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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바리스타 첫 번째 글 '비싼 커피머신? 홈카페에 힘줘야 할 장비는 따로 있다'(http://omn.kr/1u3di)에서 했던 커피머신의 선택에 이어 이번에는 머신을 이용한 추출 방식이 아닌 직접 사람의 손과 커피 추출 도구를 이용한 브루잉 기구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려고 한다. 2020년부터 시작된 사회적 거리두기로 요즘은 집에서 커피를 직접 내려 마시는 경우가 늘고 있다.

하지만 본인 스타일과 맞지 않는 추출 기구를 이용하다 보니 얼마 지나지 않아 무관심해지고, 결국 사용하지 않은 기구들을 중고로 내놓는 경우를 볼 수 있다. 그런 아쉬움을 줄이기 위해서 홈카페에 필요한 브루잉 기구는 어떤 것이 있고, 나에게 맞는 추출 기구는 무엇인지 알아보도록 하자.

추출방식에 따라 다른 브루잉 기구
 
드립커피 이미지. 아이클릭아트
 드립커피 이미지. 아이클릭아트
ⓒ 용인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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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두에도 많은 종류가 있듯이 커피 추출기구와 방식 또한 다양하다. 그렇다 보니 어떤 기구가 좋을지 고민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먼저 커피 추출 방식에서 내게 맞는 방식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결정해보자.

커피 추출방식은 크게 원두를 분쇄한 후 물에 담가서 추출하는 침출식(침지)과 필터를 이용해 걸러서 추출하는 여과식, 압력을 사용하는 가압식이 있다. 예전에도 언급했지만, 3가지 추출방식 중 한 가지를 선택하면 추출방식에 따른 브루잉 기구로 좁혀지기 때문에 선택에 있어 도움이 된다.

커피 원두를 물에 담그는 방식인 침출(percolation)식은 차를 만드는 방식과 같은 원리로 간편하고 변수가 적은 편이다. 그래서 기본적인 추출공식을 알면 일괄적인 맛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대략 분쇄도, 물의 온도, 추출시간을 사용하는 원두와 자신이 원하는 맛에 따라 바꾸면 된다.

다만 침출 방식의 대표 기구 중 하나이자 인류가 처음 커피를 마시던 도구인 체즈베나 이브릭은 달임(Decoction/Boiling)법을 사용하는데, 밀가루처럼 아주 곱게 갈아서 도구에 넣은 뒤 물을 넣어 끓여 마신다. 걸러지지 않는 커피를 마시는 방식이기에 아주 고운 분쇄 커피를 사용해야 한다. 가루와 함께 마셔야 한다는 흠이 있지만, 이때 나오는 커피 거품인 가이마키는 구수함과 진한 커피 본연의 맛을 느끼게 한다.

침출식 커피 기구 중 또 하나인 프렌치프레스는 플린저 포트라고도 불린다. 포트 안에 원두와 물을 넣고 거름망을 눌러 원두 가루를 가라앉히고 마시는 우림(Steeping)법을 사용한다. 간단해서 가정에서도 많이 사용한다. 카푸치노와 같은 우유거품을 즐기는 이들에게는 가정에서도 쉽게 질 좋은 우유거품을 만들 수 있는 최고의 도구이다. 이외에도 침출방법의 대표적 기구로는 퍼콜레이터(percolator)등이 있다.

여과식 커피는 보편적으로 종이나 천, 금속 재질의 필터에 분쇄된 원두를 넣고 물을 투과 시켜 내리는 커피를 말한다. 이 방식은 침출식에 비해 깔끔한 맛을 내며, 물을 붓는 방식과 필터의 형태와 재질에 따라 다양한 맛을 낼 수 있다.

대표적인 드립여과법인 핸드드립(Hand Drip)이 있으며, 드리퍼의 종류도 제조사와 모양에 따라 멜리타, 고노, 하리오, 칼리타, 디셈버 등 많다. 재질도 플라스틱, 세라믹, 금속 등 다양하다. 추출하는 방식에 따라서 변수가 많기 때문에 경험과 지식이 많은 전문가와 달리 향미에서 차이가 날 수 있으나 그만큼 알아가는 재미와 커피를 이해해가며 즐길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초보자도 쉽게 사용할 수 있고 여과와 침출방식이 적절히 혼합된 브루잉 기구를 찾고 있다면 클레버(clever)나 케멕스(Chemex)를 추천한다. 이밖에 난도가 있는 여과식의 브루잉 기구로는 많은 사람이 알고 있는 사이폰(siphon)과 융드립(융을 필터로 이용한 추출)이 있다. 진공여과(Vacuum Filtration)법인 사이폰은 의료용품에서 영감을 얻어 개발되었다.

플라스크 안에 물을 넣은 후 열원을 통해 물이 끓으면 팽창된 압력이 상부에 있는 로드 부분으로 올라가 커피를 적시며 성분을 추출하게 된다. 열을 멈추면 중간 필터에 걸러진 커피가 다시 플라스크에 담기면서 만들어지는 커피이다. 사이폰과 융드립은 보는 재미와 감성을 느낄 수 있지만, 다른 기구에 비해 세척이 어렵고 손이 많이 가기 때문에 감성을 원하는 이들에게 추천한다.
 
픽사베이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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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시피는 원두 특징과 볶음도에 따라 달라져

끝으로 가압식 추출은 압력이라는 또 하나의 힘이 적용되어 커피를 추출하는 가압주입(pressurized Infusion)방식이기에 가장 진한 추출을 할 수 있다. 에스프레소 머신을 제외한 대표적인 기구로는 모카포트가 있다.

모카포트는 하부포트에 물을 붓고 커피 원두를 필터에 채워 열원에 직접 가열해 발생하는 증기의 압력으로 에스프레소가 추출된다. 에스프레소 머신에 비해 압력이 낮아 옅은 에스프레소가 추출되지만, 머신에 비해 가격이 많이 저렴하다.

조금 더 압력을 높이고 싶다면 압력 추를 이용해 개량한 모카포트 제품이나 에쏘팟(Essopot)과 같이 압력을 잡아두는 밸브를 이용해 더욱 진한 에스프레소를 뽑을 수 있는 제품도 있다.

이 외에도 에어로프레소는 침출 기구인 플린저형태와 비슷하지만, 오링을 통해 압력이 세어나가지 못하게 막으며 마치 주사기처럼 천천히 사람의 힘으로 눌러가며 에스프레소를 만들어 내는 기구도 있다. 무엇보다 편리함과 세척이 쉽다는 점에서 추천하고 싶은 제품이다.

활용방식에 따라 드립용으로도 사용 가능하며 방식도 다채롭다. 기본 방식인 순방향 외에도 역방향으로 기구를 뒤집어 커피를 좀 더 우려내 사용할 수 있으므로 가압식을 원하는 사람은 커피 농도를 맞추기 쉬워 추천하는 제품이다.

차가운 물이나 상온의 물을 사용해 추출하는 콜드브루(Cold Brew)가 있는데, 흔히 더치기구로 알려져 있다. 물을 한 방울씩 떨어뜨리며 추출하는 점전식 방식과 용기에 커피를 넣고 침지(침출)식을 활용해 냉장고에 충분한 시간이 흐른 뒤 필터에 걸러 마시는 냉침법 등이 있다. 콜드브루는 추출이 편리하지만, 장시간 추출로 많은 카페인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참고하면 좋을 듯하다.

이렇게 추출 방식에 따른 브루잉 기구들은 많다. 하지만 최종 선택은 추출방식 안에서 편리성과 원하는 커피에 대한 결과물에 따라 결정하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최소한 자신이 낼 수 있는 커피 맛의 한계를 쉽게 만들지 않았으면 한다. 자신이 사용하는 기구의 제품 설명서가 레시피의 끝이 아니다.

원두의 특징과 볶음도(배전)에 따라서도 레시피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30분만 투자해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간단한 추출 공식과 유튜브 등을 활용해 자신의 기구에 대한 다른 레시피를 시험해보자. 커피 맛을 올릴 수 있는 비밀을 알아 갈수록 홈카페는 더 큰 즐거움으로 다가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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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용인시민신문에도 실립니다. 글쓴이는 김성규·김유완 케이브로스-케이브로스로스터스 대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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