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초반 선두 자리를 지키던 삼성 라이온즈의 상승세는 6월 들어 잠시 주춤했지만, 주축 선발 투수들의 활약이 계속 이어졌다. 그 중심에 있었던 좌완 투수 백정현은 7월 첫 경기부터 호투를 펼치면서 순항을 예고했다.

백정현은 지난 2일 창원 NC 파크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로 등판, 7이닝 동안 4피안타(1피홈런) 4사사구 3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이날 승리까지 챙기면서 시즌 7승째를 올렸다.
 
 2일 NC전 승리로 시즌 7승째를 기록한 삼성 좌완 투수 백정현

2일 NC전 승리로 시즌 7승째를 기록한 삼성 좌완 투수 백정현 ⓒ 삼성 라이온즈

 
다시 한 번 'NC 킬러'임을 입증한 백정현

NC와의 경기에서 좋은 기억이 많은 백정현은 이날도 NC 타선을 봉쇄했다. 유일하게 흠으로 남은 것은 1회말이었다. 선두타자 박민우를 볼넷으로 내보내고 권희동을 병살타로 처리했지만, 곧바로 나성범에게 솔로포를 헌납하고 말았다.

그러나 2회말 들어서 안정감을 찾은 백정현은 노진혁과 박석민을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강진성을 뜬공으로 잡아내면서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3회말 역시 김태군, 박민우, 권희동을 차례로 범타 처리하며 1회말의 기억을 완전히 지워버렸다.

6회말, 백정현에게 한 차례의 고비가 찾아왔다. 선두타자 김태군을 사구로 내보냈고, 두 개의 아웃카운트를 잡고 나서 나성범에게 안타를 허용해 2사 1, 3루의 상황을 맞이했다. 그러나 NC의 4번 타자 양의지를 3루수 뜬공으로 처리, NC의 거센 추격을 뿌리쳤다.

7회말에도 마운드에 오른 백정현은 2개의 볼넷을 기록하면서 한때 득점권 위기를 자초했으나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하면서 QS+를 달성했다. 101구를 던진 백정현은 지난 달 26일 LG 트윈스와의 더블헤더 1차전에 이어 2경기 연속으로 100구 이상을 소화했다.

1회초 강민호, 5회초 오재일의 1타점 적시타로 아슬아슬하게 리드를 이어나가던 삼성은 6회초 무사 만루의 기회를 잡고도 피렐라, 구자욱, 강민호가 단 한 명의 주자도 불러들이지 못했다. 그래도 8회초 오재일의 3점포가 터지면서 멀찌감치 달아났고, 덕아웃에서 이를 지켜보던 백정현도 한시름 놓을 수 있었다.

7월도 순항 예고한 백정현...데뷔 첫 10승도 가능해 보인다

외국인 투수 라이블리의 이탈, 5월 원태인의 일시적인 부진 등 삼성 선발진에는 크고 작은 위기가 있었다. 그런 와중에도 백정현은 꾸준히 로테이션을 돌면서 제 역할을 다해줬고, 6월에는 말 그대로 최고의 한 달을 보냈다.

5경기 모두 선발로 등판해 30.2이닝 2승 ERA 0.88로, 자책점은 단 3점에 불과했다. 6월 마지막 등판이었던 26일 LG전에서 5이닝을 다 채우지 못하고 내려간 것 이외에는 흠 잡을 데가 없었다. 그러면서 2일 KBO가 발표한 6월 월간 MVP 후보에도 백정현의 이름이 포함됐다.

지금의 페이스라면 백정현은 2021시즌을 데뷔 이후 최고의 시즌으로 만들 수 있을 전망이다. 백정현의 개인 한 시즌 최다승은 2017년과 2019년에 기록했던 8승으로, 남은 등판에서 1승만 더 추가한다면 타이를 이루게 된다. 남은 경기 수를 감안한다면, 이를 넘어 데뷔 첫 두 자릿수 승수까지도 바라볼 수 있다.

대표팀 예비엔트리 명단에도 이름을 올리면서 도쿄행 여부에도 관심이 쏠렸지만, 끝내 최종 엔트리 승선에 실패하며 태극마크를 달지 못했다. 그러나 3주간 휴식기를 가지면서 재충전의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올 시즌이 끝나면 FA(프리에이전트) 자격을 취득하는 백정현으로선 '대박'도 노릴 만하다. 데뷔 첫 10승 도전과 FA 대박, 뚜렷한 목표가 있는 백정현을 향한 기대감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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