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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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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언론들은 이 문제를 보도하지 않고 있습니다. 일본의 외교 결례, 상식 이하의 일본, 이런 형태로 국제적으로 알려지면 일본에도 불리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주한 일본 대사관 고위 외교관이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성적 비하 발언을 하면서 논란이 된 가운데,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는 "일본 정부도 신중하게 대응하는 상황에서, 개인적인 성향이 강하게 나타났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호사카 교수는 17일 <오마이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고, "한국에 파견된 외교관은 한일 관계에 굉장히 신경을 많이 쓴다. 그런 부분에서 굉장히 동떨어진 발언이기 때문에 외교관으로서 완전히 실격"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문제 발언 외교관, 일본 극우 라인에 줄 선 것"

앞서 JTBC는 지난 15일 일본 대사관 고위 관계자가 오찬 자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마스터베이션(자위행위)을 하고 있다"며 부적절한 성적 표현을 썼다고 보도했다. 발언한 당사자는 주한 일본 대사관 소마 히로히사 총괄공사다.

호사카 교수는 이 외교관이 일본 내 우파 정치권에 줄서기를 한 것 같다는 해석을 내놨다. 그는 "요새 일본에서도 외교관 공무원들의 정치권 줄서기가 두드러진다"며 "그러니까 이번에 발언한 사람도 극우 라인에 줄 서 있는 사람으로 보인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일본 공무원 사회에서) 살아남기 어렵다"고 말했다.

특히 호사카 교수는 일본 언론들이 이번 사태를 일절 보도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주목했다. 그는 "일본 언론들도 이 문제가 불거지면 한일 관계에서 일본에 더 불리하게 작용할 거라 생각한다"며 "이번 상황이 계속 논란이 되면, 일본의 외교적 결례, 상식 이하의 일본, 이런 형태로 국제적으로 알려지면 일본에 불리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이어 "일본 정부도 이번 사태에 대해 별 반응 없이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아래는 호사카 유지 교수와의 일문일답이다.

 
최종건 외교부 제1차관은 17일 오전 아이보시 코이치 주한일본대사를 외교부로 초치, 최근 주한일본대사관 고위관계자가 국내 언론인과의 면담시 우리 정상의 한일관계 발전을 위한 노력을 크게 폄훼하는 비외교적이고 무례한 발언을 한데 대해 엄중히 항의했다.
 최종건 외교부 제1차관은 17일 오전 아이보시 코이치 주한일본대사를 외교부로 초치, 최근 주한일본대사관 고위관계자가 국내 언론인과의 면담시 우리 정상의 한일관계 발전을 위한 노력을 크게 폄훼하는 비외교적이고 무례한 발언을 한데 대해 엄중히 항의했다.
ⓒ 외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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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대사관 고위 관계자가 한 언론사와 간담회 자리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성적으로 비하하는 망언을 했다. 어떻게 생각하나?
"지금 일본 정부도 문재인 대통령이 올림픽 기간 일본에 갈 가능성이 있어서, 신중하게 대응하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그런 발언이 돌출됐다는 것은 아무래도 개인적인 성향이 강하게 나타났다고 볼 수 있다."

- 그동안 한국에 대해 부적절한 발언을 한 일본 정치인들은 많았지만, 외교관의 발언이 문제가 되는 경우는 사실상 처음이 아닌가 싶다.
"보통 외교관은 신중하다. 특히 한국에 파견된 외교관은 한일관계 개선에 대해 많이 신경 쓴다. 양국 우호 관계를 생각하는 것이 기본이다. 그런 부분에서 굉장히 동떨어진 발언이기 때문에, 외교관으로서는 완전히 실격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그 사람이 그러한 성향이 강하고, 자질이 없는 사람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 이번 사건과 관련해 일본 반응은 어떤가?
"지금 일본 언론에서는 이 문제가 다뤄지지 않고 있다. 이게 일본에 알려지면, 일본 정부가 굉장한 비판을 받기 때문에 전혀 내보내지 않는 것 같다."

- 일본 대사관도 대사 명의 보도자료 내고 유감 표명을 했다. 이 정도 대응은 적절했다고 보나?
"추가적인 조치로 문제가 된 외교관은 일본으로 보내야 한다. 한국에 있는 일본대사관이기 때문에 이쪽에서 그 사람에 대한 조치로 강하게 제재해야 한다. 이런 발언은 절대 있으면 안 되는 발언이다."

- 유감 표명이 아니라 일본 정부나 대사관 차원의 공식 사과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오늘 일본 정부의 사과를 요구했다.
"그렇게 하면, 우리는 속이 시원하겠지만, 일본은 거기까지 하지 않을 것 같다. 물론 그런 식으로 사과를 요구하는 것은 정당하다. 문제는 일본 언론들이 이 문제를 전혀 취급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항의를 더 강하게 해야 한다. 이재명 지사의 그런 요구는 정당하다고 본다. 그렇다고 해도 일본 쪽에서 더 이상 움직이지 않을 수도 있지만, 언론에서 다뤄야 한다."

- 일본 정부는 별다른 반응 없이 이대로 조용히 넘어갈까?
"그럴 가능성이 높다. 일본은 올림픽 앞둔 상황에서 이 문제를 크게 만들고 싶지 않을 거다. 문재인 대통령 방일을 두고, 어떻게 대응하느냐를 협의하는 과정에서 돌출적인 상황이 벌어졌기 때문에, 일본으로서는 곤혹스러우리라 생각한다. 만약 해당 외교관이 일본으로 돌아가는 등 강한 조치가 이뤄지면 일본 언론 보도도 이뤄지리라 생각한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가 도쿄올림픽 개막 1주일을 앞둔 16일 관저에서 올림픽 추진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가 도쿄올림픽 개막 1주일을 앞둔 16일 관저에서 올림픽 추진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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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망언뿐만 아니라 다른 발언들도 호의적인 말은 없었다. 스가 장관이 정중히 맞이하겠다고 한 것은 외교적 표현이고, 일본은 한일관계 신경 쓸 여유가 없다고 한 것들. 사실상 일본 정부가 공유하는 생각이라는 느낌도 지울 수 없다.
"올림픽을 앞둔 현시점에서 일본이 한일 관계에 신경 쓸 수 없는 것은 사실이다. 오히려 문재인 대통령의 일본 방문으로 스가 총리 지지율이 더 떨어질 수 있다. 그렇지 않아도 지지도가 어제 20%대로 내려갔다. 위험수위라고 한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지지율을 올리고 올림픽을 성공시킬까. 그 다음에 자민당 대표 선거에서 대표가 되고, 10월에 중의원 선거에서 이기는 것이 최대 관심사다.

한일 관계가 나쁘기 때문에, (문 대통령 방일이) 잘못하면 지지율을 하락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 방일은 사실 올림픽만을 볼 때 환영해야 한다. 그런데 일본은 깊은 논의는 안 하고 싶고, 한국은 정상 회담을 원하고 있는 거다. 다른 나라 관점에서 보면 한국의 이런 행동이 정상적인 행동이다."

- 일본 정치권에서 그런 부정적인 생각이 강한 것 같다.
"지금 일본 자민당 내에서도 스가 정권 기반이 돼 있는 친한파와 아베 라인의 극우파, 두 가지 시각이 있다. 전체적으로 볼 때, 극우 아베라인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의 일본 방문을 반갑게 보지 않는다. 요새 일본에서도 외교관 공무원들의 그러한 정치권 줄서기가 두드러진다. 그러니까 이번에 발언을 한 사람도 극우 라인에 줄 서 있는 사람으로 보인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렵다. 아베 정권 영향으로 그렇게 돼 버렸다."

- 문재인 대통령 방일에 대해 일본 국민들의 여론은 어떤가?
"전체 여론은 두 가지다. 관심이 없거나, 반대하는 분위기다. 한일관계 개선을 위해 찬성해야 한다는 것은 소수 의견이다. 지난 3년 동안 여러 한일 갈등이 많았다. 그 기간 아베가 '한국은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 나쁘다'라는 발언을 지속해서 해왔고, 그 결과 일본 내 혐한 분위기가 가속화됐다. 일본 우파 언론들도 이를 증폭해서 보도했다. 그런 점에서 한국에 대해 안 좋게 생각하는 일본 여론이 50% 정도로 급증했다. 아베 영향 때문이다."

- 올림픽 앞두고 한일관계 대형 악재다. 어떤 영향이 있을까?
"장기적으로 볼 때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일본 대사나 장관, 수상이 한 말이 아니고, 실무자가 한 발언이기 때문에 시간이 가면 사라질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일본 언론이 다루기 시작하면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일본 언론들도 이 문제가 불거지면 한일관계에서 일본에 더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생각한다. 이번 상황이 계속 논란이 되면, 일본의 외교적 결례, 상식 이하의 일본, 이런 형태로 국제적으로 알려지면 일본에게 불리할 수밖에 없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일본 공무원들은 자신 위치를 생각해서 발언해야 한다."

태그:#호사카 유지, #일본공사망언, #일본대사관, #도쿄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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