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 관련 이미지.

영화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 관련 이미지. ⓒ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이 기사에는 영화의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5년 만에 돌아온 속편이다. 원래 제목에 '더(The)'라는 한 단어가 추가됐을 뿐인데 그 내용은 전편을 떠올리기 어려울 정도로 실험과 도전의 기운이 강하게 느껴진다. 29일 국내 언론에 처음 공개된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를 한마디로 말하자면 '원작의 핵심을 뽑아내 만든 과감한 실험'이라 할 수 있겠다.

DC 코믹스의 유명 악당들을 한데 조합해 만든 <수어사이드 스쿼드> 시리즈는 1980년대 미국 코믹스 문화의 한축을 이끈 화제작이기도 하다. 2016년 1편에선 조커의 연인이자 광기 어린 발랄한 악당 할리 퀸(마고 로비)의 탄생 일화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됐다면,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할리 퀸과 함께 역대 DC 코믹스 악당의 정수와 그들의 활약상에 집중했다.

영화는 벨 리브라는 악명 높은 수감 시설을 배경으로 시작한다. 미국 내 사망률 1위, 기상천외의 악당들이 수감된 이곳에서 총 책임자 월러는 악당과 돌연변이들로 구성된 일종의 자살 특공대를 조직한다. 최고의 암살자 블러드스포트(이드리스 엘바)를 리더로 할리 퀸, 피스메이커(존 시나), 릭 플래그 대령(조엘 킨나만), 폴카도트맨(데이브드 다스타말치안), 릿캐처2(다니엘라 멜키오르) 등으로 구성된 이 팀은 남아메리카 대륙의 외딴 섬 국가이자 미국의 적국이 된 코르토 몰티즈에 잠입해 외계 생명체 관련 기록을 모두 삭제하라는 임무를 받는다.

크고 작은 범죄를 저지른 이들이기에 멤버 구성원은 일종의 목숨을 담보로 반 강제 국가 봉사를 하는 셈이다. 지휘자의 명령을 어긴다면 자동 폭발된다는 조건에 이들은 각자의 능력을 발휘해 맡은 임무를 수행해내려 한다. 규칙과 각종 규범과는 어울리지 않기에 이야기 곳곳에서 이들이 서로 좌충우돌하고 제멋대로 구는 게 이 시리즈의 묘미다.
 
 영화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 관련 이미지.

영화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 관련 이미지. ⓒ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영화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 관련 이미지.

영화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 관련 이미지. ⓒ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1편과 달리 이번 작품에선 마블 스튜디오의 화제작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시리즈를 연출한 제임스 건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또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서 가장 괴짜 캐릭터가 중심이 된 이야기인 만큼 DC 코믹스 대부분의 판권을 갖고 있는 워너브러더스 입장에선 그를 모셔오는 게 좋은 선택이었을 것이다. 제작사로부터 감독은 수백, 수천 명 되는 각종 악당들을 마음대로 활용할 수 있는 전권을 받았다고 한다. 지금의 캐릭터 조합은 바로 감독 특유의 상상력과 감각으로 탄생한 결과물이다.

여기에 더해 최종 빌런으로 등장하는 스타로는 DC 코믹스 원작엔 등장하지 않는 새로운 캐릭터다. 사람의 정신을 조종하는 스타로는 웬만한 빌딩을 능가하는 거대한 크기의 불가사리 모양처럼 디자인됐는데 이는 일본에서 한창 유행했던 <파워레인저> <독수리 오형제> 등의 전대물 장르를 떠올리게 한다. 여기에 더해 제작진은 <더티 더즌> <전략대작전> 등의 악당 히어로 전투물의 영향도 받았다고 한다.  

여러 캐릭터가 주인공으로 등장하기에 개성 분배 및 활약의 비중도 중요했을 것이다. 우리에게 친숙한 할리 퀸 비중이 1편에 비해 상당 부분 줄었다는 게 아쉬울 수 있지만, 괴짜와 악당 캐릭터들이 저마다 사연을 갖고 이야기에 녹아 있어서 크게 어색함을 주진 않는다. 자칫 산만하게 구성될 수도 있었는데 메인 플롯과 서브 플롯 간의 균형감이 꽤 좋은 편이다. 이를 테면 할리 퀸 서사는 최대한 줄이면서 새롭게 등장한 캐릭터들에게 관객들이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친숙함을 느끼도록 초중반에 간결하게 연결고리를 넣어 놓았다. 

세상을 떨게 한 악당들답게 이들이 스타로를 처리하는 방식 또한 기상천외다. 쥐를 마음대로 조종하는 릿캐처가 후반부에 수천만 마리의 쥐를 불러내 공격한다든가, 킹 샤크가 스타로의 일부를 먹어치우도록 한다든가 하는 설정 등이 그렇다. 각종 변칙 전술, 그리고 어찌보면 다소 혐오스럽게 보일 수도 있는 작전이 악당들을 통해 그럴싸하게 구현됐다.

관객에 따라 기괴할 수도 있고 과감함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 적어도 이전 작품에선 너무 무겁고 틀에 박혀있다는 평을 받은 DC 유니버스 영화들에 비할 때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즐길거리가 훨씬 많은 편이다. 참고로 빌런 스타로는 감독의 동생이 직접 연기했고, 킹 샤크는 실베스터 스탤론이 목소리로 연기했다. 

한줄평: DCU의 생명연장의 꿈에 가까이 다가가다
평점: ★★★☆(3.5/5)

 
영화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 관련 정보

각본 및 감독: 제임스 건
출연: 마고 로비. 이드리스 엘바, 존 시나, 조엘 킨나만. 피터 카팔디 등
수입 및 배급: 워너브러더 스코리아
러닝타임: 132분
관람등급: 청소년관람불가
개봉:  2021년 8월 4일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 할리 퀸 DC코믹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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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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