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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시민신문>이 창간 1주년을 맞아 서철모 화성시장을 화성시청 접견실에서 만났다. 지난 19일 민선 7기 3년을 보낸 서철모 시장에게 화성시 현안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서철모 시장은 처음 만난 기자에게 대뜸 "좋은 신문 되시라"는 말로 인사를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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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보다 화성시장이 정치적 기회 있다고 봤다"

- 어떤 신문이 좋은 신문인가.

"기사를 잘 쓰는 신문이 아니고, '왜 이 내용을 쓰느냐'가 중요하다. 시장과 친소관계를 떠나서 써야 할 기사를 쓰는 게 좋은 신문이라고 생각한다. 그게 아프더라도 화성시와 행정에 도움이 된다면 '팩트'에 근거한 기사를 쓰는 신문이 필요하다고 본다. 기자라는 직업은 사실 전달과 최소한의 객관성을 위한 노력이 중요한 직업인 것 같다. 그런 노력 없이 쓰는 건 위험하다."

- 정치를 어릴 때부터 하고 싶어 했다. 서철모에게 정치란 무엇인가. 

"세상을 바꾸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일. 공군사관학교에서 군인으로 있으면서 민주화 운동을 하던 대학생을 보며 생각했다. 그때부터 정치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 2015년에 '정치하러' 화성에 내려왔다고 밝힌 바 있다. 화성시장 후보 시절 화성은 "기회의 땅"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화성은 여전히 기회의 도시인가. 

"그렇다. 기회라는 것은 사실 어디에나 있다. 다만 본인이 꾸준히 최선을 다해 노력했을 때 기회는 여러 변수가 있다. 예를 들어 서울에서 시장이 되는 것보다 화성은 열심히 하면 정치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봤다."

- 화성시장이 된 지 3년이 지났다. 2020년 12월 기준 공약 이행률이 75%다.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여러 어려운 상황이 있었음에도 공약 이행률이 높았던 부분은 당선 이후 100일간 시민과 공무원에게 받아서 새롭게 만든 공약 덕분이었다고 평가한다. 시장 당선 후 공약을 다시 세팅한 이유는 '자기반성'이다. 전국 어디서나 지자체장 선거 때 나오는 공약은 약할 수밖에 없다. 선거 준비하면서 급조하듯이 만든 공약보다, 시간을 들여 현장의 목소리를 담고 현실 가능성 있는 공약으로 추렸다.

공약을 많이 내는 게 꼭 바람직하지 않다. 할 수 없는 공약이 많이 들어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공약은 시장으로서 시 예산으로 낼 수 있는 건 내도 된다. 의지의 문제다."

- 지난 3년간 중점적으로 진행했던 사업은. 

"주민 참여 숙의 제도, 무상교통, 화성국제테마파크 사업, 동탄 트램, 코로나19 극복 위한 긴급 생계 수당 지원, 시립아동청소년센터, 에너지 복지 실현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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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이 힘을 갖는 구조 만들고 싶었다"

- 제일 잘했다고 평가하는 정책은 무엇인가. 

주민과 논의하는 시스템인 '지역회의'와 '무상 버스'다. 둘 다 공약에 없었던 부분이다. 화성시는 면적이 동서로 넓다. 버스 분담률 15%로 낮았다(인구 규모 유사 지자체 버스 분담률 20~25%). 모든 지역에 시민의 요구에 맞는 시설을 건립하는 것보다 지역 특색에 맞게 문화체육 시설을 건립하고, 무상교통으로 시민이 시설을 이용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본다. 

- 주민자치와 지방분권을 평소에도 무척 강조하고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지방자치단체장으로서 한계도 느꼈을 것 같은데, 어땠나. 

"어렵긴 했어도 한계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지역회의를 초반에 6개 권역을 일주일에 1회씩, 한 달에 4회 열었다. 2019년 한 해에 200회를 시민과 직접 만났다. 대상포진도 두 번이나 걸렸다. 욕심내서 많이 잡았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시스템 자체는 아주 좋았다. 그렇게 세게 드라이브 걸지 않았다면 아마 용두사미로 끝났을 것이다. 시장이 누가 되더라도 '시민이 힘을 갖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시민이 직접 참여하는 행정'을 만들고 싶었다."

- 시장이 바뀌어도 '지역회의'라는 시스템이 존재할까. 

"내년에 시장이 바뀌면 지속할 수 없을 것 같다(웃음). 씨앗을 뿌리면 잘 보듬어 줘서 싹이 날 때까지 봐줘야 하는데, 싹이 올라오지도 못했다. 코로나가 없었으면 지금쯤 자리 잡혔을 것이다. 주민총회가 지역회의 경험을 바탕으로 자리 잡았다고 본다."

- 평소에도 솔직하고 거침없는 발언을 해왔다. 화성의 현안으로 난개발, 군공항, 환경문제 등이 있다. 현안을 보는 시장의 솔직한 의견이 궁금하다. 

"화성에 문제가 많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이 정도 문제는 어느 도시에나 있다. 다만, 난개발이 심각하다고 하는데, 화성의 난개발은 경제적으로 너무 어려웠던 시절부터 시작해 지금의 화성이 된 것이라고 본다. 행정의 책임이지 화성시민과 기업의 책임은 아니다.

시정 방향에서 현재 있는 구조에서 어떻게 좋은 방향으로 갈 것인가를 고민한다. 난개발 문제 해소를 위해 도시 미·경관 개선을 위한 관리방안, 도시성장관리 기본 구상, 기 난개발지역에 대한 화성시만의 치유방안 마련 등을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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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공항 화성 이전에 대한 반대 의견을 정확히 밝혔다. 

"수원군공항 이전을 반대하지 않는다. 찬성이다. 다만, 군공항 이전 지역이 화성으로 오는 것에 대해선 반대한다. 또 화성에도 수원군공항으로 소음 피해를 당한 주민이 존재한다. 이분들도 적극적으로 만날 생각이다.   군공항 이전과 관련해 10년 전 프레임의 논의가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원점에서 다양한 방법의 검토가 필요하다. 전투요건이 지금은 상당히 달라졌다. 

수원군공항 이전사업은 '군 공항 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의해 군공항 이전을 국방부에 건의한 수원시가 사업의 주체가 되는 '기부 대 양여방식' 사업이다. 특별법 취지에 따라 다양한 검토를 통해 충분한 합의점을 찾아가야 하지만, 수원시와 국방부는 화성시와 화성시민 동의를 구하지 않고 우정읍 화옹지구 일대를 지난 2017년 단독 예비이전 후보지로 선정했다. 화성시와 시민의 의견을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결정된 수원군공항 이전사업은 첫 단추부터 잘못된 사업이다."

- 수원군공항을 '이전'이 아닌 '폐쇄'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는데. 

"바로 폐쇄를 이야기하기는 시기가 빠르다. 북한의 해주공항과 수원공항을 평화 상태로 잠정 중단하자는 것을 먼저 이야기해야 한다. 폐쇄는 그 다음 일이다. 특히 화옹지구 인근 매향리는 54년간 미 공군 폭격 훈련으로 고통받은 아픈 역사를 지닌 마을이다. 치유와 회복의 공간으로 조성돼야 한다.

"부동산 통해 적정한 돈 벌게 해줘야... 청년세대, 쉽지 않아도 도전하라"

- 부동산 질문을 안 할 수 없다. 현직 시장으로서 9채의 소유도 많은 화제가 됐다. 또, 올해 3월에는 한 채 남기고 8채를 팔았다고 밝혔다. 배경을 듣고 싶다. 

"사실 지금 부동산 정책이 올바르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투기와 투자는 분명히 다르지 않나. 시장이 되기 전 식당을 운영하면서 돈을 벌어 현금으로 아파트 7채를 매입했다. 번 돈으로 집 사고 부동산 사는 것이 나쁜 일인가?

부동산을 통해서 적정한 돈을 합리적인 선에서 벌게 해주는 게 중요한 정책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시대가 바뀌어서 공직자와 정치인은 부동산을 많이 소유하는 것이 옳은 게 아니라고 하니 따른 것이다. 정치하는 동안 부동산은 사지 않을 것이다."

-기자가 올해 마흔이다. 소위 '영끌'을 못해 여전히 무주택자다. 젊은 세대에게 부동산과 관련한 서철모 시장의 조언이 있는가. 

"우리 때에는 열심히 일해서 모으면 집을 마련하고 집을 통해서 자산증식이 가능한 때였다. 새벽 4시에 일어나서 밤 12시까지 일했다. 어릴 때는 더 어렵게 살았다. 8남매와 부모님과 함께 단칸방에서 살았다. 일자리가 없다고 하는데, 식당일도 월 280~300만 원을 주는데 힘들어서 안 하려고 하지 않나.

우리 때와 지금의 상황이 같지 않다는 것을 안다. 우리에게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청년에게 늦지 않았으니 도전하라고 말하고 싶다. 위험을 감수하기 쉽지 않아도 도전해야 이룰 수 있는 게 있다. 

- 좌우명이 있는가.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 인간으로서 해야 할 일을 다 하고 나서 하늘의 명을 기다린다는 뜻)'이다. 아버지가 유리 가게를 했다. 내가 다니던 중학교에 아버지와 유리를 갈러 가면, 친구들이 놀리는 게 너무 싫었다. 그때 '이건 내 환경이다. 내가 열심히 해서 바꾸는 것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결혼하고도 지하 단칸방에서 시작했다.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한 것 중에 안 된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노력한 것은 다 됐다. 가훈이자 좌우명이다."

- 마지막 질문이다. 1년 후의 서철모와 10년 후의 서철모는 무엇을 하고 있을지 궁금하다. 

"오늘이나 내일이나 1년 후나, 나를 자랑스러워하는 사람으로 있을 것이다. 오늘 내가 즐거운 게 최고다. 하루에 20시간을 일할 때도 그 순간을 즐겼다. 내가 하고 싶은 일에 최선을 다하고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고 싶다. 정치하면서, 조금만 여기랑 협의하면 내년 선거에 도움 된다는 의견을 많이 듣는다. 정치를 안 할 날이 분명 올 텐데, '그때 그건 안 했어야 했는데'라는 후회를 하고 싶지 않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화성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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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빠진 독 주변에 피는 꽃, 화성시민신문 http://www.hspublic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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