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 배구단과 결별한 이재영-이다영 자매

흥국생명 배구단과 결별한 이재영-이다영 자매 ⓒ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 홈페이지

 
과거 학교 폭력(학폭) 논란에 휘말린 쌍둥이 자매 이재영과 이다영이 사실상 배구계에서 퇴출당했다.

여자프로배구 흥국생명 구단은 20일 한국배구연맹(KOVO)에 제출한 2021~2022 정규리그 선수 명단에 이재영과 이다영의 이름을 등록하지 않으면서 결별을 선언했다. 

2014년 흥국생명에 입단해 프로 무대에 데뷔한 이재영은 지난 시즌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맺었고, 다른 팀에서 뛰던 이다영도 흥국생명으로 이적하며 한 팀에서 손발을 맞추던 쌍둥이 자매는 1년 만에 흥국생명을 떠나게 됐다.

흥국생명, 선수 등록 앞두고 여론 부담에 '백기'

지난 2월 이재영과 이다영은 과거 학창 시절에 동료 선수들에게 폭력을 휘둘렀다는 폭로가 터졌고, 두 선수로부터 시작된 학폭 논란은 배구계와 타 종목을 넘어 사회 전체로까지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다.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되자 흥국생명은 두 선수에게 무기한 자격 정지 처분을 내렸고, 대한배구협회도 국가대표 자격 무기한 발탁이라는 중징계를 내렸다. 

그러나 영구 정지가 아닌 무기한 정지 징계를 내려 여론이 조용해지면 복귀를 타진할 것이라는 배구팬들의 우려는 맞아떨어졌다.  

흥국생명은 '선수 보유권'을 지킨다는 차원에서 이재영과 이다영을 선수 명단에 등록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이에 반발한 일부 팬들이 가두 시위를 벌이는 등 여론의 비판이 쏟아지면서 난처한 상황이 됐다.  

더구나 흥국생명은 앞서 이다영의 그리스 여자프로배구 구단 이적을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이 외신을 통해 전해지면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결국 흥국생명은 이재영과 이다영의 선수 등록을 끝내 포기하면서 완전히 결별했다(관련 기사 : '학폭 논란' 이다영, 이적 동의서도 없이 해외 진출?).

해외 진출도 어려워... 법적 공방 벌이나 
 
 이다영의 그리스 여자프로배구 이적을 발표하는 스포츠 에이전시 CAAN 홈페이지 갈무리.

이다영의 그리스 여자프로배구 이적을 발표하는 스포츠 에이전시 CAAN 홈페이지 갈무리. ⓒ CAAN

 
자유선수 신분이 된 두 선수는 다음 시즌 3라운드 이후 모든 구단과 계약할 수 있지만, 여론의 부담을 감수하면서 이들을 영입할 구단은 사실상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해외 진출을 타진할 수도 있지만, 대한배구협회는 학폭을 사회적 물의로 규정하며 두 선수가 외국 구단 이적에 필요한 국제이적동의서(ITC)를 발급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어 이마저도 어려울 전망이다. 

이로써 이재영과 이다영이 코트에 서는 모습은 당분간 보기 어렵게 됐다. 다만 두 선수를 영입하겠다는 외국 구단이 나타날 경우 국제배구연맹(FIVB)이나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이의를 제기하는 것이 가능하다. 

또한 두 선수가 복귀 여부를 떠나 잔여 연봉을 놓고 흥국생명과 법적 공방을 벌어질 수도 있어 이번 결별이 앞으로 길고 지루한 갈등의 시작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흥국생명은 지난 시즌 이재영과 3년 18억 원, 이다영과 3년 12억 원에 계약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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