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도쿄올림픽 개회식을 보도하는 일본 NHK 갈무리.

2020 도쿄올림픽 개회식을 보도하는 일본 NHK 갈무리. ⓒ NHK

 
코로나19 시대를 겪고 있는 전 세계가 우려의 눈길로 바라보는 가운데 2020 도쿄 하계올림픽이 개막했다.

23일 오후 8시 일본 도쿄의 올림픽 메인 스타디움인 신국립경기장에서 올림픽 사상 최초 무관중으로 열린 도쿄올림픽 개회식은 주최 측과 내외빈, 취재진, 참가국 선수단 등 1만 명 정도만 참석했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땀 흘리며 훈련하는 선수들, 그리고 이들을 응원하는 인류의 모습을 담은 영상과 함께 카운트다운이 끝나자 거대한 폭죽이 스타디움 지붕에서 터지며 도쿄의 밤하늘을 수놓았다. 

한국, 103번째로 입장... 기수는 황선우-김연경 

곧이어 나루히토 일왕,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회장, 하시모토 세이코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 회장 등이 등장하며 본격적인 개회식이 시작됐다.

개최국인 일본 국기가 입장할 때는 코로나19 방역에 힘쓰는 전 세계 의료진에게 감사를 전하는 의미로 일본 의료진 6명이 함께했고, 공연에서는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사망자를 추모하는 내용이 담기기도 했다. 

공연이 끝나자 마침내 올림픽의 주인공인 전 세계 206개국(난민팀 포함) 선수단이 약 2시간에 걸쳐 스타디움에 입장했다.

과거 대회와 마찬가지로 올림픽 발상지인 그리스 선수단이 가장 먼저 입장했고, 대한민국 선수단은 남녀 공동기수 황선우(수영)와 김연경(배구)을 앞세워 일본어 국가 표기 순서에 따라 103번째로 입장했다. 

선수단 입장이 끝나자 2019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선보였던 '드론쇼'가 다시 펼쳐졌다. 1800개의 드론이 스타디움 상공을 비행하며 거대한 지구 모양을 그렸다.
 
 개회식을 알리는 도쿄올림픽 공식 트위터 계정 갈무리.

개회식을 알리는 도쿄올림픽 공식 트위터 계정 갈무리. ⓒ 도쿄올림픽 트위터 계정

 
바흐 IOC 회장은 환영 연설에서 "우리가 상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올림픽이 열리게 되었지만, 우리가 지금 여기에 함께 모인 순간을 소중히 여기자"라며 "이는 연대, 평화, 위기를 극복하자는 메시지로서 우리의 새로운 여정에 희망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개회 선언을 한 나루히토 일왕은 코로나19 시대의 엄중함을 고려해 선언문에서 '축하' 대신 '기념'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1964년 도쿄올림픽 개회 선언을 했던 당시 히로히토 일왕은 '축하'라는 표현을 쓴 바 있다.

개회가 선언되자 올림픽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성화가 스타디움에 입장했다. 성화는 일본 야구 영웅인 나가시마 시게오, 마쓰이 히데키, 오 사다하루를 거쳐 동일본 대지진 피해 지역에서 온 6명의 어린이에게 전달됐다.

성화 최종 점화자는 오사카... '다양성·평등' 상징 

그리고 최종 점화자인 일본의 여자 테니스 스타 오사카 나오미가 등장했다. 아이티 출신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오사카는 메이저대회 우승을 4차례나 차지하며 남녀 통틀어 아시아 국적 선수로는 처음으로 세계랭킹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인종차별과 여성 인권 등 사회 문제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왔던 오사카는 다양성과 평등을 상징하는 의미에서 최종 점화자로 낙점됐다.

마침내 성화가 타오르면서 약 3시간 50분에 걸친 개회식이 끝났다. 하지만 개회식이 열리는 동안 스타디움 인근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긴급사태 속에서 열리는 올림픽에 항의하는 시위가 열리기도 했다. 
 
 도쿄올림픽 메인 스타디움 인근에서 열린 올림픽 반대 시위를 보도하는 <마이니치신문> 갈무리.

도쿄올림픽 메인 스타디움 인근에서 열린 올림픽 반대 시위를 보도하는 <마이니치신문> 갈무리. ⓒ 마이니치신문

 
시위에 참여한 한 시민은 <마이니치신문>에 "나도 스포츠를 좋아하고, 올림픽을 기다려왔지만 코로나19 확진자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데도 사람의 생명보다 올림픽을 우선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라고 비판했다.

외신도 우려의 눈길을 거두지 않았다. AP통신은 "코로나19 탓에 미뤄졌던 도쿄올림픽이 텅 빈 경기장에서 TV 시청용 연출 속에 열렸다"라며 "개회식은 화려하면서도 묘하게 가라앉은 분위기였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전염력이 강한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퍼지고 있는 데다가, 올림픽 선수촌에서는 하루가 멀다하고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면서 "올림픽 기간에 감염 규모가 급격히 불어날 것이라는 두려움이 존재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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