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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도지사는 16일 비대면방식으로 기자간담회를 열고,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관련 현안에 관한 생각을 밝혔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16일 비대면방식으로 기자간담회를 열고,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관련 현안에 관한 생각을 밝혔다.
ⓒ 이재명 캠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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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 1위,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최근 다른 후보들이 '민주당 적통후보'를 자임하는 것을 두고 "현대 민주주의에 안 맞는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또 '영남 역차별' 같은 발언은 "팀킬"이라며 "제가 5년 전에 '한 번 제껴 봐야겠다'고 오버하다가 아주 안 좋은 상황이 됐다"는 조언을 경쟁자들에게 보냈다.

'추격자' 중 한 명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꾸준히 "저야말로 순도가 높은 후보", "민주당 적통은 저와 이광재뿐"이라는 등 정통성을 주장하고 있다. 이낙연 의원 또한 15일 전남도의회 기자간담회에서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세 대통령의 계승과 발전을 강조하며 "제가 지금 경쟁하는 후보 중에 그런 기준에 가장 가까운 사람"이라고 했다. 김두관 의원도 16일 MBC라디오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영남지역주의 타파 노력'을 강조하며 자신의 '민주당다움'을 내세웠다.

너도나도 '내가 적통'... "현대 민주주의에 안 맞는다"

하지만 이재명 지사는 16일 비대면방식으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적통논쟁을 보면 좀 서글프다"며 "조선시대에는 적자, 서자, 얼자로 나눠 차별이 엄청나게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어차피 당원의 한 사람일 뿐이고, 힘의 관계를 따지면 실제로는 중심에 있지 못한 사람이었다. 민주당 당원이라면 누구나 대통령 후보가 될 자격이 있다"며 "국민주권주의와 당원중심 정당, 이 취지에 벗어나는 말씀들은 안 하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선두주자'이자 '대선 재수생'으로서 여유로움도 보였다. 이 지사는 최근 이낙연 의원의 지지율 상승을 어떻게 보냐는 질문에 "이낙연 후보님 본인을 기준으로 하면 많이 개선된 것은 없는 것 같고, 우리 지지자들이 옮겨갔다기보다는 새로운 지지층이 붙은 느낌"이라며 "한때 (여론조사상에서) 40%도 받던 분이니 그게 일부 복원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고 했다. 다만 "이런 건 큰 강물이 흘러갈 때 파도 같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결국 큰 흐름이 결정하는 거고, 이럴 때 일희일비하면 사람이 이상해질 수 있다(웃음). 5년이 다 되어간다. 이전 대선 경선 나왔을 때 제가 똑같은 걸 겪었다. (지지율) 2~3%에서 갑자기 18%로 올라가서 '한 번 (문재인 후보를) 제껴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오버하다가 제가 아주 안 좋은 상황이 됐다. 국민들이 '혼 좀 나야겠네' 하는 순간 쭉 떨어지더라. 안 떨어지려고 더 열심히 노력하니까 더 떨어지고. 그때는 안 보였는데 지금은 보인다. 최선을 다했는데 최악이었다."
 
16일 비대면방식으로 열린 이재명 지사의 기자간담회. 화면 오른쪽 상단에 발언 중인 이 지사가 나오고 있다.
 16일 비대면방식으로 열린 이재명 지사의 기자간담회. 화면 오른쪽 상단에 발언 중인 이 지사가 나오고 있다.
ⓒ 이재명 캠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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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그럼에도 '원팀정신'을 해치면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지사는 점점 공방전이 뜨거워지는 상황을 두고 "예를 들어 제가 20년 전쯤, 음주운전한 것은 100% 잘못한 일이고 여러 차례 사과드렸다"며 "그 지적은 아프지만 백신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제가 영남 지역감정을 자극하는 발언을 했다는 것은 팀킬에 가깝다"며 "윤석열 전 총장 검증에 대해 말씀드린 것도 결혼 전 배우자의 내밀한 사생활 얘기는 하지 말자는 것인데 '자기 가족 검증 피하려고'라고 주장한다면 팀킬"이라고 했다.

이 지사는 'SNS를 잘 활용하고, 집단지성을 강조하다보면 자칫 편향적일 수 있지 않겠냐'는 질문에는 "정확한 지적"이라며 수긍했다. 그는 "실제로 SNS는 편향성이 문제가 된다"며 "RT(리트윗)뽕, 좋아요 많이 눌러주는 데에 빠지면 내가 엄청 위대하다는 생각에 빠질 수 있어서 저도 조심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또 "저를 반대하는 커뮤니티도 자꾸 들어가서 많이 읽는다"며 "기분은 나쁘지만, 모르고 당하는 것보다 알고 당하는 게 낫다"고 덧붙였다.

이 지사는 '유연한 이재명'도 적극 홍보했다. 그는 "포용성은 정말 중요한 가치가 맞다. 기본소득도 이광재 후보가 부분적으로 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는데, 토론을 해보니까 맞더라"며 "(야당이 주장하는) 안심소득도 조세저항을 극복해낼 수 있다면 소극양극화 완화에 훨씬 효율적이라 '야당 주장이어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을 바꿨다"고 했다. 또 "저는 진영을 가리지 않고 사람을 최대한 쓴다"며 "먼 쪽에서 구해올수록 우리 땅이 넓어지고 단단해진다"고 말했다.

"차별금지법 제정, 오해 해소 필요... 청년 분노 원인은 저성장"

한편 이 지사는 최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차별금지법은 계속 논쟁하고 합의에 이르러야 한다"고 발언했다. 그는 "시기상조라는 것은 아니고 절차 얘기"라며 "차별금지법에 대한 제 입장은 제정하는 게 맞다"라고 부연했다. 다만 "어쨌든 교계 등에 오해가 있는 것 같다. 그걸 해소하고 조정하는 과정도 필요할 것 같다"며 "당장 현실에 집행되는 정책이라기보다는 선언적 측면이 강하지 않은가. 이걸 반목이 심한데 강행처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다"고 했다.

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성차별은 없다, 여성가족부 폐지하자'는 식의 주장을 펼치는 것을 두고는 "제가 볼 때 여성 차별 문제는 크게 개선된 것도 없고 심각한 상황"이라며 "그런데 여가부를 폐지하자? 옳지 않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다만 성별 할당제 교사채용 같은 경우는 남성이 혜택을 보기도 하지만 오해가 있는 것 같다"며 "여성에 대한 차별, 남녀를 포함한 20대의 좌절, 분노 등의 근본 원인은 저성장이다. 그래서 제가 성장 이야기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태그:#이재명, #민주당, #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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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정치부. sost38@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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