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우(NC 다이노스)에 이어 또 한 번 올림픽이 시작하기도 전에 중도 하차하는 선수가 발생했다. 원정 경기 기간에 숙소를 이탈해 외부인과 술자리를 가지면서 야구팬들의 큰 질타를 받았던 키움 히어로즈 우완 투수 한현희가 도쿄행 비행기에 오르지 못한다.

한현희는 17일 오전 보도자료를 통해 자필 사과문과 더불어 도쿄올림픽 대표팀서 자진 하차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그는 사과문을 통해 "엄중한 시국에 잘못된 행동으로 팬 여러분께 실망을 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리고 머지않아 KBO는 태극마크를 반납하게 된 한현희를 대신해 '베테랑 불펜 투수' 오승환(삼성 라이온즈)이 엔트리에 승선했다고 발표했다.
 
 도쿄올림픽 엔트리에 승선하게 된 삼성 오승환

도쿄올림픽 엔트리에 승선하게 된 삼성 오승환 ⓒ 삼성 라이온즈

 
남은 잠수함 투수는 2명, 오승환을 뽑은 이유는 무엇일까

한현희의 하차로 남아있는 잠수함 투수는 고영표(kt 위즈)와 최원준(두산 베어스) 단 두 명뿐이다. 한현희를 대신해 또 다른 잠수함 투수가 대체 승선할 것이라는 전망이 한때 나오기도 했지만, 후보로 거론됐던 강재민(한화 이글스) 등의 승선 소식은 없었다.

대신 김경문 감독이 택한 카드는 오승환이었다. 올해 불혹의 나이를 맞이한 오승환의 구위가 이전과 같지 않다는 시선이 존재한다. 시즌 초반에는 오승환답지 않게 부진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기도 했다. 다만 5월 이후 조금씩 안정감을 찾아가면서 조금이나마 우려를 불식시켰다.

5월에는 10경기 10이닝 1패 8세이브를 기록했고, 6월에는 13경기 13.2이닝 1패 10세이브 ERA 1.98로 준수한 기록을 남겼다. 7월에는 4경기 동안 4이닝 3세이브 ERA 2.25로 전반기 27세이브를 수확하면서 세이브 부문 단독 선두를 지키고 있다.

무엇보다도, 국제대회 경험이 적지 않다는 점을 무시할 수 없었다. 오승환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2경기 1승 1세이브 ERA 0을 기록했고, 2017년 국내서 열린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예선에서 위력적인 투구를 뽐냈다. 일본프로야구(NPB)와 미국 메이저리그(MLB) 무대까지 모두 밟아보기도 했던 투수다.

또한 이번 대표팀에는 이의리(KIA 타이거즈)를 비롯해 국제대회 경험이 많지 않은 젊은 투수들이 대거 승선했다. 그런 측면에서 오승환이 베테랑으로서 이들을 이끌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변화가 생신 대표팀 전력, 여전히 우려는 있다

한현희는 선발과 불펜을 모두 경험했던 선수다. 투수 11명의 보직이 모두 정해진 상태는 아니지만, 투수들이 최소 2~3이닝 이상을 끌어줘야 하는 대회인 점을 감안하면 한현희의 이탈은 대표팀에게도 뼈아픈 소식이다.

최종엔트리 24명 가운데 투수가 무려 11명인 것도 그 때문이다. 박민우가 하차했을 당시에는 좌완 투수 김진욱(롯데 자이언츠)이 승선하면서 포지션 인원에 변화가 일어났지만, 이번에는 11명의 투수 구성을 그대로 유지했다.

차우찬의 구위 회복과 젊은 투수들의 올림픽 무대 적응 등 변수가 예년보다 훨씬 많다. 전력이 약하다는 평가도 피해가기는 어렵다. 여기에 2루수 정은원과 불펜 투수 강재민 등 일부 선수들의 엔트리 탈락에 대한 이유 역시 뚜렷하지 않았다.

이번 대회가 어떤 결말을 맞이할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기대했던 결과가 나오지 않을 경우 그 후폭풍은 예상보다 훨씬 클 것으로 보인다. 17일 오후 고척스카이돔에서 첫 소집 훈련을 시작한 대표팀의 출발이 벌써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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