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컬링 믹스더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우승한 김민지 선수와 이기정 선수.

2021 컬링 믹스더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우승한 김민지 선수와 이기정 선수. ⓒ 박장식

 
베이징 동계올림픽 컬링 종목 출전권을 따낼 수 있는 '막차'에 강원도청 이기정 선수와 춘천시청 김민지 선수가 가까워졌다.

강원 지역 대표로 출전한 이기정 선수와 김민지 선수는 6일 진천선수촌 컬링경기장에서 열린 2021 KB금융 한국컬링선수권 믹스더블 국가대표 선발 1차대회 결승전에서 서울컬링연맹의 장영서 - 정병진 조를 10-0, 영봉승으로 꺾고 승리를 거두며 1차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혼성 2인조 컬링, 즉 믹스더블로 평창 동계올림픽까지 나가 초반 컬링의 인기를 이끌었던 이기정 선수, 그리고 세계선수권 첫 메달을 가져오는 주역이 되었을 정도로 투구와 경기 운영 면에서 여느 선수보다도 큰 재능을 보이는 김민지 선수가 합을 맞추니 '무적'이 되었다.

패배 한 번 없이, 실점 한 번 없이

1차전 모든 경기를 패배 없이 올라온 김민지-이기정 조였다. 예선에서 모든 경기를 승리하고 올라온 김민지-이기정 조는 결선 토너먼트 8강전에서 '베테랑' 엄민지-남윤호 조를 만나 승리를 거뒀다. 4강에서는 현 국가대표팀인 김지윤-문시우 조를 상대로 승리하며 결승까지 파죽지세로 끌고 올라왔다.

결승을 지키고 있던 상대는 '언더독' 서울연맹. 송현고와 서울시립대 클럽팀을 거친 장영서 선수와 서울시청의 정병진 선수 역시 팀을 결성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한 번도 패배하지 않고 결승까지 진출하는 성과를 냈다. '검증된 조합'과 '언더독', 그리고 전승을 거둔 팀끼리 외나무다리 위 대결을 펼친 것.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김민지-이기정 조가 한수 위였다. 첫 엔드 후공을 가져간 김민지-이기정이 기분 좋은 첫 점수를 가져간 것. 이어 2엔드에는 스틸도 터졌다. 하우스 중앙에 잔뜩 배치된 스톤을 서울연맹 선수들이 모두 쳐내지 못하며 김민지 -이기정 조에 도리어 한 점을 안겼다.
  
 2021 KB금융 한국컬링선수권대회 믹스더블 대회에서 정병진 선수와 장영서 선수가 스톤을 스위핑하고 있다.

2021 KB금융 한국컬링선수권대회 믹스더블 대회에서 정병진 선수와 장영서 선수가 스톤을 스위핑하고 있다. ⓒ 박장식

 
3엔드부터 김민지- 이기정 조의 전략이 빛나기 시작했다. 3엔드 연속으로 두 점의 스틸을 올린 김민지-이기정 조는 4엔드마저 스틸을 따내며 전반전 장영서-정병진 조에 한 점도 내주지 않는 성과를 냈다. 4엔드까지의 스코어는 6-0. 김민지-이기정 듀오가 일방적으로 경기를 끌고 가던 순간이었다.

5엔드에도 선수들의 쾌조의 흐름을 이어갔다. 첫 득점을 노리고 던진 서울연맹의 마지막 스톤이 김민지-이기정 듀오의 가드 스톤에 걸려버린 것. 하우스 안쪽에 있던 강원 팀의 스톤은 두 개. 이렇게 다섯 엔드 연속 득점의 기록을 선수들이 이어갔다.

6엔드, 마지막까지 김민지-이기정 듀오는 경기를 이끌었다. 결국 6엔드도 2점 스틸로 점수는 10-0이 되었다. 한 점도 내지 못하며 막힌 정병진 선수와 장영서 선수는 결국 6엔드를 마치고 김민지와 이기정 선수에게 악수를 청해야만 했다. 1차전 우승팀이 김민지 선수와 이기정 선수로 확정되는 순간이었다.

한편 같은 시각 진행된 1차 대회 3-4위 결정전에서는 전북연맹 신가영-박준하 조가 현 국가대표인 경기도연맹 김지윤-문시우 조를 크게 눌렀다. 신가영-박준하 조는 1엔드와 4엔드 넉 점씩을 기록하는 다량 득점으로 김지윤-문시우 조를 10-3으로 꺾으며 2차전에 대한 기대를 안고 경기를 마쳤다.

"서로 파이팅 유도하니까 잘 되네요"
 
 2021 KB금융 한국컬링선수권대회 믹스더블 대회에서 김민지 - 이기정 선수가 스톤을 투구하고 있다.

2021 KB금융 한국컬링선수권대회 믹스더블 대회에서 김민지 - 이기정 선수가 스톤을 투구하고 있다. ⓒ 박장식

 
1차전 예선 트리플 녹아웃, 그리고 결선 토너먼트를 거쳐 가장 먼저 우승을 차지한 김민지-이기정 조다. 7전 전승의 흐름으로 경기를 끌어간 김민지-이기정 듀오가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믹스더블 팀 출전에 더 가까워졌다.

물론 8강에 진출한 팀끼리 2차전에서 모두 맞붙어야 하는 라운드로빈이 남은 데다, 2차전에서도 김민지-이기정 듀오가 우승을 가져오지 못한다면 7전 4선승제의 끝판대결을 펼쳐야 한다. 아직 난관이 있지만 최소한 국가대표로 갈 수 있는 5부능선을 넘어선 셈이다.

김민지 선수는 "1차전 우승해서 좋은데, 2차전까지 우승을 차지해서 빨리 끝내고 싶은 마음이 있다"며 웃었다. 이기정 선수 역시 "이제부터는 경험이 부족하다는 말이 통하지 않는다"면서 "2차전도 완벽하게 준비하는 것이 맞을 것 같다. 지금까지 해왔던대로 2차전까지 올라가면 통하지 않을까"라며 우승 소감을 전했다. 

한편 한국컬링선수권 믹스더블 국가대표 선발전은 2차전까지 거쳐 8팀만이 살아남는다. 2차전은 6일 저녁부터 시작해 9일 오전까지 나흘 간 일곱 게임을 치르는 극한의 여정으로 펼쳐진다. 2차전에서 김민지-이기정 듀오가 우승을 거두면 그대로 국가대표가 되고, 다른 팀이 우승하면 3차전에서 결판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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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기사를 쓰는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그러면서 컬링 같은 종목의 스포츠 기사도 쓰고,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리고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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