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이 '완전체'를 구축한 타선의 넉넉한 지원 속에 시즌 7승을 달성했다.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활약하고 있는 류현진은 27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뉴욕주 버팔로의 세일런 필드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홈경기에서 6.2이닝 7피안타 2볼넷 3탈삼진 4실점을 기록했다. 경기는 류현진의 호투와 홈런 3방을 포함해 15안타로 12득점을 올린 타선의 폭발에 힘입어 토론토가 12-4로 승리하며 전날 역전패를 설욕했다.

류현진은 직전 경기에서 7이닝 1실점으로 시즌 6승의 제물이 됐던 볼티모어를 상대로 다시 한 번 승리를 챙기면서 올 시즌 볼티모어전 2경기에서 2승 평균자책점 3.29로 강한 면모를 이어갔다. 다만 7회 5안타 1볼넷을 허용하며 대거 4점을 내준 것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볼티모어전 연승을 만들며 6월 일정을 끝낸 류현진의 시즌 성적은 7승 4패가 됐고 3.25였던 시즌 평균자책점은 3.41로 상승했다. 

6일 만에 만난 볼티모어, 편안하게 아웃카운트 적립
 
 류현진

류현진 ⓒ AP/연합뉴스

 
한 시즌에 30경기 내외의 경기에 등판하는 선발투수는 시즌을 치르면서 한 두 차례 고비가 찾아오기 마련이다. 류현진 역시 6월 들어 3경기에서 2패 ERA 6.11로 주춤하면서 슬럼프가 찾아왔다. 하지만 류현진은 지난 21일 볼티모어 원정에서 7이닝1실점 승리를 통해 짧았던 슬럼프를 탈출하는데 성공했다. 볼티모어를 연속으로 만나는 6월의 마지막 등판에서도 승리를 챙길 수 있다면 류현진의 상승세는 7월까지 이어질 확률이 높다.

올 시즌을 앞두고 토론토와 6년 1억 5000만 달러의 계약을 맺었지만 허벅지 부상으로 류현진 선발 경기에 한 번도 출전하지 못했던 조지 스프링어는 이날 5번 중견수에 배치되며 처음으로 동반 출전했다. 토론토는 지난 경기 공수에서 맹활약하며 좋은 결과를 만들었던 리즈 맥과이어가 주전포수로 출전하며 류현진과 배터리 호흡을 맞췄다. 이에 맞서는 볼티모어는 지난 21일 경기와 정확히 일치하는 라인업으로 류현진을 상대했다.

작년 8월 29일 이후 약 10개월 만에 볼티모어를 상대로 세일런 필드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1회 선두타자 세드릭 멀린스를 공3개 만에 우익수 플라이로 처리했다. 1사 후 지난 경기에서 류현진을 상대로 홈런을 때렸던 트레이 맨시니를 삼진으로 돌려 세운 류현진은 2사 후 라이언 마운트캐슬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하지만 류현진은 4번 타자 앤서니 산탄데르를 2루 플라이로 잡아내며 큰 위기 없이 1회 투구를 마쳤다.

토론토 타선이 1회말 공격에서 볼티모어의 2년 차 선발 키건 에이킨을 상대로 세 타자 만에 물러난 가운데 류현진은 2회 선두타자 오스틴 헤이즈에게 좌전안타, 프레디 갈비스에게 번트안타를 허용하며 무사 1, 2루의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류현진은 마이켈 프랑코를 상대로 2루수 앞 병살을 유도하며 2개의 아웃카운트를 동시에 잡았고 페드로 세베리노마저 초구에 3루 땅볼로 처리하며 첫 실점 위기를 넘겼다.

 토론토는 2회 공격에서 2사 후 첫 주자가 나갔지만 선취점으로 연결되지 않았고 류현진은 3회초 선두타자 팻 발라이카를 공2개 만에 우익수 플라이로 처리했다. 1사 후 멀린스를 좌익수플라이로 잡아낸 류현진은 맨시니에게 2루 땅볼을 유도하며 이날 경기 첫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맨시니를 상대로 시속 147km의 빠른 공을 던졌고 3회까지 투구수도 32개에 불과했을 정도로 경제적인 투구가 돋보였다.

6회까지 완벽했던 류현진, 7회 4실점 '흔들'

토론토는 3회 2사 후 마커스 시미엔과 보 비솃의 연속 2루타, 그리고 블라디미르 게레로,테오스카 에르난데스의 백투백 홈런으로 대거 4점을 선취했다. 4점의 득점지원을 얻고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4회 선두타자 마운트캐슬을 주무기 체인지업으로 유격수 땅볼을 유도했다. 1사 후 산탄데르의 잘 맞은 타구를 유격수 직선타로 잡아낸 류현진은 첫 타석에 안타를 쳤던 헤이즈를 좌익수플라이로 처리하며 2이닝 연속 세 타자로 이닝을 끝냈다.

 4회까지 단 40개의 공으로 볼티모어 타선을 꽁꽁 묶은 류현진은 5회 승리투수 요건을 채우기 위해 마운드에 올랐고 2회 대주자로 나왔던 선두타자 스티비 윌커슨을 루킹 삼진으로 돌려 세웠다. 1사 후 프랑코를 시속 148km의 속구로 2루수 직선타로 잡아낸 류현진은 세베리노마저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면서 11타자 연속 범타 행진을 통해 가볍게 승리투수 요건을 갖췄다.

토론토는 5회말 공격에서 스프링어의 빚 맞은 적시타와 랜달 그리칙의 3점 홈런으로 스코어를 8-0까지 벌렸고 넉넉한 득점지원을 받은 류현진은 6회 선두타자 발라이카를 중견수플라이로 처리했다. 1사 후 멀린스에게 커브를 던져 힘 없는 2루 땅볼을 유도한 류현진은 맨시니를 시속 148km의 빠른 공을 통해 좌익수 플라이로 잡아내며 6회까지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하지만 류현진의 6이닝 무실점 투구는 퀄리티스타트로 기록되지 못했다. 토론토는 6회말 에르난데스와 스프링어,그리칙의 적시타로 4점을 추가했지만 12-0에서 7회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집중력이 흐트러지고 말았다. 류현진은 7회 두 번의 만루 위기에서 세베리노와 멀린스에게 적시를 허용하며 4점을 내준 채로 7회를 마무리하지 못하고 마운드를 제이콥 반스에게 넘겼다(다행히 반스가 추가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지난 4월 27.2이닝 동안 26개의 탈삼진(9이닝당  8.5개)을 기록했던 류현진은 5월 30.2이닝 동안 32개의 삼진을 잡으며 9이닝당 삼진이 9.4개까지 늘어났다. 메이저리그에서 느린 공을 던지기로 유명한 류현진이 올 시즌 뛰어난 삼진률을 기록한 것은 무척 이례적인 일이었다. 하지만 류현진은 6월 들어 24.2이닝 동안 11개의 삼진을 잡는데 그치며 9이닝당 삼진이 4개로 뚝 떨어지고 말았다.

하지만 야구에서는 삼진 외에도 아웃카운트를 잡을 수 있는 방법은 아주 많이 있다. 류현진은 이날도 삼진이 단 3개에 불과했지만 여러 구종을 다양한 코스에 골고루 던지며 볼티모어 타자들을 효과적으로 막아냈다. 7회 갑작스런 난조를 제외하면 완벽에 가까운 투구였다 해도 전혀 과장이 아니었다. 7회 아쉬운 투구에도 무난히 시즌 7승째를 챙긴 류현진의 다음 등판은 오는 7월 3일 템파베이 레이스와의 홈경기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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