 큰판은 아니지만 각각의 캐릭터와 스토리가 확실해 진작부터 흥미로운 경기로 주목을 받았다. 액션배우 금광산(45)과 야쿠자 출신으로 유명한 프로 파이터 김재훈(32)의 맞대결로, 둘은 오는 7월 3일 창원체육관서 있을 '로드몰 ROAD FC 058'대회에서 만날 예정이다.  
 
 액션배우 금광산

액션배우 금광산 ⓒ 배우 금광산 제공

 
공백 기간 길었던 프로파이터 vs. 늦깎이 액션배우
 
실제 파이터와 만화같은 대결을 펼치게 될 금광산은 늦깎이 액션 전문 배우다. 40세의 늦은 나이에 데뷔했지만 본인만의 확실한 캐릭터를 앞세워 개성 넘치는 조연으로 활약 중이다. 아직 연기폭이 다양하지는 않으나 근육질 큰 체격의 터프가이 이미지 외에 귀엽고 친근한 모습까지 가지고 있어 점점 활동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아수라> <고산자, 대동여지도> <럭키> <실종: 사라진 아내> <임금님의 사건수첩> <대립군> <조작된 도시> <악녀> <범죄도시> <롱 리브 더 킹: 목포 영웅> <성난 황소> <신황제를 위하여> 등의 영화를 비롯해 <몬스터> < 38사기동대 > <옥중화> <구르미 그린 달빛> <피고인> <쌈 마이웨이> <나쁜 녀석들: 악의 도시> <보이스2> 등 다양한 드라마에도 출연했다.
 
 금광산과 맞대결을 예약해놓은 '야쿠자 파이터' 김재훈

금광산과 맞대결을 예약해놓은 '야쿠자 파이터' 김재훈 ⓒ ROAD FC

 
그와 경기를 할 김재훈은 180cm 신장에 몸무게는 120kg가 훌쩍 넘어가는 베테랑 헤비급 파이터다. XTM 예능 프로그램 <주먹이 운다3-영웅의 탄생> 출연해 자신만의 확실한 캐릭터를 구축했으며 촉망받던 검도 유망주 출신, 야쿠자 회장의 경호원 생활 등 파란만장한 과거를 뒤로 하고 로드FC에서 파이터로 데뷔했다. 

험악한 외모와 달리 정감 있는 이미지까지 가지고 있는 김재훈은 격투 팬들 사이에서 개그 캐릭터로 불리기도 하는데, 경기 중 보여지는 움직임 하나하나가 남다른 흥미를 끌기도 했다. 너무도 잘 알려진 '궁극의 52연타', '샤샤샤 펀치'는 물론 '허허실실 뒤돌려차기', '샤샤샤 암바', '샤샤샤 파운딩' 등 그의 기술엔 여러 가지 수식어가 붙었다. 

이런저런 부분을 떠나 4전 4패라는 전적은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지만 어디까지나 그것은 프로 전적이다. 오랫동안 프로무대서 활동하고 훈련한 선수인 만큼 일반인, 아마추어와는 다를 것임이 분명하다.

일반인 금광산은 물론 프로선수 김재훈 또한 기술적인 수준은 높지 않다고 봤을 때 시합의 키포인트는 '체력'이 될 가능성도 높다.

김재훈은 예전부터 체력이 약하다는 지적을 받아왔으며 최근 공백 기간도 적지 않아  오랜 시간 경기를 진행할 몸 상태는 아닐 것으로 예상된다. 금광산 또한 많은 나이, 첫 시합 등을 감안했을 때 페이스 조절까지 하면서 경기를 풀어나가는 모습은 그려지지 않는다. 경기 초반부터 격돌이 예상되는 이유다.

국내 종합격투기 1세대 마니아로서 금광산의 시합 준비를 돕고 있는 이호택 실장은 "나 스스로도 새로운 도전에 주저함이 없는 삶을 살자고 다짐하지만 사실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현실 속에서 생각과 실행은 완전히 다른 얘기다"라며 "금 배우의 훈련을 돕는 입장에서 40대 중반, 중년의 남성이 도전할 수 있는 최극단의 영역을 보는 느낌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동년배 친구이자 동료로서 존경하고, 나 역시 삶의 새로운 활력과 용기가 생기는 것 같아서 고마운 마음이다"라고 덧붙였다. 
 
사나이 금광산, 그에게는 모든 것이 도전 
 
 드라마 <빈센조> 촬영현장에서

드라마 <빈센조> 촬영현장에서 ⓒ 배우 금광산 제공

 
다음은 지난 10일 액션 배우 금광산과 문자·이메일 등으로 진행한 인터뷰 일문일답.
 
- 김재훈과의 대결이 미뤄지면서 그냥 이슈 몰이에 그칠 것 같다는 의견도 많았죠. 처음 대결 이야기가 나왔을 때보다 활동도 더 왕성하게 하고 있는데 그럼에도 시합을 성사시킨 마음이 궁금합니다.
"일단 한 말에 책임을 지기 위해서이고, 지금 아니면 평생 격투기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는 사라질 것 같아서 무조건 끝까지 가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이미 부상으로 인해 두 차례나 연기되었기 때문에 여기서 포기한다면 스스로에게도 실망하겠지만 대회사나 김재훈 선수, 기다려주신 격투기 팬 분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하기에 이번 시합은 무조건 강행합니다."
 
- 액션배우는 이미지가 생명인데 부담감은 없나요?
"부담이 전혀 없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순수하게 격투기 무대의 관점으로 보면 저는 어디까지나 일반인 입장입니다. 오히려 프로 격투기 선수로서 부담은 김재훈 선수가 훨씬 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김재훈 선수의 결정을 존중하고 감사한 마음이 있습니다."
 
- 체격도 크시고 존재감이 상당하세요. 젊은 시절부터 힘도 좀 쓰셨을 것 같아요.
"고등학교까지 축구 선수를 했습니다. 불의의 부상으로 선수 생활을 그만둬야 했지만 기본적으로 운동인의 피가 흐르고 있던 것은 맞는 것 같습니다. 배우 이외에도 다양한 직업을 경험했지만 공사현장이나 건물 내부 철거 등 힘쓰는 일에 능력을 발휘했던 기억이 납니다(웃음)."
 
- 스파링 영상 공개 이후 기대치가 떨어졌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격투기 체육관을 다녔다는 언급을 한 적이 있어서 아마도 기대를 하셨던 분들이, 많이 실망하신 듯 합니다. 그래서 시합 전까지 5분 30라운드의 강도높은 스파링 스케줄을 짰고 현재 전체 일정의 3분의 2 정도를 소화했습니다. 스파링 상대들은 격투기 중량급과 헤비급에서 수십전 이상을 치르고 챔피언까지 오른 베테랑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시합은 이길 수도 질 수도 있지만 적어도 여러분들이 걱정하시는 것 만큼 꼴사나운 모습을 보여드리지는 않겠습니다. 시합 당일까지 조금만 기다려 주셨으면 합니다."
 
- 이번 시합 후 또 경기를 가질 계획은 있으신지?
"일단 이번 시합에 집중하겠습니다. 이후 계획은 시합을 잘 치르고 생각할 예정입니다."
 
- 영화나 드라마 쪽 계획도 궁금합니다. 더불어 신황제를 위해서 등 최근, 다양한 캐릭터로 많은 대사를 소화하고 그러시는 것 같아요. 액션 외적으로 기대가 크다는 반응도 많은데요. 기회가 된다면 멜로나 다른 장르도 관심이 있으신지요?
"이미 촬영을 마친 김혜수 주연 넷플릭스 오리지널 <소년심판>이 공개예정이고, 운동 관련 ems 제품 등 다양한 광고로도 곧 여러분을 만나게 될 것 같습니다. 아직 신인 배우라는 생각이기에 기회만 주신다면 다양한 장르를 가리지 않고 도전해 보고 싶습니다. 하지만 우선 액션배우로서 금광산 이미지를 확실히 구축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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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디지털김제시대 취재기자 / 전) 데일리안 객원기자 / 전) 홀로스 객원기자 / 전) 올레 객원기자 / 전) 이코노비 객원기자 / 농구카툰 크블매니아, 야구카툰 야매카툰 스토리 / 점프볼 '김종수의 농구人터뷰' 연재중 / 점프볼 객원기자 / 시사저널 스포츠칼럼니스트 / 직업: 인쇄디자인 사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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