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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다수 언론이 추가 취재 없이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내용만을 가지고 관련 일화를 기사화했다.
 대다수 언론이 추가 취재 없이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내용만을 가지고 관련 일화를 기사화했다.
ⓒ 네이버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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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3호선 전동차 안에서 여성 승객이 쓰러졌는데도 짧은 옷차림 때문에 남성 승객들이 돕지 않고 외면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는 사실이 아니었다. 한 목격자가 올린 최초 게시 글이나 일부 언론 보도와 달리, 남성 승객도 함께 여성 승객을 호송했다는 새로운 목격자의 증언도 나왔다.

서울교통공사 홍보실 언론팀 담당자는 7일 오후 <오마이뉴스>와 전화 통화에서 "7월 3일 오후 5시 50분쯤 서울지하철 3호선 열차 안에서 응급 환자가 발생해 119에 신고됐고, 압구정역 승무직원이 현장 출동해 승객들과 열차 밖으로 호송한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응급환자는 젊은 여성이었고 남성 승객 1명과 남자 직원도 함께 호송했다"고 말했다.

애초 이 사건은 지난 4일 오후 한 목격자가 인터넷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올린 '어제 지하철에서 생긴 일'이란 제목의 게시글로 알려졌다. 당시 이 목격자는 "지하철에서 여성분이 갑자기 실신했는데 정말로 주변 남성분들 대처를 안 하더라"면서 "신고하라고 말하는 남성분들. 손 주물러주라는 남성분들. 다들 직접 나서진 않더라"라고 밝혔다.

<뉴스1>에서 지난 5일 보도한 <'핫팬츠 女승객 쓰러졌는데 남성들 외면...3호선서 생긴 일 '시끌'>이란 기사를 시작으로 다수 언론이 보도하면서 논란이 확산됐다. 대부분 언론은 여성 승객의 짧은 옷차림 때문에 남성들이 성추행 의심을 받을까봐 돕지 않았다고 보도했지만, 정작 실제 사고가 발생했는지는 확인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언론들이 제대로 사실 확인 없이 젠더 갈등만 부추겼다는 비판을 받았다(관련기사 : 젠더갈등에 불 붙인 '지하철' 기사.. 분노 부른 취재방식 http://omn.kr/1ucsi).

이후 지난 6일 오후 9시쯤 네이트 판에는 '지하철 핫팬츠녀로 기사 난 사건의 119 최초 신고자입니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119 최초 신고자라고 밝힌 글쓴이는 당시 여성 승객이 열차 안에서 쓰러진 건 사실이지만, 최초 게시 글이나 일부 언론 보도 내용과 달리, 쓰러진 여성 승객이 장화를 신고 있었고 핫팬츠 같은 짧은 옷차림도 아니었으며, 남성 승객들도 함께 도왔다는 내용이었다.

그는 "제 앞에 서있던 20대 여성분이 제 위로 쓰러졌다. 순간 남자 여자 할 거 없이 그 분 주위로 몰려왔다"면서 "여성 한 명과 남성 두 명이 그 분 들어서 압구정역에서 내렸고, 지하철은 응급환자 발생시 멈춘다고 잠시 동안 멈추고 역무원분들 바로 달려와서 장화 벗기고 처치했고 간호사로 보이는 여성분도 달려와서 도와줬다"고 밝혔다.

이 승객은 "심지어 딱히 핫팬츠도 아니었고 장화도 신고 계셔서 성추행이니 뭐니 할 상황은 전혀 아니었다"면서 "안 도와주시는 분들은 그냥 자리가 멀리 떨어져있거나 해서 안 도와주신거지, 정말 순식간에 사람들 몰려와서 괜찮냐고 물어보고 다 같이 한마음 한뜻으로 도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서울교통공사 담당자는 "지난 5일에도 일부 언론에서 사실 확인을 요청했으나 당시 3호선 열차에서 발생했다는 것 외에는 정보가 부족해 확인된 게 없다고 답변했다"면서 "이후 최초 게시자가 7월 6일 오후 4시쯤 다시 올린 글('지하철에서 생긴 일 원글 작성자입니다')에서 7월 3일 오후 5~6시경이라는 사고 발생 시점과 압구정역이라는 장소를 특정해, 6일 오후 6시경 압구정역에 사고 발생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쓰러진 여성 승객의 신원이나 옷차림은 확인하지 못했다"면서 "승객이 몸이 불편하다고 해 승무직원이 본인 허락을 받고 장화를 벗긴 뒤 몸을 주물러주는 응급조치를 취했고, 이후 119구조대가 출동했지만 본인이 좀 쉬면 괜찮다고 해 쉬었다가 귀가했다"고 덧붙였다.

태그:#지하철, #젠더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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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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