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도쿄 올림픽에서 한국 야구 대표팀이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마지막 경기에 임한다. 7일 12시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도미니카 공화국과 동메달 결정전을 치른다.

한국 야구의 도쿄 올림픽 목표는 13년 전 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에 이은 2연패였다. 하지만 대표팀은 2번의 준결승전에서 일본과 미국에 연패해 동메달 결정전으로 밀려났다. 선수단의 부진한 경기력에 김경문 감독의 선수 운용 실패와 경기 후 면피성 발언까지 더해지면서 대표팀에 대한 실망감이 하늘을 찌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선수들이 끝까지 최선을 다해 획득하는 메달의 가치까지 폄하해서는 안 된다. 과거 한국 야구의 올림픽 메달은 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을 제외하면 2000 시드니 올림픽 동메달이 유일하다. 지금 당장은 금메달도, 은메달도 획득하지 못한 현실이 안타깝지만 훗날 동메달과 노메달은 엄청난 차이로 남을 것이 분명하다. 

※ 한화 김민우 최근 5시즌 주요 기록
   
한국이 동메달 결정전에 내세우는 선발 투수는 김민우(한화)다. 그는 이번 대회에 2경기에 등판해 합계 6이닝을 소화하며 승패 없이 2피안타 1볼넷 2탈삼진 1실점 평균자책점 1.50으로 호투하고 있다. 

특히 지난 2일 녹아웃 스테이지 첫 경기 이스라엘전에 선발 등판해 4.1이닝 동안 61개의 공을 던지며 2피안타 1볼넷 1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해 11-1 대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4회초까지 무실점으로 호투했으나 5회초 1사 후 글래서에 볼넷을 내주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구원 등판한 최원준(두산)이 글래서를 홈으로 들여보내 김민우의 1실점이 기록되었다. 

하지만 김민우는 이번 대회에서 선발 등판한 대표팀의 4명의 투수 중 유일하게 피홈런이 없다. KBO리그에서 가장 작은 문학구장보다 작아 홈런이 양산되는 타자 친화적인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피홈런을 억제할 만큼 투구 내용이 안정적이었다. 
 
김민우의 KBO리그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140.9km/h로 빼어난 편은 아니다. 하지만 189cm의 큰 키를 활용해 높은 타점에서 내리꽂아 종으로 떨어지는 포크볼을 자유자재로 구사한다. 

지난 이스라엘전에는 탈삼진을 의식하지 않고 인터벌을 짧게 가져가는 가운데 빠른 카운트에서 맞혀 잡는 공격적인 투구가 매우 인상적이었다. 동메달 결정전에서 힘이 있는 도미니카 타자들을 상대로 이스라엘전과 같은 투구 내용을 선보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1995년 7월생 김민우는 용마고를 졸업하고 2차 1라운드 1순위로 2015년 한화 이글스의 지명을 받아 프로에 입문했다. 만 26세로 젊은 나이이지만 어느덧 올해가 프로 7년 차에 달할 만큼 나름의 경험을 갖추고 있다. 올 시즌에는 전반기에만 9승 5패 평균자책점 3.89 피OPS(피출루율 + 피장타율) 0.670으로 데뷔 첫 10승 달성을 목전에 두고 있는 대기만성형 투수다.

큰 무대인 올림픽의 경험까지 갖추게 된 김민우는 향후 한화는 물론 한국 야구를 이끌어갈 선발 에이스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민우가 이번 대표팀의 첫 번째 선발승을 동메달 결정전에서 수확하며 한국 야구의 자존심을 지킬지 주목된다. 

[관련 기사] '침묵하는 천재' 강백호.. '국대 4번'은 시기상조?

[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KBReport.com), KBO기록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