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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문성 명품한옥체험관 이상윤씨
 별문성 명품한옥체험관 이상윤씨
ⓒ 주간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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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함양군 마천면 지리산가는길134. 지리산 천왕봉이 한 눈에 보이는 이곳에 한옥체험관이 있다. 정식명칭은 '별문성(莂汶珹) 명품한옥체험관'이다. 함양에 한옥체험관이 있다는 걸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별문성은 이곳이 고향인 이상윤(68)씨가 지은 한옥이다. "서울에서 좀 살다 왔는데 난 꼭 한옥집에서 살고 싶더라구요."

이상윤씨는 마천에서 태어나 이곳에서 자리잡고 살았다. 결혼하고 아들 둘, 딸 둘을 낳은 그는 1993년 가족을 데리고 서울로 올라갔다. "자식 공부시키러 갔지요. 사람으로 태어나 이 세상에 남길 것은 자식뿐이니 잘 키워야지."

오롯이 자녀교육을 위해 상경한 이상윤씨는 그곳에서 마트를 운영했다. 사람살기 좋다는 동네를 찾아가 아파트를 구해 생활했지만 새집증후군으로 피부 알레르기가 생기기도 했다. "서울에는 전부 시멘트 집 밖에 없었어요. 여행을 가도 마찬가지였지, 시멘트 벽돌 콘크리트에 둘러싸인 숙소에서 쉬는 건 쉬는 것 같지 않았어요. 흙집이나 한옥집에서 잠을 자고 싶었지만 그런 곳을 찾기 힘들었지."

그는 마트를 경영하면서 큰 돈을 벌기도 했지만 대기업의 창고형할인마트와의 경쟁에서는 버틸 수 없었다. 마트를 접고 5년 전 고향으로 돌아온 그가 한 일은 한옥집을 짓는 것이었다. 비용도 많이 들고 건축 자체가 힘들다는 한옥짓기에 그는 모든 것을 쏟아 부었다.

밑그림은 미국 명문대 시러큐스대학교에서 설계 공부를 하고 있는 딸의 도움을 받았다. 설계사이면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딸은 롯데월드타워를 설계한 회사에서 근무하고 있다.

한옥을 짓기 전 주춧돌부터 지붕 끝까지 완벽하게 구상해 놓아야 했다. 모르면 목수에게 일을 시킬 수 없다. 기둥, 벽, 대문, 중문, 창문까지 어떻게 만들고 배치할지 고민했다. 나무로 기둥을 세우고 흙벽돌로 벽을 쌓았다. 창살 디자인까지 신경 써서 수작업으로 완성했다.
 
별문성 명품한옥체험관.
 별문성 명품한옥체험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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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집을 지으며 예기치 못한 난관에 부딪히기도 했다. 한옥은 못이나 접착제를 쓰지 않고 끼워 맞춤 형태로 짓기 때문에 튼튼하고 오래간다. 기둥을 미리 깎아 끼워 맞추기만 하면 될 때 건축업을 하는 처남의 조언을 듣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천장 높이를 9자로 맞춰 기둥을 전부 깎아 놨는데 낮아서 안 된다고 하더라고. 12자는 돼야 한다면서. 집을 망칠 수 없으니 다 버리고 새로 했지. 나무가 너무 단단해서 목수들이 깎기 힘들어 했는데 12자 기둥을 다시 깎았어요."   우여곡절 끝에 완공한 한옥집 별문성. "한옥집에서 잠 한 번 자 봐요. 잠도 깊이 들고 일어나면 개운하고 그렇게 좋을 수 없다니까요." 이씨는 자연에서 쉴 곳을 찾아 온 여행객에게 별문성을 내주었다. 1층 방(22평형) 2개, 세미나실과 2층 방(11평형) 7개. 1박 사용료는 큰방 25만원, 작은방은 15만원이다.
 
별문성 명품한옥체험관 세미나실.
 별문성 명품한옥체험관 세미나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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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윤씨는 별문성을 한옥체험관을 하기 위해 지은 것은 아니다. 못 하나 박지 않고 나무와 나무를 절개하여 끼워 맞추고 흙으로 지었더니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당당히 한옥체험관으로 허가받게 된 것이다. 겉모습이 한옥이라 하더라도 시멘트나 콘크리트가 섞이면 한옥체험관으로 허가받을 수 없다.
 
별문성 밥상.
 별문성 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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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이 보약이란 말이 있다. 별문성에서 잠을 자고 이씨의 아내가 솜씨껏 준비한 밥 한 끼를 먹고 나면 밥이 보약이 된다. "올해 콩 농사를 많이 지었어요. 식사 때 내 놓은 된장이 맛있다며 손님들이 사가시니 메주를 더 만들어야지요." 이상윤씨 밭에서 자라는 콩은 우리나라 종자다. 토종 콩은 생산량이 적지만 메주를 만들어놓으면 구수하고 된장맛이 좋다.

올 가을이면 가족풀장, 캠핑장 등 부대시설 공사가 마무리된다. 토종콩으로 만든 두부와 된장을 곁들인 밥상을 받고 흐르는 계곡의 물소리를 자장가 삼아 잠을 청할 수 있는 곳. 보약 같은 한옥에서의 하룻밤, 별문성의 선물이다.
 
마천면 창원마을 별문성 명품한옥체험관.
 마천면 창원마을 별문성 명품한옥체험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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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천왕봉을 볼 수 있는 별문성 명품한옥체험관.
 지리산 천왕봉을 볼 수 있는 별문성 명품한옥체험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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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마을회관.
 창원마을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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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주간함양 (하회영)에도 실렸습니다.


태그:#412- 별문성 명품한옥체험관 이상윤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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