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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을 주민들이 상상나루래 플리마켓의 물건을 둘러보는 모습
  마을 주민들이 상상나루래 플리마켓의 물건을 둘러보는 모습
ⓒ 백경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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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20일, 암사동의 도시재생 앵커시설 '상상나루래(來)' 1층 카페에서 진행된 '암행어사 축제기획단' 공동대표들과의 인터뷰는 이번 기사로 마무리된다. 앞서 인터뷰했던 정선임 대표가 특유의 밝은 에너지로 적극적으로 사람들을 이끄는 리더였다면(관련 기사 : "주차장에서 시작한 중고장터... 그 활동이 여기까지 왔네요"), 오늘 기사의 주인공인 송경숙 대표에게선 차분하고 온화한 리더십이 엿보였다.  

주민과 주민이 모여 살기 좋은 암사동을 고민하겠다는 목표로 설립된 '암사 도시재생 사회적협동조합'의 조합원이기도 한 두 대표. 인터뷰의 주요한 키워드는 플리마켓이었지만, 이들의 비전은 결국 마을공동체 전반을 아우르고 있었다. 

그럼 이번 편에서는 직장생활로 바쁜 일상을 보내면서도 마을과 청소년들을 위한 봉사를 쉬지 않는 외유내강의 커리어 우먼, 송경숙 대표를 만나보자. 
 
  송경숙씨가 플리마켓 스텝으로 봉사하는 모습
  송경숙씨가 플리마켓 스텝으로 봉사하는 모습
ⓒ 백경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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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행어사 축제기획단 송경숙 대표

- 안녕하세요,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암사동에 10년째 살고 있는 송경숙이라고 합니다. 도시재생과 관련된 공모사업에 참여했었고, 지금은 우리 동네를 위해서 주민자치위원 교육 분과장도 맡고 있어요."

- 암사 도시재생 사회적협동조합의 조합원으로 가입하고, 상상나루래 플리마켓 축제기획단까지 하게 되신 경로가 궁금합니다.
"제가 천호동에서 직장맘들끼리 하는 봉사모임에 몸담고 있어요. 그런데 그 모임의 반 이상은 막상 암사동에 거주하시는 분들이더군요. 그래서 그 분들과 '우리 동네에서도 뭔가 한 번 해보자'라는 얘기를 하게 되었어요. 그러다가 알게 된 것이 우연히도 도시재생과 관련된 공모사업이었습니다. 그 후에 동네에 상상나루래가 생기면서 지금까지 인연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 봉사 모임에서 하시는 봉사활동은 주로 어떤 것인가요?
"직장맘들이라 낮 시간에는 활동이 힘들고, 주로 재능기부에 초점을 뒀어요. 공예작품을 만들어서 판매하고 그 수익금을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학생들에게 매년 기부하고 있습니다."

- 플리마켓을 비롯해 상상나루래에서 하는 여러 활동들에 참여하신 것이 그런 봉사활동에도 도움이 되었나요?
"그럼요. 정말 많은 것을 배우고 있어요. 상상나루래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제가 원래 하던 봉사모임에도 여기서 새로 배운 노하우를 계속해서 전해주고 있습니다. 새로운 경험도 하고 더 넓게 사고하게 되었어요."

- 현재 암행어사 축제기획단으로 플리마켓의 진행을 이끌고 계신데요. 상상나루래 플리마켓 잘 운영되고 있는 것 같나요?
"처음에는 봉사치고 쉽고 재미있어 보여서 기획단에 들어왔어요. 필요 없거나 안 쓰는 물건을 나누는 것은 직장맘들도 비교적 손쉽게 할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그 판매수익금으로 기부도 하고 봉사를 해보자, 이런 가벼운 마음이었는데 기대보다도 훨씬 잘 운영되고 있습니다.

상상나루래 플리마켓은 주민들 중심이기 때문에 단순히 물건만 사고파는 장터에 그치지 않아요. 서먹하던 이웃들이 플리마켓을 계기로 교류하고 서로를 알게 되면서 동네에 애착을 느끼기 시작하더군요."

- 앞으로 상상나루래 플리마켓이 더 발전할 수 있는 방향이 있을까요?
"좀 더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점차 외연을 확장시켜 나가는 게 가장 중요할 것 같아요. 행사 내용도 더 다채롭게 구성해보고요. 또 SNS 같은 온라인 홍보는 젊은 층에게는 효과적이겠지만 암사동에는 어르신들도 많아요. 플랜카드를 달거나, 홍보책자를 제작해서 시장이나 주민 센터에 배치한다거나, 어르신들에게 친밀하게 다가갈 수 있는 홍보도 필요하겠죠.

상상나루래가 주민들을 위한 공간인데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는 그런 인식이 부족한 게 아쉽습니다. 지금 하고 있는 플리마켓을 비롯해서 주민 참여를 유도하는 행사를 계속 기획하고 홍보해야 할 것 같아요."

- 공동체적인 측면에서 강동구와 암사동의 아쉬운 점은 무엇일까요?
"제가 올해 처음으로 주민자치위원을 시작했는데요. 의외로 자기 동네에 관심 가지신 분들은 많아요. 그런데 어디서 모임을 하고, 그 모임을 어떻게 발전시키며 이어나갈 것인가 이 부분이 힘들죠.

제가 처음 봉사를 시작할 때도 직장맘들이 모일 장소가 마땅치 않고 그게 일차적 문제였는데, 상상나루래를 접하고 그 문제는 좀 해소가 되었습니다. 일단 장소 문제가 해결되니까 해볼 수 있는 것들이 많이 늘어났어요. 우리 동네의 보행안전 문제, 주차 문제, 공공 휴게 공간 확보, 지금은 이런 쪽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 지금까지 주민주도적인 공동체 활동을 많이 하셨는데 이런 활동이 중요한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세요?
"나 혼자만의 이익을 생각하면 봉사하기 힘들죠. 하지만 동네를 위한 활동은 결국 나를 위한 것이기도 해요. 나 혼자보다는 다 같이 힘을 모으는 편이 우리 동네의 환경이 좋아지는 데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고 활동하고 있습니다."

- 그럼 이번엔 우리 동네의 자랑이나 장점을 주민으로서 한 번 말씀해주세요.
"가장 큰 장점은 암사시장이죠. 서울의 다른 동네에 비해서도 꽤 규모가 큰 시장이거든요. 물건들도 많고 저렴해요. 현대적으로 정비도 해서 전통시장이 많이 활성화되었죠. 출근 할 때마다 상인 분들이 시장 길가까지 열심히 청소하시는 모습을 보는데요. 일자리도 제공되고 길도 깨끗해지고, 이런 게 바로 상생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 '상상나루래는 나에게 ___이다' 라고 할 때 빈칸에 채우고 싶은 말이 있다면?
"상상나루래는 나에게 '깨소금'이다. 깨소금은 어떤 음식에든 항상 잘 어울리고, 작지만 꼭 필요한 재료잖아요. 고소한 향기도 나고요. 저는 상상나루래에 오는 게 너무 즐거워요. 상상나루래 덕분에 동네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에 더 관심을 가지게 됐구요. 유용한 정보도 많이 알게 되고, 그걸 제 주변에도 알려줄 수 있어서 저한테는 정말 여러 가지로 도움이 되고 있거든요. 지금은 제 삶의 절반 정도는 차지하고 있는 것 같아요."
 
  매월 마지막 토요일에 플리마켓이 열리는 도시재생 앵커시설 '상상나루來'의 모습. 평소에는 카페로 운영된다
  매월 마지막 토요일에 플리마켓이 열리는 도시재생 앵커시설 "상상나루來"의 모습. 평소에는 카페로 운영된다
ⓒ 백경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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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가 아닌 '우리'의 내일을 위하여

암행어사 축제기획단의 두 대표는 연대와 나눔의 힘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두 대표를 비롯한 축제기획단의 구성원 대부분은 어린 자녀를 둔 어머니들이기도 하다. 어쩌면 조건 없는 사랑이 이 순수한 봉사정신의 원동력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들이 주민주도형 플리마켓의 기획단이 된 것은 기실 우연이 아니다. 내가 사는 마을에 대한 애정, 내 주변 이웃에 대한 관심, 그리고 함께 하는 내일에 대한 믿음. 이 모든 것이 모여 이들을 '우리'로 만들고 있었다.

서로의 손을 잡고,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그리는 사람들이 사는 곳. 그렇기에 서울의 작은 동네 암사동의 미래는 한없이 밝아보였다. 
  
*다음 기사는 8차 플리마켓에 참여하신 셀러(판매자)들의 인터뷰로 이어집니다.

덧붙이는 글 | "주차장에서 시작한 중고장터... 그 활동이 여기까지 왔네요"/[상상나루래 플리마켓②] 암행어사 축제기획단 정선임 대표 인터뷰 의 후속기사 입니다


태그:#상상나루래 , #플리마켓, #강동구플리마켓, #암사동, #상상나루래플리마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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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삭막한 시대에, 서울의 작은 동네 암사동에서 서로의 손을 잡아줄 수 있는 공동체를 꿈꾸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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