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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주택도시공사(아래 SH공사)가 보유한 공공 주택의 땅값이 취득가액의 10배인 총 68조2000억원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 정도 자산을 보유한 SH공사가 적자를 핑계로 공공아파트 분양가를 높게 받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13일 기자회견을 열고, SH공사 자산 현황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SH공사가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SH 자산 현황'(2020년 12월 31일 기준)에 따르면 SH가 1991년 이후 취득, 보유하고 있는 공공주택은 13만1000호다. 취득가액은 22조1000억원으로 호당 1억7000만원으로 나타났다.

경실련은 이 중 시세파악이 가능한 아파트 205개 단지, 9만9484세대의 시세 등을 분석했다. 이들 아파트의 취득가액은 총 15조9628억(호당 1억6000만원), SH공사의 회계 자료에 적힌 장부가액은 12조7752억(호당 1억3000만원)이다.

조사 결과 단지별 시세는 평당 1800만~9100만원 수준이었다. 전체 9만9000세대의 총 시세는 74조1000억원, 호당 7억4000만원으로 추정된다. 취득가액보다 58조2000만원 상승해 5배가 됐다.

단지별로는 수서1이 2조7000억원(호당 12억3000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위례10 2조, 대치1 1조5000억원, 신정양천 1조4000억원, 세곡2 1조3000억원 순이었다. 시세가 높은 5개 아파트 단지의 평균 시세는 가구당 9억3000만원이었다. 하지만 SH공사가 적자 여부를 판단하는 장부가액은 1억3000만원에 불과했다.

공공주택 중 토지 시세는 취득가액보다 10배 가량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실련 조사 결과 이들 아파트의 토지 시세는 68조1909억원(호당 6억8000만원)으로 추정된다. 토지 취득가액 6조8431억(호당 0.7억)의 10배가 된 셈이다. 
 
SH 공공주택(토지) 시세와 취득가액 비교
 SH 공공주택(토지) 시세와 취득가액 비교
ⓒ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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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값이 가장 많이 오른 단지는 대치1단지였다. SH공사가 이 아파트를 취득할 당시 토지가액은 142억(호당 870만원)이었지만 현재 시세는 1조5000억원(호당 9억5000만원)로 취득가액의 109배가 됐다. 양천구 신트리2는 취득가액이 32억원이었지만, 현재 시세는 3055억원으로 올랐고, 수서6단지도 1조574억원(취득가액 1508억원)으로 상승했다.

경실련은 "SH가 공공주택 장부가액을 축소평가함으로써 부채율이 높은 것처럼 서울시민들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며 "땅장사, 바가지 분양을 고수하기 위해 자산을 저평가하고 부채율을 내세워 공공주택 사업이 적자라고 강조하는 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경실련은 "SH가 개발한 공공택지를 민간에 매각하지 않고 보유해서 공공주택으로 공급했다면 서울시민을 위한 공공주택이 증가하고 SH공사는 자산증가로 재정건전성이 강화됐을 것"이라며 "특히 강남서초 등과 같이 땅값이 비싼 지역에 공급될수록 주변 집값 하향안정, 서민들의 내 집 마련 등에 효과적이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태그:#SH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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