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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언론과 처음으로 장시간 인터뷰했다. 윤 전 총장은 9일 <경향신문> 인터뷰를 통해, 자신이 검찰총장직에서 물러나 정계 입문을 결심하게 된 계기와 조국 전 법무부장관 수사와 관련한 자신의 입장 등을 밝혔다.

"경선이고 뭐고 생각 안 해... 간 보기? 평가는 자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경향신문>과 한 인터뷰가 9일 보도됐다. 사진은 8일 오후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부친 최영섭 예비역 해군 대령 조문을 위해 서울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들어서는 윤 전 총장 모습.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경향신문>과 한 인터뷰가 9일 보도됐다. 사진은 8일 오후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부친 최영섭 예비역 해군 대령 조문을 위해 서울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들어서는 윤 전 총장 모습.
ⓒ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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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전 총장은 이 자리에서 "3월 퇴임 후부터 4~5월 사이에 시간을 가지면서, 지속적인 (높은) 지지율이 의미하는 바가 뭔가를 여러가지로 생각해봤다"라며 "(지지율을) 국민의 기대·바람으로 받아들이면서 고민이 깊었다. 외면하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라며 정치 참여의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지난 6월 29일 입장문에서 문재인 정부를 향해 '국민 약탈' 등의 표현을 쓴 것과 관련해 "제가 보고 느낀 대로 쓴 것"이라며 "먼발치에서 본 게 아니라, 문 정부와 관련된 여러 사건을 제가 직접 겪어보고 느낀 대로 가감 없이 표현한 것이다. 국민들이 다 보시고 또 알고 계시지 않느냐?"라고 반문했다.

또한 자신의 여러 주장이 '극우'의 언어와 유사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전혀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문재인 정부의 문제를 종합적으로 인식하기 위해선 자유와 자유민주주의가 뭔지 국민들이 다 함께 성찰해야 한다"라며 "이런 가치를 우리가 소중히 여기고 국가가 시스템 관리자로서 또는 개입자로서 행동할 때, 이 정신을 투철하게 가져야 한다"라는 주장이었다.

그는 "민주당 핵심그룹이 개인의 자유를 과연 존중하는 철학적 기반을 갖고 있는지 의문이 많다"라고 비판했다. 구체적으로 대한민국을 어떻게 바꾸고 싶으냐는 질문에는 "자꾸 정책 말씀들을 많이 하는데, (그보다는) 철학이 중요하다"라고 대꾸했다.

국민의힘 입당 시기와 관련해서 윤 전 총장은 여전히 "제가 '더 움직여 보고 나중에 판단할 문제'라고 입장을 선명하게 밝혔는데도 기자들이 계속 묻는다"라며 "입당 문제는 지금 이야기할 문제가 아니어서 경선이고 뭐고 일체 생각을 안 한다"라고 거리를 뒀다. 국민의힘 내에서 윤 전 총장이 '간을 보는 것 아니냐'라는 지적이 나오는 데 대해서도 그는 "평가는 각자 자유롭게 하는 것"이라고만 반응했다.

"굉장한 압력에 더는 남아 있을 수 없었다"

한편, 윤 전 총장은 자신이 조국 전 법무부장관 수사 전 문재인 대통령에게 독대를 요청했다는 일각의 주장을 전면으로 부정했다. 그는 "내가 무슨 원한이 있다고 그렇게 하겠나"라며 "사모펀드 내사 진행 주장은 거짓말이고, 대통령 독대는 물론 '뵙고 싶다'는 이야기조차 한 적이 없다"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 2014년 재보궐선거 당시 국민의당(안철수 대표), 2016년 4월 국회의원 총선거 전 민주당(당시 문재인 대표)으로부터 공천 제의를 받은 점을 확인하면서, 거부한 이유를 "선출직 정치를 하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라고 했다. "2016년 총선에서 민주당 후보로 출마하면 정치적 성향 때문에 국정원 댓글사건을 어떻게 했다는 말이 나올 것 아닌가"라며 "게다가 수사가 진행 중인데 아무리 제가 직무배제를 당했다고 해도 후배들에 부담을 줘선 안 된다고 생각했다"라는 것.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왼쪽)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7일 서울 종로구 한 중식당에서 오찬 회동을 하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왼쪽)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7일 서울 종로구 한 중식당에서 오찬 회동을 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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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후 "추미애 장관과 같이 물러나면 징계는 없는 것으로 하겠다며 문재인 정부가 (저에게) 사퇴를 압박했다"라면서, 윤 전 총장은 "(결국) 대통령 뜻으로 봐야 하지 않겠느냐"라고 덧붙였다.

그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과 중대범죄수사청 설립을 '문 대통령의 복심'으로 통하는 김경수 경남지사 등이 작정하고 추진하려는 것을 보고, (제가) 검찰을 떠나는 게 낫겠다고 판단했다"라고 덧붙였다. "2021년 7월 24일까지 총장 임기를 마무리하려 했지만 월성 1호기 경제성 조작 사건에 대한 굉장한 압력에 더는 남아 있을 수 없었다"라고도 말했다.

특히 검찰총장직 사퇴의 결정적 계기로 박범계 현 법무부장관의 인사 '패싱'을 언급했다. 윤 전 총장은 "나에 대한 두번째 직무정지도 지난해 12월 24일 풀고, 신현수 당시 민정수석과 인사에 대한 공감대를 만들어가는 중이었는데 월성원전 수사팀의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내가 재가하자 박범계 장관이 신 수석도 패싱하고 검찰 대검검사(검사장)급 인사를 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나 구속영장 청구가 당연한 사안이라, 수사팀 의견을 검찰총장이 거부하고 불구속 지시를 내릴 순 없었다"라고 부연했다.

태그:#윤석열, #검찰총장,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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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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