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KBO리그에서 KIA 타이거즈는 1위 kt 위즈에 무려 13.5경기 차로 뒤진 9위로 전반기를 마감했다. 윌리엄스 감독 2년 차를 맞이해 포스트시즌 진출을 목표로 출발했으나 전반기는 실망스러웠다. KIA의 추락 이유 중 하나는 브룩스, 멩덴, 터커 외국인 선수 3인의 동반 부상 및 부진이다. 

올 시즌 KBO리그에 처음 뛰게 된 외국인 투수 중 수아레즈(LG)와 더불어 최고가 될 것이라 기대받았던 멩덴은 5월 18일 광주 SSG 랜더스전 선발 등판을 끝으로 전반기를 마감했다. 오른쪽 굴곡근 부상으로 5월 26일부터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그는 전반기 막판 복귀를 목표로 재활에 임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리그가 갑자기 중단되어 복귀가 불발되었다. 

부상으로 인해 멩덴은 전반기에 8경기 등판 44.2이닝 소화에 그쳤다. 정상적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한 투수들이 전반기에 15경기 이상 등판한 것에 비하면 그는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KIA의 선발 로테이션이 제대로 돌아갈 리 만무했다. 2020년 2월 팔꿈치 뼛조각 수술을 받아 부상 경력이 있는 그를 영입한 KIA의 선택이 잘못된 것 아니냐는 우려가 현실화되었다. 

※ KIA 멩덴 2021시즌 주요 기록
   
부상 이전까지 멩덴의 투구 내용은 그다지 압도적이지는 않았다. 2승 2패 평균자책점 4.03 피OPS(피출루율 + 피장타율) 0.696으로 강한 인상을 심어주지 못했다.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를 나타내는 WAR(케이비리포트 기준)은 1.02로 불만스러웠다.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의 퀄리티 스타트는 4회에 불과해 이닝 이터의 면모도 입증하지 못했다. 상대 타순이 한 바퀴 돈 뒤 멩덴의 피OPS는 급증했다. 이닝 별 피OPS가 4회에 0.828, 5회에 0.696, 6회에 0.914로 저조했다. 

구위에 힘이 있는 경기 초반에는 상대를 압도했으나 투구 수가 불어나는 와중에 타자들이 익숙해지면 어려움 없이 공략당했다고 분석할 수 있다. 외국인 선발 투수인 멩덴이 긴 이닝을 소화하지 못하면서 가뜩이나 취약한 KIA 불펜에는 부담이 가중되었다. 
 
전반기 외국인 선수 3인의 동반 부진과 그로 인한 팀 성적 추락에도 불구하고 KIA 구단은 외국인 선수 교체에 나서지 않았다. 도쿄 올림픽 휴식기에 때맞춰 외국인 선수를 교체해 자가격리 및 적응 기간을 부여하는 타 팀들과 비교하면 KIA가 소극적이라는 시선도 있다. 다른 각도에서 보면 KIA가 멩덴을 비롯한 외국인 선수 3인의 부활을 믿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 
   
전반기 선발 로테이션 구성의 어려움 속에서도 KIA는 임기영과 이의리가 기대 이상의 호투를 선보였다. 이들이 후반기에도 꾸준함을 입증하는 가운데 브룩스와 멩덴이 제 역할을 해낸다면 KIA는 타 팀에 뒤지지 않는 강력한 선발 마운드를 구축할 수 있다. 

코로나19 방역 관련 일탈 행위 및 거짓 진술을 한 선수들의 징계 등으로 인해 후반기 KBO리그 순위는 크게 요동칠 가능성이 충분하다. 최근 멩덴은 자체 연습 경기에 등판해 3이닝을 소화해 건재를 과시했다. 멩덴이 후반기에 극적으로 부활해 KIA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앞장선 뒤 재계약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관련 기사] 리그 중단 '최대 피해자' KIA, 가을야구 가능할까?

[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KBReport.com), KBO기록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