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일부터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 기준이 적용됨에 따라 KBO리그 경기장에 입장하는 관중도 각 단계마다 새로운 기준이 적용된다. 일단 최대 기준만 말하자면 기존에는 최대 50%까지만 입장이 가능했던 관중 비율을 70%까지 확대하여 받을 수 있다.

기존의 5단계에서 4단계로 개편하는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에서는 1단계 70%, 2단계 50%, 3단계 30% 그리고 4단계는 무관중 경기를 진행한다. 단, 다른 경기장에 비해 공기 순환에 제한이 있는 고척 스카이돔에 한하여 1단계 60%, 2단계 40% 그리고 3단계는 20%의 관중을 받는다.

7월 1일부터 수도권은 개편 기준 2단계, 비수도권은 1단계를 적용하여 각각 50%와 70%의 관중을 받을 예정이었다. 그런데 관중 확대를 앞두고 KBO리그 전체를 긴장하게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프런트와 코치들 중 확진자 발생, 해당 선수단 검사 실시

두산 베어스의 전력 분석원 1명이 6월 27일에 이상 증세를 감지하고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실시했다. 28일 오전에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두산 선수단에는 비상이 걸렸다. 구단 사무실과 선수단을 오가는 동선이기 때문에 일부 선수들과 밀착 접촉이 이뤄졌을 수도 있었다.

다행히 검사를 실시했던 나머지 두산 선수단은 29일 낮에 발표된 결과에서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렸던 선수단은 검사 결과가 나오자마자 바로 집합한 뒤 구단 버스를 이용해 대전으로 이동했다. 두산은 29일부터 7월 1일까지 한화 이글스와 원정 3연전을 치를 예정이다.

지난 주말 두산과 경기를 치렀던 롯데 자이언츠의 전력 분석원들도 검사를 실시했다. 다행히 이들도 모두 음성 판정을 받으면서 29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원정 3연전 일정도 선수단과 동행한다.

kt 위즈에서도 1군 선수단 중에서 확진자가 발생했다. 역시 28일에 확진 판정을 받고 바로 리그에 신고를 했으며, 선수단과 프런트 전원이 검사를 실시했다. 주말에 이들을 상대했던 구단도 진단 검사를 시행했고, 역학 조사 범위를 설정하고 있다.

밀접접촉의 기준은 증상 발생 2일 이전부터 설정한다. 확진자의 증상과 각 상황에서의 마스크 착용 여부, 접촉 장소나 접촉한 시간 등을 고려하여 판단이 내려진다. 밀폐 공간에서 상시 근무하는 사람들, 같이 식사를 하거나 마주 보고 대화한 시간 등에 따라 밀접접촉자로 분류되며, 밀접접촉자들은 음성 판정을 받더라도 2주 자가격리 대상이 된다.

서튼 감독 2주 격리... 해외에서 입국한 자녀들의 확진

지난 주말 두산과 경기를 치렀던 롯데 선수단에서는 앞에서 언급한대로 다행히 확진자가 나오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와는 별개로 롯데의 래리 서튼 감독이 2주 자가격리 대상이 되어 한동안 경기를 지휘하기 어렵게 됐다.

서튼 감독은 김해에서 퓨처스 선수단을 지휘하다가 허문회 전 감독의 경질로 인해 1군 선수단을 지휘하게 됐다. 이후 서튼 감독의 가족들이 6월 14일 부산으로 입국했는데, 서튼 감독의 부인과 자녀 2명은 입국 시점의 검진에서는 음성 판정을 받았다.

외교비자 입국, 직계가족 부고, 국제대회 경기 참가 선수단 등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예외없이 2주 자가격리를 거쳐야 한다. 이에 서튼 감독의 가족들도 자가격리를 실시했는데, 2주가 지난 뒤 격리 해제 직전에 실시한 마지막 검사에서 자녀 2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서튼 감독은 지침에 따라 바로 검사를 실시했고 음성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가족 중에서 확진자가 나왔기 때문에 밀접접촉 대상자로 분류된 서튼 감독은 2주 동안 자가격리에 들어가야 하고, 7월 8일 음성 판정을 받아야 경기에 복귀할 수 있다.

잠실과 대전 29일 경기는 취소, 추후 편성 예정

두산 선수단은 서울에서 대전으로 원정 일정이 크게 멀지 않았던 덕분에 예정대로 경기를 치르기 위해 대전으로 출발했다. 다만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 역시 지난 주말 kt와의 경기가 있었기 때문에 이글스파크에 대한 역학조사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아서 29일 경기는 취소됐다.

두산 선수단에 대한 역학조사는 끝났지만 kt 선수단에 대한 역학조사가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29일 잠실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LG 트윈스와 kt의 경기도 취소됐다. 만일 이들 중에서 밀접접촉 대상자가 생각보다 많이 나올 경우 그 팀들의 엔트리 운영도 복잡해질 수 있다.

선수들 중에서 확진자 또는 밀접접촉자가 나올 경우 해당 인원만큼 특별 엔트리를 적용할 수 있다. 이 특별 엔트리로 1군에 포함된 선수는 이후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되더라도 유예기간 없이 바로 1군에 포함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엔트리 등록 인원이 모자라 구단 운영이 현실적으로 힘든 구단이 생길 정도로 자가격리 대상자가 많아질 경우 문제가 된다. 이럴 경우 리그 긴급 실행위원회와 이사회에 요청하여 리그 일정에 대한 논의를 할 수 있다.

KBO 퓨처스리그는 지난 해 일부 팀의 일정이 잠시 중단된 적이 있긴 했으나, KBO리그에서는 아직 이러한 문제로 리그 일정이 중단된 적이 없다. 지난 해 메이저리그에서는 선수단에서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일부 팀이 불규칙하게 시즌 일정을 소화하기도 했다.

관중 확대 시점 앞두고... 방역 긴장을 풀라는 뜻은 아니다

꼭 스포츠 분야가 아니더라도 코로나19 방역 상황은 방역 단계 조정 이후 확진자 발생 속도에 영향을 미치긴 했다. 전반적으로 방역 단계를 강화한 이후에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확진자 발생 속도가 줄어들었고, 방역 단계를 완화한 이후에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확진자 발생 속도가 증가하는 편이었다.

KBO리그는 지난 해 10월에 방역 단계를 1단계로 완화한 뒤 관중을 최대 50%까지 받고 포스트 시즌을 시작했다. 그러나 확진자 속도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방역 단계를 2.5단계까지 올렸던 적이 있었고, 포스트 시즌이 진행되면서 경기장을 채운 관중들의 수도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지난 해 한국 시리즈를 시작할 때만 해도 관중 인원은 고척 스카이돔의 50%였다. 그러나 시리즈 중간에 방역 단계를 1.5단계로 올리면서 정원은 30%로 줄어들었고, 다시 방역 단계를 2단계로 올리면서 한국 시리즈 6차전은 10%의 관중만 NC 다이노스가 집행검을 들어 올리는 모습을 현장에서 지켜 볼 수 있었다.

이번 새로운 거리두기 방역 지침이 적용되는 7월 1일부터 당장 비수도권 경기장들은 70%, 수도권 경기장들은 50% 그리고 고척 스카이돔은 40%의 관중을 받는다. 일행들에 한하여 최대 4명까지 붙어 앉는 것도 허용된다는 점에서 긴장의 끈이 확 풀려버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까지 생긴다.

선수들의 경우 더그아웃에서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더라도 타석에 서거나 수비를 하는 상황에는 마스크를 벗게 된다. 주루작전을 담당하는 코치들도 그라운드에 나설 때는 마스크를 벗게 되는데, 이러한 과정에서 다른 선수들과의 접촉에 있어서 사소한 습관들도 점검해야 할 필요가 있다.

방역 단계를 개편하는 과정에서 일부 업종 및 시설은 이전에 비해 보다 완화된 기준으로 이용하게 됨에 따라 이러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관중 확대의 목적은 경기 분위기에 활력소를 넣기 위한 방법이기는 하지만 방역에 대한 긴장의 끈을 놓으라는 뜻이 절대로 아니라는 것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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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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