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리초 6학년 정원영 본리초등학교 유망주 정원영이 사이클링 홈런이라는 진기록을 세웠다.

▲ 본리초 6학년 정원영 본리초등학교 유망주 정원영이 사이클링 홈런이라는 진기록을 세웠다. ⓒ 정원영 부친 정정용씨

 
지난 23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2020 도쿄올림픽의 막이 오른 가운데,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인하여 방역 수칙 위반으로 내홍을 겪고 있는 프로야구는 이러한 지구촌 축제를 마냥 즐기지 못하는 눈치다. 다만,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전승 우승으로 야구 부흥이 일어났던 것처럼, 이번에도 도쿄 올림픽 메달을 반전의 계기로 마련하고 싶은 움직임도 있다. 그러나 올림픽 성적으로 인한 기대 효과보다 코로나19 방역 수칙 위반(확진자 발생, 리그 중단 등)에 따른 마이너스적인 요소가 훨씬 더 크게 다가올 수 있다는 사실 역시 기억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프로야구에서 뛰는 '형님'들이 부끄러운 모습을 보이는 사이에 아마추어에서 열심히 활약하는 학생야구 선수들은 묵묵히 제 몫을 다 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그야말로 '형보다 나은 아우'들의 모습이 그라운드 곳곳에서 비춰지고 있는 것이다. 기본적인 방역 수칙을 준수함은 물론, 혹시나 발생할지 모르는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대부분의 경기를 무관중으로 진행하는 등 야구장에 입장하는 인원 숫자를 최소한으로 통제하고 있다.

아쉽게도 청룡기 고교야구 선수권대회가 중단되면서 나머지 대회 소화에 대한 리스크도 남아 있지만, 이러한 가운데서도 올해 청소년 대표팀 구성은 역대 최강에 가깝다는 평가를 듣고 있어 큰 기대를 갖게 한다.

4연타수-4연타석 홈런에 이은 진기록... 사이클링 홈런 주인공 나오다

그런데 얼마 전, 필자 앞으로 놀라운 소식이 전달됐다. 학생야구에서 선수 한 명이 사이클링 홈런을 기록했다는 소식이었다. 한 경기에서 홈런 4개 기록하기도 힘든데, 그 4개의 홈런을 만루 홈런, 3점 홈런, 2점 홈런, 솔로 홈런으로 장식하면서 10타점을 완성한 셈이다. 물론 프로에서는 팀 단위로 사이클링 홈런을 기록하는 경우가 간혹 있었지만, 전 세계적으로 찾아봐도 선수 한 명이 사이클링 홈런을 기록한 예는 극히 찾기 힘들다. 한-미-일 프로야구 1군에서는 아예 나오지 않은 '환상의 기록'이기도 하다. 그나마 알렉스 로드리게즈가 뉴욕 양키스 시절에 솔로 홈런 하나 부족한 10타점 경기(만루 홈런, 3점 홈런, 2점 홈런, 1타점 적시타)를 완성한 것이 사이클링 홈런에 가장 근접한 기록이었다.

마이너리그, 학생야구를 봐도 사이클링 홈런을 기록했다는 기사나 뉴스는 상당히 찾기 어렵다. 그나마 2000년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와 계약한 '타이론 혼즈'가 1998 시즌 마이너리그 더블 A에서 사이클링 홈런을 기록했다는 뉴스가 보도된 바 있다.

국내 학생야구에서는 사이클링 홈런은 고사하고, 멀티 홈런 기록도 찾기 어려울 정도다. 그나마 2009 부산 화랑대기 대회에서 유재호, 이강혁, 김선민, 문순찬 등 4명의 선수가 '팀 사이클링 홈런' 기록을 세운 바 있고, 박병호(키움)가 성남고 시절 4연타석 홈런을 기록한 것을 비롯하여 휘문고 박정혁(전 LG)이 이에 앞서 4연타수 홈런을 기록한 바 있다.

이렇게 프로, 학생야구를 통틀어 찾기 힘든 기록을 완성한 이는 대구 본리초등학교 6학년에 재학 중인 정원영(12)이다. 코로나19로 인하여 어린 선수들이 큰 대회를 많이 못 치르는 여건 속에서도 정원영은 NH 헤리엇배 대회에서 사이클링 홈런이라는 대기록을 완성했다. 비록 초등학생 기록이기는 해도 이 정도로 폭발적인 타격감을 뽐내기란 쉽지 않다.

162cm, 65kg의 다부진 체격 조건을 지닌 정원영은 포수 외의 전 포지션을 소화할 만큼 다재다능함을 자랑한다. 어깨도 좋아 투수로서의 재능도 나쁘지 않다는 것이 주위의 평가. 다만, 아직 초등학생이기 때문에 중학 시절까지는 다양한 경험을 했으면 좋겠다는 것이 부친 정정용씨의 의견이다.

전형적인 파워 히터로 성장할 만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지만, 체격 조건이 다부져서 얼마든지 5툴 플레이어로도 육성할 수 있다. 다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지금은 전체적인 야구의 맛을 알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고교 진학 때까지 '잘 먹고 잘 운동한다'라는, 지극히 평범한 과제만 충실히 수행하면 된다.

이미 대구지역에는 3년 전, 공중파TV로도 소개됐던 옥산초 두동현(현 경상중 2학년)이 8할 타율을 선보였다는 소식이 전달된 바 있다. 이후에는 정원영이 선배의 뒤를 이를 준비를 마친 상황이다. 이러한 어린 선수들에게 더욱 모범이 되어 주어야 하는 것이 바로 프로야구계의 업무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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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데일리안, 마니아리포트를 거쳐 문화뉴스에서 스포테인먼트 팀장을 역임한 김현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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