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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으로 촬영한 송악읍 반촌1리
 드론으로 촬영한 송악읍 반촌1리
ⓒ 김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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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악읍 반촌1리는 '당진시의 관문'이다. 당진 IC와 톨게이트가 자리한 지역인 만큼 당진시민뿐만 아니라 당진을 찾는 관광객들은 무조건 반촌1리를 거쳐야 한다. 

반촌1리는 자연마을에 65가구 130여 명이 살고 있으며, 명지아파트에 300여 가구가 거주하는 도농복합마을이다. 편경만 이장은 반촌1리를 "교통망과 접근성이 좋아 살기 좋은 마을"이라고 표현했다. 
 
송악읍 반촌1리 편경만 이장, 홍영자 노인회 부회장, 최인기 노인회 총무, 정경순 부녀회장, 윤영술 1반 반장, 이기동 3반 반장, 주민 이선옥 씨와 전옥자 씨
 송악읍 반촌1리 편경만 이장, 홍영자 노인회 부회장, 최인기 노인회 총무, 정경순 부녀회장, 윤영술 1반 반장, 이기동 3반 반장, 주민 이선옥 씨와 전옥자 씨
ⓒ 김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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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마 같이 큰 연못이 있던 마을

반촌1리는 1914년 면천군에 속해 있던 반소리와 대촌에서 각각 한 자씩 따서 반촌리라고 이름 지어졌다. 그 중 반촌1리에는 부동, 반소, 치촌, 당재, 공세들 등의 마을이 자리했다. 

특히 부동이라는 마을은 예로부터 가마못, 가마모시 등으로도 불렸다. 가마모시는 윗가마모시, 아래가마모시로 나뉘었는데, 윗가마모시는 국수봉 아래 가마 같이 큰 연못이 자리했던 곳이었다. 또한 반소는 반바지라고도 불렸는데, 이곳에서 키운 쌀이 밥맛 좋기로 유명했단다. 세금을 쌀로 바쳐 공세들이라고도 불릴 정도였다.

반소에는 현재 마을회관 자리도 속한다. 마을회관 옆에는 '냉견뱀이'라는 샘이 있어 이곳에서 목욕하면 피부병이 낫는다는 설도 있었다. 편 이장은 "냉견뱀이 샘은 농지정리로 인해 지금은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며 "어릴 적 보고 들었던 냉견뱀이 샘에 대한 전설이 아직도 생각난다"고 말했다. 
 
지난 2008년에 촬영한 담배농사를 짓고 있는 주민들
 지난 2008년에 촬영한 담배농사를 짓고 있는 주민들
ⓒ 김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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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년 간 담배농사 이어오는 한 집 

현재 반촌1리에서는 감자 등의 밭농사와 벼농사가 주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과거에는 담배농사가 주 작목이었다. 그러나 담배농사는 노동력이 많이 필요로 하는 작목이라 현재 반촌1리에서 담배농사를 짓는 집은 홍영자 반촌1리 노인회 부회장 부부 뿐이다. 원래 담배농사를 짓는 가구가 한 곳 더 있었는데 올해 작고했단다. 

45년 째 담배농사를 짓고 있는 홍영자 부회장은 반촌1리로 시집와서 담배농사를 짓게 됐다. 홍 부회장은 "담배농사가 손이 많이 가는 만큼 소득이 좋다"며 "가장 무더운 한여름에 짓는 농사여서 힘들고, 또 모든 부분이 수작업으로만 이뤄져 어렵기도 하다"고 전했다. 

100집 중 80집이 담배농사를 지을 정도로 주 작목이었던 만큼, 그 당시 농사일이 어른들의 일만은 아니었다. 윤영술 1반장은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부터 담배농사를 도왔다"며 "담배를 수확할 때에는 몸집이 큰 어른들이 다니면 잎을 건드려서 망가지기 때문에 작은 아이들이 잎을 나르곤 했다"고 설명했다. 

담배농사 뿐만 아니라 반촌1리에서는 길쌈도 활발했다. 편경만 이장은 "현재 80대 중반의 김정숙씨만이 길쌈을 하고 있다"며 "나이가 많아 현재 전수자에게 기술을 전수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밖에도 편경만 이장이 8년째 와송을 재배하고 있다. 와송은 지붕의 기와 위에서 자라는 모양이 소나무잎을 닮은 식물로, 몸의 열을 내려주고 붓기를 가라앉히는 효과가 있어 건강식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현재 송악농협 하나로마트 내 카페에서 주스로도 판매되며, 직거래 배송이 이뤄지고 있다.  편 이장은 "주변에서 와송에 대한 관심이 많아 재배를 확대해 나가려 한다"고 전했다. 
 
1986년에 열린 송악읍 반촌1리 경로잔치
 1986년에 열린 송악읍 반촌1리 경로잔치
ⓒ 김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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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어 가는 호수공원 조성되길"

한편 반촌1리는 마을 발전을 위해 지난 2019년에 알찬영농조합법인을 설립했다. 접근성이 좋은 지역인 만큼 하우스 원예와 관련된 마을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편 이장은 "반촌1리에 고속도로가 생기고 난 뒤 마을이 많이 바뀌었다"며 "과거 옛모습의 흔적을 찾아볼 수가 없어 주민들에게 전해내려오는 구전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가마 같이 큰 못이 있었다는 유래에 따라 마을회관 앞 논을 호수공원으로 조성했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면서 "호수공원과 건강한 먹거리를 위한 스마트팜이 어우러지면 좋을 것"이라고 전했다.

태그:#당진, #송악, #마을, #당진지역, #송악읍반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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